[유쌤의 슬로리딩클럽] 24.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
박주혜 작가님의 변신돼지를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읽으며 삶을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은 작품의 주제와 관련된 활동을 진행합니다. 네 번째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고 아이들과 나눌 주제는 두 가지 정도였습니다.
① 동물들이 돼지로 변한다는 것
② 엄마가 외모컴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게 된다는 것
③ 가족이 서로 닮는 다는 것, 우리 가족의 문화
그런데!! 변신돼지의 박주혜 작가님과 인터뷰를 하며 작가님이 당부해주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과 꼭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키운다는 건 되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 아이와 이별을 하게 되는 건 너무 슬픈 일이지만,
그 과정을 몸으로 겪어내는 게 책임감을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하거든요."
_필진과 박주헤 작가와의 인터뷰 중
"푸딩이야."
애써 햄스터장을 쳐다보지 않고 저녁을 먹던 찬이에게 엄마가 말했다.
"응? 여보, 뭐가 푸딩이야?'
아빠는 식탁 위에 가득 차려진 반찬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햄스터 이름이 푸딩이라고. 커스터드 푸딩하고 색깔이 똑같아. 그리고 푸딩처럼 애가 포동포동하니 말랑하단 말이지. 딱인 것 같아. 또 찬이가 푸딩이라면 환장을 하니까. 어때?"
-변신돼지, 박주혜, 50-51p-
돼지로 변해버린 통닭이를 대신해 엄마는 햄스터를 데려옵니다. 크기도 작고 이미 다른 집에서 살다가 돌아왔는데도 돼지로 변하지 않았으니, 햄스터만은 돼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깊게 읽기
이해, 추론, 예상과 관련된 질문들을 연구노트라는 도구를 통해서 나누었습니다. 사실 수업을 준비하면서 제가 정리한 이 부분의 핵심문장은 '엄마가 햄스터를 집에 데려왔고 이름이 푸딩이 되었다.'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찬이 눈에 잠깐 푸딩이 코가 돼지코로 보인 장면을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푸딩이도 곧 돼지로 변할지도 모르겠다는 복선을 아이들이 발견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를 아이들의 의견으로 채웠습니다. 문학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선생님과 학생이 교감을 나누다 보면 새로운 일들이 자꾸 벌어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새로운 낱말 대신에 찬이네 집에서 키우게 된 동물들에 대해서 집중을 해 보았습니다.
이 작품의 주제와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 찬이엄마는 돼지라고 놀림받고 싶지 않아서 자꾸 동물편한세상에서 다른 동물들을 데려옵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엄마나 찬이가족이 데려오는 동물들은 모두 사연이 있는 동물들입니다.
-달콤이: 늙고 크기가 커져 아무도 사지 않는 토끼
-통닭이: 버려진 강아지(유기견)
-푸딩이: 다른 집에서 키우다가 포기해 동물편한세상으로 돌아온 동물
엄마는 예쁜 애완견이나 좋은 품종의 고양이가 아닌, 사연과 상처가 있는 동물들을 데려왔던 것이지요. 단지 예쁘다는 까닭으로 키우게 된 수많은 동물들, 생명을 반려동물로 맞이하고 함께 살아갈 때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동영상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http://tvcast.naver.com/v/289948
[출처 - EBS 다큐프라임 인간과 개, 네이버 동영상 백과에서 발췌]
유기견이 거리를 헤매다가 유기견 보호소를 가게 되고 새로운 주인을 만나고 싶어 간절히 기다리는 장면이 유기견의 목소리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끝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전개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샛길 새기
자연스럽게 샛길새기로 넘어갑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먼저 금전적인 것
1. 사료 값
2. 예방주사 등 의료비
3. 목줄 등 필수 악세사리
4. 삼푸, 이발 등에 들어가는 비용
아이들과 대략 찾아보니 70~80만원 정도가 나오더군요. 아이들이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다음으로 직접 행동으로 노력해야 할 것들을 찾아보았습니다.
1. 똥 치우기
2. 톱밥 갈아주기(햄스터)
3. 씻겨주기, 이발해주기
4. 놀아주기
5. 먹이주기
6. 집을 비울 때나 여행갈 때 데리고 가거나 대책을 만들기
아이들과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나의 낱말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책임'입니다. 평소에 칠판에 존중, 책임, 행복 이 큰 글씨로 붙어 있어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낱말입니다. 생명을 다룰 때는 언제나 '책임'의 자세를 가지는 것, 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 함께 살기로 결정했으면 끝까지 책임지는 것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샛길 새기2-푸딩 다 같이 먹기
찬이엄마가 동물편한세상에서 데려온 햄스터의 이름은 '푸딩'입니다. 커스터드 푸딩과 여러 면에서 닮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푸딩을 먹기 위해서 열심히 검색을 했습니다. 맛있는 푸딩을 싸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동학년 아이들 것까지 120개를 주문했습니다. 책을 함께 읽으며 놀이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는 것 그 자체로도 아이들은 즐겁습니다.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 재미있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 구나!" 라고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짜장면 로켓 발사를 함께 읽을 때면 짜장라면이라도 함께 먹고, 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읽으며 야영을 이용해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푸딩을 함께 먹습니다. 그냥 먹지 않고 푸딩에 대해 묘사한 부분을 다시 한번 읽고 먹습니다.
커스터드 푸딩하고 색깔이 똑같아. 그리고 푸딩처럼 애가 포동포동하니 말랑하단 말이지.
오늘도 아이들과 행복하고 맛있는 책 수업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오늘은 더욱 맛있는 책 수업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