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Book극 이야기] 어린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20).
거리가 온통 연둣빛으로 가득합니다. 싱그러운 식물의 색처럼 어린이들을 책으로 만날 선생님들을 연재로 만납니다. 책과 교육연극을 넘나드는 Book+극, 북극이야기! 2020년도 연재를 시작합니다.
저는 2015년부터 저(2016, 2017), 중(2018, 2019), 고학년(2015) 학생들 모두와 한 권을 책을 천천히 깊게 나누는 수업을 실천해 왔습니다. 매년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작품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울지 저도 항상 고민합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들어오고 나서 수 많은 단체와 기관에서 추천도서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장실천가(수업자)의 입장에서 어린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 36권을 학년군별로 정리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연재글을 위해 꾸준히 최신작품들을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소개해드리는 책들은 제가 직접 어린이들과 수업을 나누었거나 읽고 활동을 계획했던 책들 가운데에서 최신작 위주로 선정하였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2019년에 소개해드린 책들에서 오래되거나 기준에 맞지 않은 것들은 솎아내고+최신작들을 추가했습니다.).
*편의상 학년군으로 나누었을 뿐이지 저학년에 소개한 책도 중학년, 고학년과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 소개글을 보시고 마음에 와닿는 책을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1. 저학년과 나누어 볼 도서
사실 저학년 아니 초등학교 모든 단계에서 어린이들에게는 읽기보다 듣기가 더 익숙합니다. 2학년이 끝나갈 무렵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어휘가 4,000개 정도라면 읽을 수 있는 어휘는 600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많은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읽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책 한 권을 함께 천천히 깊게 온전히 읽고 작품을 누리는 경험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는 기쁨'이라는 선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책을 함께 읽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책, 책을 함께 읽고 마음껏 놀 수 있는 책, 책을 함께 읽고 교과서 속의 지식을 세상속으로 투영해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을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저학년 어린이들은 아직 물활론적 사고에 익숙하기에 동물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책도 흥미있게 읽습니다. 또한 모험서사가 담긴 책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험서사가 담긴 책들을 읽고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 여행을 하고 놀이를 하면 어린이들이 책에 푹 빠져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① 별별마을의 완벽한 하루_윤해연
학교놀이터에서 외투를 잃어버리는 일은 어린이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용이도 그랬습니다. 세 번째 외투를 잃어버렸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외투를 찾아 별별마을 옆 깜깜한 숲으로 들어갑니다. 더 이상 찾지않는 물건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혀진 것이라고 말하는 검은발이의 말은 우리를 뜨끔하게 합니다. 잃어버린 것을 찾아줘도 기뻐하지 않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우리 삶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감각적인 언어와 표현으로 저학년들에게는 어휘의 즐거움을 고학년에게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질문을 건네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반기에 읽은 어린이책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2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들과 함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② 도개울이 어때서!
메밀묵을 파는 식당 메밀묵집의 딸 구수구수 구수아는 학교에서 친구들이 메밀묵을 좋아한다고 놀리자 메밀묵을 싫어하게 됩니다. 그 때 도개울이라는 친구가 전학을 옵니다. 개울이는 누가 보든 아랑곳 않고 큰 소리로 노래 부르고 메밀묵을 좋아하는 독특한 친구입니다. 조금은 독특하지만 내 편이 되어주는 개울이 같은 존재가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나타날까요? 도깨비 친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즐거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③ 살려 줘!_강효미
자전거를 타며 장난으로 생쥐를 죽일 뻔한 달이에게 어느날 쪽지가 도착합니다. 그리고 달이의 재판이 열립니다. 작은 동물이라고, 나보다 힘이 약한 생물이라고 함부로 생각하던 달이는 재판 결과에 따라 생쥐가 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며 작은 생물을 생각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책입니다. 1-3학년 아이들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④ 겁보만보_김유
옛 이야기의 미덕이 담긴 만보의 모험이야기입니다. 만보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만 가지 보물'을 가진 아이라는 뜻이에요. 이 만보는 부모님이 머리가 희끗희끗할 때 낳은 늦둥이라 그런지 한 가지 보물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그것은 바로 '용기'라는 보물이었습니다. 부모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작은 일에도 크게 놀라던 만보가 먼 길을 여행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서평에 들어가보시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해볼 수 있는 활동들을 몇 가지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유쌤의 서평 - http://freecliff.blog.me/221365804209
⑤ 멍청한 두덕씨와 왕도둑_김기정
캐릭터의 재미가 살아있는 책! 멍청하고 느리다고 놀림받던 두덕씨가 마을의 골칫거리인 왕도둑을 잡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두덕씨와 마을 동물들의 캐릭터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캐릭터와 사건전개가 흥미진진해서 아이들과 인물분석을 통한 역할극을 진행하기에 좋습니다.
⑥ 쿵푸 아니고 똥푸_차영아
2017년 아동문학평론가들이 꼽은 최고의 어린이책입니다. 똥을 힘차게 싸면 변기에서 뛰쳐나오는 똥푸맨! 아이들은 일단 똥이라는 소재를 좋아합니다. 똥푸맨이 주인공을 위기상황에서 구해주고 병원에 있는 엄마까지 도와주는 유쾌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 외에도 단편 작품이 총 2편 더 실려있어서 집중력이 요구되는 저학년들과 책 한 권으로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습니다.
⑦ 지우개 똥 쪼물이_조규영
교실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풀, 지우개 똥, 작은 종이 등 무엇인가 쪼물쪼물 만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조규영 작가의 「지우개 똥 쪼물이」에는 아이들을 닮은 지우개 똥 친구들이 교실에서 울보도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고 나면 작은 사물을 바라보는 눈들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요? '칭찬'과 '노력하세요'로 나뉘어 끝임없이 어른들에게 평가받던 아이들의 마음도 함께 들여다 보면 좋겠습니다.
⑧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도둑_프란치스카 비어만
10년 전에 '책 먹는 여우' 라는 작품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2탄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도둑'이 출간되었습니다. 탐정소설을 쓰는 여우아저씨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몽털씨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책에 대해서 글쓰기에 대해서 저중고학년 상관없이 나누면 좋은 책입니다.
⑨ 고양이 조문객_선안나
"은혜를 모르면 그게 사람이지 짐승이겠냥?"
인간은 많은 생명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골목마다 돌아다니는 고양이들, 공원에 숨어사는 너구리들, 고라니들, 길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풀꽃들, 환경친화적인 것은 없습니다. 자연 안에 함께 사는 우리들만 있을 뿐입니다. 자동차 보닛이 따뜻해 들어가 있던 고양이를 생각하며 시동걸기 전에 보닛을 두드리는 마음, 도로를 계획할 때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들을 한번이라도 고려해보려는 작은 마음을 이 작품을 읽으며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할머니의 손자인 순딩이가 자신의 차를 바라보며 어두운 길을 너무 위험하게 달려왔다는 생각을 했던 것처럼 어린이들도 함께 살고 있는 생명들의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들이 함께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2. 중학년과 나누어 볼 도서
중학년 시기는 다양한 소재의 어린이책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즐기고 나누어 볼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읽기수준의 향상과 함께 상상력이 가득한 작품들을 교육연극, 노래, 그림 등으로 표현하고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과학 교과와 연계하여 식물, 곤충, 동물과 관련된 많은 어린이책을 함께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⑩ 헌터걸3_김혜정
<헌터걸> 시리즈 3권 『헌터 캠프의 비밀』은 누군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때 ‘놓치기 쉬운 것’에 대해 독자들에 게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네 명의 인물들은 각자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성격도 모두 다릅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볼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큰 매력입니다. 정의감이 강한 이강지부터 인 정 받기를 원하는 김교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주인아, 자연과 교감하고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이사 강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읽으며 인물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이나 주위 친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나면, 어린이들은 어느새 주위 사람들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헌터걸과 헌터보이 못지않게 치열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 책이 좋은 친구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빌 슈츤 운스(Wir schutzen uns)! *1-2권을 따로 읽지 않아도 3권 단독으로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3권을 읽으며 1-2권을 희망하는 학생이 추가로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⑪ 욕 좀 하는 이유나_류재향
욕은 어린이들의 큰 관심사 중에 하나입니다. 보호자들은 이 욕에 대해 지나칠만큼 민감하지만 왜 어린이들이 욕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친구의 거친 욕 때문에 속상한 소미를 위해 대신 독창적인 욕 복수를 계획하는 유나가 있습니다. 과연 유나는 욕 복수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어린이들과 욕을 하게 되는 까닭을 살펴보고 함께 마음을 들여다 보면 좋겠습니다.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욕 너머에 있는 어린이들의 진짜 마음에 귀 기울여봐요!
⑫ 닭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고기오_임고을
방과 후 초능력클럽_임지형
"자네, 영웅이 되어보지 않겠는가?"
영어, 한자, 컴퓨터 등 수업의 연장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만든 진짜 방과후 클럽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해야 한다며 '초능력클럽'을 만들고 학교에는 건강증진클럽으로 예산과 시간까지 확보하는 능동적인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클럽 만들기, 우정이야기 등을 나눌 수 있습니다.
⑭ 한밤중 달빛 식당_이분희
“선택은 손님의 몫이랍니다. 자, 오늘은 무엇을 주문하시겠어요?”
나쁜 기억은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요? 한밤중에 나타난 달빛식당에서는 나쁜 기억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 나쁜 기억을 다 팔고 나면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을까요? 달고 씁쓸한 초콜릿처럼 우리의 기억도 여러 모양과 향이 있지요. 완벽하게 기쁜기억이나 완전히 나쁜기억이라는 것이 존재할까요? 꽃길만 걷게 하고 싶지만 달콤씁쓸한 기억들을 갖게 될 아이들을 응원하며 이 책을 함께 꺼내 먹어 봅시다!
그 소문 들었어?_하야시 기린
어린이들은 관계속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특히 뒷소문!(어린이들은 뒷담화라고 하지요.)에 대한 두려움은 어마어마 합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메신저와 SNS까지 사용하여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세상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 소문 들었어?'의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게 과연, 동화 속에서만 있을 법한 이야기일까요?"
뒷소문은 질투와 오해에서 쉽게 시작한다는 것, 뒷소문을 시작한 사람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것,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 어린이들과 함께 이 책을 나누며 건강한 '나'와 안전한 학급공동체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쌤의 서평 - http://freecliff.blog.me/221157108028
⑰ 4학년 2반 뽀뽀사건_정주영
“찾아서 물어볼래. 왜 그런 소문을 냈는지, 왜 하필 나인지.”
지아와 뽀뽀.
짜릿, 떨림.
수첩에 적혀 있던 짧은 메모가 커다란 소문이 되어 지아를 괴롭힙니다.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소문 때문에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나요?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 타인의 고통을 그냥 넘기지 않고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멋진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린이는 건강한 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우리 동료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더욱 함께 읽고 싶습니다. 거짓소문과 젠더갈등 그리고 연대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이 작품에 주목해주세요!
⑱ 악당이 사는 집_이꽃님
조찬이와 옆집 할아버지, 두 개의 시선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교차되며 펼쳐지는 빠른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서로가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오해와 편견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의 구조가 시점이 교차되는 구조라 조찬이의 입장에서만 사건을 읽는 아이들, 할아버지의 입장에서만 사건을 읽는 아이들 이렇게 둘로 나누어 색다르게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⑲ 고양이 섬_이귤희
"엠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기침이 계속되고, 심해지면 사망에 이릅니다. 아직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니 이런 증상이 있는 분은 가까운 병원으로 내원하시기 바랍니다."
이귤희 작가의 《고양이 섬》에는 엠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고양이로 지목되면서 거리로 쫓겨난 길고양이들이 등장합니다. 길고양이들 또한 바이러스를 두려워하며 서로를 멀리하고 도망가기 바쁩니다. 심지어 병든 고양이들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챙기는 고양이도 있지요.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끝까지 자기 소신을 놓치지 않고 안전한 고양이섬으로 모두를 이끄는 고양이들도 있습니다.
혐오와 비난이 가득한 세상 한 가운데에서 진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이귤희 작가의 《고양이 섬》을 함께 읽으며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⑳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_최은옥
말 그대로 세 명의 아이가 칠판에 딱 붙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사건이 아주 단순하기 때문에 중학년 아이들과 부담없이 나누기 좋습니다. 칠판에 손이 딱 붙은 까닭이 무엇일지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하면 칠판에서 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수업시간에 칠판에 손이 붙어 있는 모습을 따라하기만 해도 즐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이 책을 함께 읽고 나면 한동안 교실 칠판에 손자국이 수없이 남겨져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㉑ 파리신부_김태호
곤충 등 작은 생물들에 대해 배우는 중학년 아이들과 함께 나누면 좋을 책입니다. 바깥세상에서 힘들게 살던 파리신부 내외가 신(인간)이 살고 있는 공간에 머물며 펼쳐지는 생존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보통 파리, 모기, 거미 등은 아이들이 '해충'으로 여기고 보이는 즉시 '죽어야'만 하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작은 존재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마음을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3. 고학년과 나누어 볼 도서
㉒ 굿바이 6학년_최영희, 안영은, 허윤, 전수우, 김민정, 조영서(지은이), 최보윤, 안경미(그림)
6학년을 위한 6학년에 의한 6학년의 어린이 책입니다. 7명의 작가가 전하는 졸업을 앞둔 6학년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갑자기 반항을 하고 싶어지는 급성는개뿔는증후군에 걸리는 어린이부터 중학생 언니들과 한 판 대결을 펼치는 어린이, 심지어 외계에서 초대장을 받는 어린이까지 다양한 어린이들이 불안과 설렘 사이에서 살아가는 6학년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6학년 어린이들에게 적극추천합니다.
㉓ 터널_이귤희
고학년과 함께 읽을 책을 고를 때 '역사와 연계된 작품'을 찾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사를 배워야 하는 당위의 관점에서 보면 '역사적 사실'보다는 '되돌아보기',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 등의 가치를 아이들과 더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터널은 1945년 8월 15일 해방되기 전 바로 그 하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보다는 역사공부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생각나는 타임루프 소재의 이야기인것도 신선합니다.
㉔ 리얼마래_황지영
자신의 성장과정이 SNS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속의 아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희망사항'은 아니었을까요? '리얼 마래' 에는 포장된 모습을 벗어나 진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마래와 그 친구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와 온라인 매체에서의 자아 그리고 진짜 '나' 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진짜 '나'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㉕ 어느 날 그 애가_이은용
"단지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어제와 오늘은 나에게 너무 다른 날이야."
함께 살게 된 언니와 친해지고 싶은 열두 살 어린이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하고 싶은 열두 살 어린이
아이돌 멤버를 만나게 된 열두 살 어린이
예상치 못하게 친구의 2만원을 주워버린 열두 살 어린이
아빠의 건강 때문에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 열두 살 어린이
글을 읽는 내내 다섯 친구들의 일기장을 엿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열두 살 아이들의 마음과 많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린이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다섯 아이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순간을 함께 찾는 것도 큰 기쁨 중에 하나입니다.
㉖ 푸른사자 와니니_이현
아기 암사자의 성장 이야기, 암컷에 의해 무리가 규정되는 동물들의 세계를 살펴봄으로서 남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성장'에 초점을 둘 수도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넓은 초원의 세계를 떠올리며 함께 읽으면 좋을 작품입니다.
-유쌤의 서평-http://freecliff.blog.me/220780864332
㉗ 소리질러 운동장_진형민
여자는 야구부에 들어갈 수 없어서 '막야구부'를 만든 '공희주'와 야구부에서 쫓겨난 '김동해'가 야구부 감독님과 세상을 향해 날리는 통쾌한 홈런 한방 같은 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으면 자꾸만 나가서 모자를 들고 '막야구'를 하고 싶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진형민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인 '기호3번 안석뽕'의 보리의 모습이 떠올라 함께 읽기를 권합니다.
㉘ 짝짝이 양말_황지영
'왜 내가 아니라 유리와 단짝처럼 구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분명 4학년까지 단짝이었던 하나의 친구 승주가 5학년이 되자 유리와 친하게 지내기 시작합니다. 하나는 이 사태의 원인이 유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하나는 승주를 되찾을 수 있었을까요?
어린이와 함께 생활하며 가장 많은 듣게되는 고민은 '단짝친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른 친구들과도 놀아봐!"라는 말을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짝짝이 양말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시선이 단 한 명에서 넓은 세상으로 바뀐 것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향해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㉙ 새 나라의 어린이_김남중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기쁨이 가득하던 시골의 모습과는 다른 서울의 풍경, 김남중 작가는 주인공 노마를 통해 해방이후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6학년 근현대사를 공부하며 이 책을 함께 읽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새 나라의 어린이가 된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㉚ 불량한 자전거 여행_김남중
'자전거 덕후'인 김남중 작가님 그 자체가 이야기가 된 작품, 아버지와 엄마가 다투자 삼촌이 있는 광주로 밤10시 무궁화를 타고 무작정 가게 된 호진이의 이야기입니다. 하동, 부산, 울산, 대구를 거쳐 강원도 고성 전망대를 자전거로 함께 여행하는 동안 땀을 흘리며 성장하는 건강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제가 처음으로 아이들과 슬로리딩 수업을 진행했던 책이기도 하고 슬로리딩이나 온작품읽기수업을 시작하는 고학년 선생님들께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작년에 불량한 자전거 여행2가 출간되었습니다.
-김남중 작가님과의 이야기:http://freecliff.blog.me/220582195730
㉛ 맞아 언니 상담소_김혜정
“지금, 맞아 언니에게 말하세요!”
내 말에 무조건 '맞아!'라고 공감해 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여기 '맞아 언니 상담소'를 만든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공감해주는 것은 옳은 것 일까요?
이야기와는 별개로 모든 아이들에게 '맞아 언니!'와 같은 든든한 상담자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들 또한 누군가에게 '맞아언니'가 되어주기를 소망해 봅니다.
*유쌤의 서평 - http://freecliff.blog.me/221367727825
㉜ 우리들의 에그타르트_김혜정
에그타르트를 정말 좋아해서 마카오에 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아이들이 있습니다. 다소 황당해 보이는 사연이지만 때로 사람들은 시시해보이는 까닭을 가지고 큰 일을 하기도 하지요. 마카오에 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돈을 모으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처음으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준비하는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준비하는 일'을 실행해보면 좋겠습니다.
㉝ 녹색 인간_신양진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녹색 인간이 등장합니다. 신인류가 등장한것이지요! 그런데 언제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녹색 인간이 되지 못한 인간들은 오리진필드에 살며 오히려 굶주리며 살아야 합니다. SF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책에 주목해주세요. 어린이들과 함께 읽으며 식량문제와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연구자의 윤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㉞ 햄릿과 나_송미경
"햄릿은 우리에게 서로 아끼고 함께 살아가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다가 입양가정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고 결국은 눈시울을 붉히며 가족의 진짜 의미에 대해 묻는 작품입니다.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민감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햄릿으로 불리는 햄스터와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㉟ 기호 3번 안석뽕_진형민
선거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시장과 마트에 관해서도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작품입니다. 친구 조조(조지호)와 기무라(김을하)의 즉흥적인 떠밀림에 전교 회장 선거에 나가게 된 안석뽕(안석진)의 모험기가 펼쳐집니다. 선거와 공약에 대해서 그리고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 대해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4-6학년 모두와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백발마녀(보리)의 흐느낌이 정말 슬프게 느껴져 가슴이 아려왔습니다.진형민 작가님 특유의 유쾌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㊱ 운동장의 등뼈_우미옥
발칙한 상상이 돋보이는 '요즘 스타일'의 작품집입니다. 이 작품에는 유전자 조작 동물키트를 샀으나 먹이를 줄 돈이 없어 싼 먹이를 주고 걱정하는 아이들부터 최신 장난감과 반려견의 병원비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이까지 딜레마 상황에 놓인 많은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토론을 해봐도 좋고 작가가 제시하는 발칙한 상상을 그대로 느끼는 것만으로도 상상력 지수가 마구마구 올라가는 멋진 작품입니다.
유쌤의 서평 - http://freecliff.blog.me/221185117697
#4.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여기에 소개된 책들 이외에도 좋은 책들은 끊임없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세상에 나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이이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어린이들과 더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나온 어린이책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렇게 또 작가님들이 좋은 어린이책을 많이 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5. 아이들과 나눌 책을 더 알아볼 수 있는 곳
1. 인스타그램 책가방(@superbookbag)과 계정 및 페이스북 그룹 책가방(https://goo.gl/n1Z1q5 ) 온나라 선생님들께서 어린이책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2. 블로그에도 꾸준히 신간동화 리뷰를 올리고 있습니다.
3. 정부 기관에서는 매년 나다움 어린이책 목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thinksingtogether/221918198918
4. 저와 학생들의 책 수업 이야기가 담긴 책이 곧 출간됩니다. 기대해주세요.
5. 한 학기 한 권 읽기과 교육연극을 연결지점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원격연수에 담았습니다.
아이들과의 실제 수업장면이 15차시 이상이라 저와 우리반 학생들에게는 큰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책과 교육연극 수업의 연결지점을 고민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추천드립니다.
http://teacher.i-scream.co.kr/course/crs/creditView.do?crsCode=1128&ss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