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슬로리딩클럽] 04. 슬로리딩 교육과정 개발, 쉽게 시작하자!
책읽는유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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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20:54
슬로리딩 수업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의 수업을 소개하면 선생님들께서는 이런 질문들을 자주 해오십니다.
"그럼 교과서는 다루어주지 않나요?"
"시험은 어떻게 봐요?"
아이들과 함께 책 한 권을 맛있게 읽고 나누는 수업, 그런데 막상 도전하려고 하면 교육과정과 교과서 진도라는 벽에 부딪치게 됩니다. 또 평가에 대한 걱정 또한 다가오지요. 그래서 오늘은 슬로리딩 수업을 어떻게 계획하고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운영했는지 그 시작부터 주간운영까지 모두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01. 12색 크레파스와 거짓말 하는 어른 (프롤로그)
02. 어떤 책을 함께 읽을까? 슬로리딩 책 선정의 기준 다섯 가지
03. Pick me Up! - 책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까? (학년/학급도서 신청목록 만들기)
04. 슬로리딩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쉽게 시작하자!
1. 교과서, 꼭 다 가르쳐야 할까? 성취기준만 달성하면 된다!
우리는 흔히 교과서를 가르치지 않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교과서 진도를 따라가기에도 벅찬 것이 현실입니다.
작년 2월, 슬로리딩 수업을 하기로 결심한 것도 6학년 교과서 학습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교과서는 훌륭한 자료입니다.
뛰어난 연구 및 집필진들과 교수님들께서 전문성을 가지고 만드신 양질의 도구이지요.
하지만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목적을 생각해 보면, 교과서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교과서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목표와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교과서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왜냐구요? 전국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모두 똑같은 자료로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는 없으니까요.
대도시에 사는 학생, 소도시에 사는 학생, 농촌에 사는 학생, 학생들 개개인의 특성 등, 아이들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이들과 매일 만나는 가장 좋은 자료인 교사 또한 다릅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교과서를 다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달성해야 하는 것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입니다.
그런데 성취기준만으로 슬로리딩 교육과정을 개발하기에는 너무 벅찹니다.
특히 혼자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교과용지도서를 활용하여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2. 하고 싶은 것 먼저! 근거는 나중에!!
먼저 하고 싶은 교육활동을 정리했습니다.
하고 싶은 교육활동만 하기에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짧다고 생각했거든요.
1)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을 먼저 선정합니다.
작년 6학년 아이들과 김남중 작가님의 "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올해 2학년 아이들과는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읽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을 선정하였습니다.
2) 그리고 책을 읽으며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책에 메모를 해 놓았습니다.
인물의 성격 알아보기, 사건 알아보기 등등 문학 영역과 관련된 활동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3) 그리고 교과서를 살펴보았습니다.
6학년의 경우에는 문학 관련 단원과 토론 단원, 독서습관 관련 단원이 주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4) 교과서에 제시된 본문보다 내가 선정한 책을 읽으며 그 단원에서 제시된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 있을지 판단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교과용 지도서 단원의 개관에 제시된 성취기준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5) 국어교과 뿐만 아니라 독후활동(샛길 새기)으로 하고 싶었던 활동들을 체육, 음악, 미술 등에서 성취기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이것들 또한 정리했습니다.
아직 감이 오지 않으신다구요? 교과용 지도서를 함께 펼쳐보겠습니다.
3. 교과용 지도서를 펼쳐보자!
교과용 지도서 단원의 개관에 보면 이 단원을 만들기 위한 근거로 성취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단원을 교과서가 아닌, 슬로리딩 책으로 다루고 싶다면 여기에 나와있는 내용 성취기준을 교과서로 다루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평가 또한 교과서 내용이 아닌, 이 성취기준을 가지고 출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1단원과 7단원이 문학 관련 단원이어서 이 단원은 슬로리딩으로 진행하겠다 하면
1단원과 7단원은 슬로리딩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2-6단원과 8-11단원은 교과서 진도를 나갔습니다.
8단원과 11단원에서도 일부 성취기준을 책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몇개의 차시는 생략하고 동화책을 가지고 수업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동화책에서 관용어 찾기, 비유적 표현 찾기 등의 활동이었습니다.
4. 불량한 자전거 여행 교육과정 개발 사례(2015)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작년, 불량한 자전거 여행의 교육과정, 올해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교육과정을 개발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불량한 자전거 여행 교육과정 개발 사례를 간단하게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자기 교육과정을 공개하는 교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 개발사례를 일부라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1. 작품만나기(쪽수를 나눈다.)
2. 활동내용을 정리한다.
3. 관련 단원을 찾는다.
4.. 단원의 성취기준을 작품, 그리고 활동내용을 연결한다.
5. 샛길새기(독후활동)을 할 다른 교과와 연결한다.
5. 슬로리딩 수업은 고정된 시간에 운영
실제 수업은 대부분 목요일 5, 6교시에 운영하였습니다.
일주일에 국어가 5시간이면 3시간은 교과서로 진도를 나가고
나머지 2시간은 동화책을 이용해 슬로리딩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6. 함께 개발하자!
오늘은 슬로리딩 수업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사례를 안내해드렸습니다. 제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성취기준을 달성하며 교과서를 조금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이 활동들 모두를 떠올릴수는 없었습니다.
작년에는 다른학교 동학년 선배님 한분과 함께 많은 교류를 나누었고
올해는 국어공부모임에서 함께 공부하며 활동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책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은 공부모임에서 알게 되었고 함께 계획하여 진행하고 있는 수업입니다.
함께 책에 대해 고민하고 나눌 동료나 모임을 찾아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을 하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올해 슬로리딩 첫 수업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수업을 진행했는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