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슬로리딩클럽] 23. 변신돼지, 교육연극으로 책을 읽다.
2학년 아이들과 박주혜 작가의 변신돼지를 천천히 깊게 읽으며 삶을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어이쿠, 이놈 보게. 통닭 냄새를 맡으니 힘이 불끈불끈 솟나 봐.
앞으로 평생 씩씩하게 살라고 이름을 통닭으로 짓자!"
아빠는 통닭 다리를 들고 도망 다니며 말했고, 그렇게 통닭인 통닭이가 되었다.
-박주혜, 변신돼지, 30-31p-
돼지로 변해버린 달콤이를 대신해 데려온 강아지의 이름은 통닭이가 됩니다. 그리고 통닭이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하루하루 찬이네 집에 적응해 갑니다. 하지만 열흘째 되던 날 아침, 통닭이도 결국 돼지로 변하게 됩니다.
천천히 깊게 읽기(연구노트)
책을 함께 읽고 이해, 추론, 예상에 관한 질문들을 연구노트를 가지고 나누었습니다. 오늘의 낱말은 '열흘'이었습니다. 고학년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모르는 낱말을 찾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아갈 수 있지만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문해배경이 많지 않아 모든 단어를 하나하나 찾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제와 관련된 핵심낱말 몇 개 그리고 아이들이 정말 궁금해 하는 낱말 몇개를 선정하여 찾아보고 문장을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열흘'이라는 낱말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달콤이와 통닭이가 모두 열흘 째 되던 날에 돼지로 변신했기 때문입니다. 열흘이 10일이라는 것을 알고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등의 날짜를 세는 말을 샛길새기 시간에 나누었습니다.
*우리말로 날짜는 ‘달’을 기준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셉니다.
초하루(초하룻날), 이틀(초이튿날), 사흘(초사흗날), 나흘(초나흗날), 닷새(초닷샛날), 엿새(초엿샛날), 이레(초이렛날), 여드레(초여드렛날), 아흐레(초아흐렛날), 열흘(초열흘날), 열하루, 열이틀, 열사흘, 열나흘, 열닷새(보름), 열엿새, 열이레, 열여드레, 열아흐레, 스무날, 스무하루, 스무이틀, 스무사흘, 스무나흘, 스무닷새, 스무엿새, 스무이레, 스무여드레, 스무아흐레, 그믐
-출처: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답변-
샛길새기
① 우리말로 날짜 세는 말 알아보기, 키우고 싶은 동물 이름 짓기
작품 속에서 찬이아빠는 평생 씩씩하게 살라는 의미로 강아지의 이름을 '통닭이'로 지어주게 됩니다. 아이들에게도 반려동물의 종류를 알아보고 키우고 싶은 동물을 선택해 이름을 지어주게 했습니다. 이 활동은 다음 수업주제와 연결됩니다. 바로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필요한 활동이었습니다.
② 동물들이 돼지가 되는 까닭 이야기 하기
"동물편한세상의 동물들이 죄다 마법에 걸린 것 아닐까?
새 주인을 만나고 열흘이 되면 돼지로 변할 수밖에 없는 마법.
그 마법에서 풀리려면 왕자의 키스를 받아야 한다든가, 진정한 사랑을 받아야 하는 거지!"
박주혜, 변신돼지, 43p
통닭이마저 돼지로 변해버리자 찬이엄마와 찬이는 동물들이 돼지로 변하는 까닭을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제가 찾아본 몇 가지 까닭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달콤이가 딱 하루 썼던 빈집에 들어갔다 나오면 돼지가 된다.
-작가님이 설정해 놓은 것, 빈집은 찬이네 가정을 상징함.
둘, 가정집으로 분양을 가고 싶은 돼지들이 마법을 통해 열흘동안만 다른 동물로 변신했다가 열흘이 지나면 돌아온다.
-찬이의 주장
셋, 찬이 엄마가 밥을 너무 많이 챙겨주어서 돼지가 된다.
-그냥 생각해 본 것
"가정집으로 분양을 가고 싶어 하는 돼지가 토끼로 변신했다가, 강아지로 변신했다가 그러는 건 아니고?"
-박주혜, 변신돼지, 43p-
아이들의 주장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주장은 이것이었습니다.
동물편한세상 사장님이 사실은 애완용 돼지를 기르는 농장의 사장님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애완용 돼지가 팔리지 않으니까 마법을 써서 토끼로 변신시켰다가 강아지로 변신시켰다가 하는 것 아닐까요? 열흘이 지나면 마법이 풀려서 다시 돼지가 되는 것 같아요.
_나주중앙초 2학년 1반 OOO학생의 주장
③ 변신돼지의 한 장면을 몸동작으로 표현해보기(교육연극 활동)
아이들과 변신돼지의 한 장면을 몸동작으로 표현해보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돼지가 가정으로 분양되기 위해서 다른 동물들로 변신하는 장면입니다.
여러 지원자를 받아 대표 지원자들로 장면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위의 장면이 실사판으로 이렇게 변합니다.
전체 아이들과도 돼지가 여러가지 동물들로 변신하는 장면을 동작으로 나타낼 수 있도록 안내하였습니다. 평상시에 소극적이던 아이들이 뱀, 햄스터, 토끼, 강아지의 모습을 몸동작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너무 감동을 받았습니다.
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학급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아침에 아이들이 몰려와서 묻습니다.
"선생님 오늘 맛있는 책 수업 해요? 빨리 하고 싶어요."
매일매일 감동을 주는 아이들, 너무 행복합니다. 세 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다음 이야기도 곧 전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