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슬로리딩클럽] 15. 책에 나온 건 다 해본다! 1미터 로켓발사대 만들기
연재 목차
01. 12색 크레파스와 거짓말하는 어른 (프롤로그)
02. 어떤 책을 함께 읽을까? 슬로 리딩 책 선정의 기준 다섯 가지
03. Pick me Up! - 책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까? (학년/학급 도서 신청 목록 만들기)
04. 슬로 리딩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쉽게 시작하자!
05. 2016년 슬로 리딩 첫 수업 이야기(첫 수업 Tip)
06. 맛있는 책 만들기 프로젝트
07. 여기, 지금 슬로 리딩 수업 생중계
08. 몽털 씨처럼 막연한 꿈이 아닌 흥미와 재능 찾기
09.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40일의 여행이야기(차시별 활동 안내)
10. 슬로 리딩, 책은 언제 어떻게 읽나요?
11. 함께 살아가야 할 이 세상 모든 악당들에게(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 ①)
12. 몬스터 콜스, 아직도 동화에서 교훈만 찾는 당신에게
13. 당연한 것에 의문을 품는 것, 2학기 슬로 리딩 수업 시작
14. 일상 속 슈퍼히어로를 찾아보자.
15. 책에 나온 건 다 해본다! 1미터 로켓발사대 만들기
한윤섭 작가님의 『짜장면 로켓 발사』 라는 작품을 아이들과 천천히 읽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넉점 반 그리고 샛길 새기
윤석중의 시에 그림을 입힌 '넉점 반'에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시간을 물어보는 아기가 나옵니다. 아기는 가겟집에서 시간을 물어보고는 집으로 오는 길에 샛길로 들어갑니다. 개미를 구경하고 오리를 구경하고 잠자리를 따라다니고 분꽃 물고 노래를 부르다 해가 꼴딱 져서는 집에 돌아오지요. 그리고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 시방 넉점 반이래."
길을 가다 샛길로 들어설 때, 아이들은 자라납니다. 책을 읽을 때도 샛길로 새면 재밌습니다. 책에 더 즐겁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아이들과 나누는 활동을 저는 '샛길 새기' 이라고 이름짓고 실천하고 있습니다(사실 아이들과 논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성호가 풍선 로켓 발사대를 완성하다.
주인공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풍선로켓발사대를 만드는 이 장면을 읽으며 '이 미터' 라는 단어에 주목했습니다. 아이들과 샛길로 샐 거리가 생긴 것입니다. 2학년 2학기 3단원 길이재기 단원에서 아이들은 1미터라는 단위길이를 처음으로 알게 됩니다.
1cm가 100개 모여 1미터가 되고, 1미터가 어느정도인지 양감을 익히기 위해 옆반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 평소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교실 속에서 1m가 되는 물건들을 찾아보고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평소에도 바라보고 1미터가 어느정도인지 양감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함께 읽는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2미터 높이의 풍선로켓발사대를 만드니 당연히 만들어 봐야겠죠!
"책에 나온 건 다 해본다! 샛길 새기!"
아이들과 로켓발사대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2미터는 2학년 아이들에게 너무 높아 1미터 높이의 풍선로켓 발사대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샛길 새기 - 1m 높이의 풍선 로켓 발사대를 만들다.
"마음껏 만들어봐"
마트에서 투명테이프를 잔뜩 사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처럼 세세하게 역할분담을 계획서에 기록해서 활동하게 하지도 않았고, 계획서를 쓰게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끝까지 즐기게 하고 싶었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설계도를 그리고 책의 삽화를 바라보며 디테일을 살리는 아이들, 물론 1미터 높이를 먼저 충족시켜야 합니다. 오차범위는 5cm미만으로 제시해 주었습니다.
자기 역할이 없는 아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들 집중해서 무엇인가 하고 있습니다. 오롯히 집중하는 이 시간, 끝까지 놀아보는 이 시간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2시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로켓발사대가 완성되었습니다. 주인공이 로켓발사대를 만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던 것처럼 기념사진을 촬영합니다.
"짜장면 로켓 발사!"
샛길새기 그리고 교과연계
책을 읽고 책에 나오는 것을 직접 해보는 샛길 새기 활동!, 저는 이 활동을 다른 교과와 연계해서 진행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이 활동은 수학과와 연계한 활동입니다. 그런데 교과연계가 먼저냐 아이들의 즐거움이 먼저냐 물으신다면 저는 주저없이 아이들의 즐거움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저의 책 수업은 '건강한 독자로 성장하기!', '책 읽는 기쁨 알기' 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슬로리딩 수업을 시도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 교과연계에 너무 집착하는 나머지 '책 읽는 기쁨'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교과연계를 생각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합니다.
교육과정 편제상 국어교과서를 다 배우고도 국어시수는 남습니다. 저는 이 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 학급특색에 '한 작품 읽기', '한 권의 책 온전히 읽기' 등의 이름으로 시간을 확보해 둡니다. 그렇게 성취기준에 얽매이지 않고도 샛길새기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둡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함께 즐기는 문화를 향유하는 것, 이것보다 더 큰 성취기준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풍선로켓발사대 제작과정을 짧은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자 이제 풍선로켓발사대를 만들었으니 로켓을 발사해야겠죠? 역시 직접 발사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전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