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이야기] 공간혁신 이야기... Why?
학교공간혁신이 최근 교육계에서는 큰 화두로 다루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여러가지 책도 보고 열심히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동안의 공부한 내용을 한번 정리 해 볼까 합니다. 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라는 책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우리가 소집단 거주 형태를 벗어나 대도시에서 국제적인 생활양식으로 살기까지 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날마다 마주치는 모든 사람과 친해지는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웃사촌이란 말이 흔한 말이었지만 요즘은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가족들조차 얼굴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정말 인사 잘하는 사람 중 1인인데 이사온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옆집 가족들을 전부 파악하지 못했어요.
학교도 마찬가지죠... 여전히 감시와 처벌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을 학생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써 존중하고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간으로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공간혁신이 시작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공간혁신 관련 워크숍을 가보면 대표적인 사례로 외국의 공간혁신들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과 우리의 교육과정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하는 점 입니다. 그들의 교육과정은 수업의 50%는 분리된 공간에서 그리고 나머지 50%는 오픈 된 공간 또는 학교 밖 활동으로 진행되며 일과 중 절반 정도만 교사가 주도하고 나머지는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는 점이죠.
공간혁신과 더불어 이런 교육과정상의 변화를 우리 교육과정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015교육과정을 바라보면 개인이나 소규모로 진행되는 다양한 학습공간에서 자기주도활동, 대화형수업, 자료정보활용, 상호협력, 지역사회연계 수업 등으로 수업을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그런의미에서 공간혁신은 학교시설 노후 개선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혁신의 한 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가의 전문성보다 학교 구성원의 강한 의지가 프로젝트를 성공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그렇다면 우리 학교 공간에는 개인화, 소규모화 된 안전한 공간이 얼마나 존재할까요? 가만히 생각해보아도 잘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학교 안에 나만의 공간이 존재한 적이 있었나? 나의 아지트는 어디였지? 그 중에서 저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이 많은 곳이 바로 학교 도서관입니다. 도대체 학교 도서관은 주인이 학생인지 책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외국의 학교들을 방문할 때마다 느꼈던 가장 큰 인상은 도서관이 책의 보관소가 아니라 러닝센터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학습자가 주인이 되는 공간이란 뜻이죠. 그리고 학습을 하면서 필요한 자료를 다양한 소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어요. 특히 좋았던 곳은 개인화된 공간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들이 학생들의 쉼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점이었죠. 러닝센터에서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하는 친구들도 자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멋지게 리모델링 된 큰 공간이 아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들어진 작은 공간으로 그리고 단순히 의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고쳐가며 자신들의 삶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공간혁신... 그리고 그 혜택이 자신에게 미치지 않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최선을 다하는 그런 공간 그리고 그런 삶이 학교에서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도 또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