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어떻게 변할까? - part19] 미국이야기 - 안전 이야기
학생들은 보통 교실에서 3단계를 거쳐 성장한다고 합니다. 교실 공간이 안전한 공간이라서 판단되면 안전함을 느끼고 그 속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이 있고 소속원으로 인정 받으면 자존감이 성장하고 그 자존감을 바탕으로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죠. 교실 뿐만 아니라 교무실에서 교사들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학교도 마찬가지죠. 학교 차원에서 고민 해 보아야 할 요소는 과연 우리 학교가 안전한 공간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곳 미국의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학교 안에서의 학생들의 안전입니다. 또한 각 사례별로 구체적인 메뉴얼이 마련되어 있고 매주 수요일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실제 삶에 정착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모든 학교의 출입문은 안에서 밖으로 열고 나갈 수 있지만 밖에서 안으로 열고 들어올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는 문은 정문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학교에 방문을 하거나 업무가 있는 사람들은 정문을 통해 도어벨을 눌러 신원이나 방문 목적을 확인 받고 정문 바로 뒤에 위치한 행정실을 통해 서류를 작성하고 출입합니다. 저에겐 굉장히 의미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우리 지역의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배움터 지킴이 라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인에 대하 출입이 잘 관리되고 있지 않은 것들이 사실입니다. 방과후에 아이들 전부 보내고 수업 준비하고 있으면 보험이나 카드 개설을 목적으로 영업하는 영업맨들이 교실을 활보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거든요. 현재의 배움터 지킴이 시스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약간의 수정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변화가 가능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이곳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다양한 실질적인 안전교육과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바로 실질적인 안전교육에 관한 것입니다. 미국 학교의 경우 아주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험 요소가 있으면 누구나 볼 수 있을 만큼 주의 표시판을 세워두고 학생들이 인지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청소가 끝난 화장실이나 복도에는 언제나 미끄럼 주의 표지판을 항상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교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들에서 자주 보게되는 쉬는 시간에 뛰어놀거나 장난치는 학생들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에 모든 반 학생들이 교사와 동행하여 다녀오고 복도에서의 통행도 교사에 의해 점검 받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도를 통행 할 때 코너가 나타났을 경우 반드시 한번 멈추고 좌우를 살핀 후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습관은 나중에 운전습관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땅이 매우 넓어서 차 없이 생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대학교만 가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가지 특징은 사거리나 보행자가 나올 수 있는 코너에서는 모든 차들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반드시 멈추고 3초이상 대기하고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만들어진 습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재난 대비 안전교육도 매우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번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싸이렌이 울리면서 모든 학생들이 어떤 대피소로 급하게 피신하고 불을 끄고 창문을 막은 채 정말 쥐 죽은 듯 조용하게 30분 가량을 대피하게 하는 경험을 한적이 있습니다. 저는 정말 무슨일이 급하게 발생한 줄 알았는데 메뉴얼대로 행동할 수 있는 수시 점검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학교내에서 이런 저런 테러나 총기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든 교실과 복도에 재난 대피 메뉴얼이 준비되어 있어 어떻게 행동하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사들은 항상 학생명단을 들고 대피하여 명단과 대피한 학생들을 한명 한명 체크하여 혹시 누락된 학생이 없는지 더블 체크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실 속 안전은 담임교사가 책임지고 교실이 안전한 곳이고 학생들이 존중받는 곳임을 만들 수 있다면 학교의 안전은 교장, 교감 선생님 같은 관리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수업을 진행하는 담임교사 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시간과 충분한 여유가 있는 분들이 책임지고 학교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그런 날이 언제가는 올거라고 믿습니다. 이상 시카고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최고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