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어떻게 변할까? - part16] 미국이야기 - 놀이 이야기
이번 미국 학교 이야기는 잘놀기 입니다. 교사로 살아가면서 항상 저에게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학교는 무엇이고 교육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할 때마다 친한 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도 저의 마음 속에는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친구가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서 계셨는데 항상 하시는 말씀이
"아이들은 잘 놀게 해주는게 제일 중요하다. 그렇게 열심히 놀 줄 아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면 언제가 자신이 배워야 한다고 믿을 때 그때 바로 배움이 일어난다."
그 이후로 저는 교실은 재미와 의미의 교차점 이라고 믿고 있습니다.21세기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저는 아이들이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남의 기준이나 잣대가 아닌 자신만의 기준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기 자신의 인간다움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4차 산업시대...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들로 대변되는 새로운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과 소프트웨어 그런 것들이 아니라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 따듯함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최근 학교 현장에서 창의성, 인성 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고 관련 연구하고 선도학교 등을 운영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창의성과 인성 모두 아주 오랜시간 긴 호흡으로 만들어지는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방점은 바로 긴 호흡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는거죠. 학교에 교실에 교사에게 충분한 자율성을 주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학교현장에는 그런 시간이 많이 부족해 보여요. 이유는 평가 때문이죠.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많은 선생님들이 노력하고 계십니다. 정말 우리나라 선생님들 세계 최강입니다. 미국에서 다시 한번 느낍니다.
우리 현장에서도 이런 요구로 다양한 활동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죠. 제가 있던 작은 학교도 정말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체험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의 그것들과 비교 해 보면 작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체험활동은 주로 무엇을 만들거나 배우는 활동들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학생들이 몰입해서 체험하고 만들어진 결과를 서로 공유하고 집에 가지고 갑니다. 그런데 여기는 조금 다르더군요. 아이들이 몰입해서 만들고 가지고 놀고 그러다 부숴지고 부수면서 다같이 웃으며 놀고 신나게 한판 놀았으면 끝입니다.
우리들의 체험활동이 교사들에 의해 디자인되고 그 활동이 평가로 이어지는 반면에 여기에서의 활동은 놀이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모든 활동이 다 그렇게 놀이에만 집중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교사들은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데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은 문화를 만들어 주고 평가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더라고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잘 놀 수 있는 에너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몸은 정신과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그저 눈과 귀로 듣고 외우는 그런 수업 방식이 아니라 손과 발 그리고 온몸을 쓰면서 배우는 수업을 합니다. 몸을 움직이고 힘을 쓰게 하면 할수록 내안에 힘이 생기고 그 힘이 또 다른 힘을 만듭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이 힘을 발산할 기회가 너무 적어요. 그렇다보니 학교 현장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도 너무 많은 업무 때문에 이런 에너지를 잃게 되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또 다른 에너지를 모으는 것 같아요. 애플이라는 세계적 회사에서는 'Yes, and...' 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할 때 그 에너지를 받아서 새로운 에너지로 발산하는 그런 문화죠. 긍적적인 문화는 우리를 강하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 수 있죠? 긍정적인 사람들과 어울리면 됩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긍정적인 말을 하는거죠. 말은 정신을 지배하고 몸을 지배하고 그것이 문화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세계 최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