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실 이야기] - back to the basic 5 (공감하기)
학급에는 다양한 별명들이 존재하고 그 별명들로 인해 재미있는 일들도 그리고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하곤 하죠. 우리반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숫자가 많지 않은 작은학교의 아이들이지만 이런저런 별명들로 서로 놀리고 놀림을 받으면서 상처를 받고 화도내가 싸움으로 번지는 현상들도 있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별명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알고 자신의 감정도 표현 해 보는 시간으로 운영하려고 했어요. 사실 별명에 대한 제 어릴적 경험도 크게 영향을 주었구요.
제 어릴적 별명은 골리앗, 바이미, 미남 등등이 있었어요. 그중에서 제일 의아한 "미남" 이라는 별명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어요. 초등학교를 다닐 때 이야기입니다. 부모님께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신다고 시골의 작은 학교를 다니게 되었었죠. 또래 친구들보다 덩치도 크고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어서 선생님께 이쁨을 받던 시절이었죠. 우리반에는 약간의 학습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저에게 그 아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기셨었죠. 사실 별 생각없이 시작한 역할이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제 역할이 당연히 그 친구를 도와주는 사람처럼 학급에서 무언의 약속이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사건은 6학년이 되어서 발생했어요. 이제 어느정도 사춘기가 시작된 시기라서 그랬는지 아이들이 저에게 미남이라는 별명을 붙여 뒤에서 부르기 시작한거죠. 미남이라는 별명은 "미0 남편" 이라는 뜻이었어요. 제가 그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이 저렇게 뒤에서 별명을 붙여서 놀리고 있었던거죠. 그 사실을 안 순간 저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었죠. 선생님의 부탁과 제 스스로 친구를 도와주는 착한일을 한다는 사실에 뿌듯했었는데 그 순간 모든게 싫어지고 창피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제가 왜 이런 일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리고 부모님께는 더 넓은 곳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이야기 해서 바로 도시의 큰 학교로 전학을 갔었어요. 그렇게 이 일련의 과정은 기억속에서 사라졌고 다 커서 어른이 되었죠. 성인이 되어 부모님께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곳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살고 계신 이유로 명절이나 기념일에 자주 방문하게 되는데 그곳의 주유소가 딱 한곳이 있어요. 기름이 다 떨어져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러 갔는데 누군가가 너무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겁니다. 바로 그 어릴적 미0 이라는 친구가 주유소를 하고 있더군요.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초등학교때 너무 고마웠다고 저 덕분에 잘 졸업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명절때 오면 꼭 자기집에서 기름넣고 가라고 주유권을 주더라고요... 안된다고 얼른 현금으로 돈 내고 도망나오면서 얼굴이 화끈거려 어지러울 정도였어요.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나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듭니다.
우선 6학년 1학기 국어 3단원 마음을 표현하는 글에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국어와 연계해서 지도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업을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우리반에서 어떤 별명들이 불리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별명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별명이 시작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포스트잇에 적어보고 칠판에 공유하여 갤러리 활동을 하게 하였어요. 그리고 별명을 가진 친구의 감정과 그 별명을 듣는 친구들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봤어요. 이 활동은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필요성을 알아가는 것들이에요. 일상적으로 아이들이 흔히 부르는 별명을 중심으로 학급에서 쉽게 정서인식의 차이를 알 수 있도록 하였어요.
그리고 나서 우리반 친구 마음찾기라는 활동을 해 보았어요. 자신이 원하지 않는 별명으로 놀림을 받거나 혹은 콤플렉스를 이야기 하는 등 자신이 상처받은 일에 대해 활동지에 적어보도록 하였어요. 이때 편지를 쓰는 대상은 우리반 친구들로 하고 편지는 이름없이 무기명으로 작성한 후 저에게 제출하게 하였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 중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은 내용을 2가지 정도 추려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어요. 속상한 일을 같이 나누고 다른 친구들과의 반응을 나눔으로써 정서적 공감이 일어나게 되고 타인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자신의 상황에 내면화 되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어요.
마지막으로 자신이 상처주거나 힘들게 했던 사람에 대해 생각 해 보게 하였어요. 내가 힘들게 했을 상황에 대해 생각 해 보고 마인드 맵 중앙에 친구 이름을 적고 그 사람이 느꼈을 감정 그때 나의 감정들 그리고 지금 나의 감정들에 대해서 적어보게 하였어요. 이렇게 적어보는 것으로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겠지만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더 나은 성장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소개하고 다음 시간에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을 공부해 보기로 하고 정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