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교사가 아닌 다른 역할이 되어 이끌어 가는 교육연극 기법] 역할 내 교사
교실 속에서 보통 우리의 역할은 '교사'로서의 역할 한가지 뿐이다.
하지만 교사가 연극적 상황 속으로 들어가면 여러가지 역할이 되어 드라마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예컨데, 아이들이 의사들이 되었다고 치면 교사는 병원장이 되어 의사인 아이들에게 미션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별주부전을 연극적 상황으로 이끌어 나간다면 교사는 용왕의 주치의가 되고 아이들은 용궁 신하들이 될 수 있다.
주치의의 입장에서 용왕의 약을 고치기 위한 여러가지 약을 찾아오라는 미션을 내리고 아이들은 약을 찾는 순간들을 장면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는 이런 상호작용이 없이 어떤 상황을 안내하는 역할이 되어 드라마 상황을 이끌어 나갈수 있다.
교사가 다른 역할이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은 굉장한 흥미를 가지고 드라마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드라마 상황에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드라마의 전개에 있어 긴장감을 조성하거나 학생들이 수행할 과제를 안내하는 목적으로 잠깐씩 등장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인물이 되어 연기를 해야된다는 부담이 생길수 있다. 하지만 이 활동의 목적은 교사가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하는것이 아니다.
그저 상황에 필요한 역할을 맡아서 몰입도 있고 매끄럽게, 혹은 반전을 시키는 등 사건을 진행하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연기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잠시 안경을 벗거나 외투를 벗고 말투만 바꾸는 것 만으로도 참여자들을 몰입시킬 수 있다.
이 활동을 처음 도입할 때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 다른 누군가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흥미롭다.
그래서 다른 인물이 되어 연기 중인 교사를 보고 웃기도 하고 교사가 연기하는 역할에 대한 구분이 안되기 때문에 몰입을 깨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약속이다.
처음 이 활동을 할 때 이런 약속 없이 바로 시작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아이들이 교사인 내가 다른 역할을 하고있다는 사실 자체에만 흥미를 보여 상황과는 관계없는 질문을 퍼부어 드라마를 전개해 나갈 수가 없었다.
“연극에는 약속이 아주 중요해요. 지금부터 ~~한 상황을 시작할 겁니다. 이제부터 할 활동에서 선생님은 교사가 아니라 다른 역할이 되기도 할겁니다.
이때 여러분들도 선생님을 더이상 선생님이 아니라 그 역할로 봐주어야 해요.
선생님이 교실문을 열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순간 선생님은 진귀한 물건을 팔러 온 상인이 되고 여러분은 마을의 구경꾼들이 됩니다.
여러분들은 구경꾼의 입장에서 상인을 대해주세요.”
이처럼 교사가 다른 역할이 되는 어떤 상황을 약속하는 것이 좋다.
약속 상황은 교실문을 열고 나갔다가 들어온다던가 "하나, 둘, 셋 짝"을 하면 역할속으로 들어가기, 천을 걸치거나 모자를 쓰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들로 약속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