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 만나는 교육연극. 친구사귀기가 어려운 동동이들을 위한 그림책 <알사탕> 02
2. 동동이 탐색하기
- 구겨진 메모 -
"선생님이 쓰레기 통에서 이런 메모를 발견했어요"
꾸깃꾸깃 구겨진 메모를 주머니에서 꺼내 읽어 주었다. 메모의 내용은 알사탕의 시작부분내용이다.
"선생님 진짜예요?, 진짜 우리 반 이야기예요?"
"아니야~ 아까 선생님이 적는거 내가 봤어~"
이렇게 수업의 흐름을 깨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 그냥 넘어가주면 참 좋겠지만 뭐 그래도 상관없다. 중요한건 연극적 약속을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선생님과 드라마 활동을 할겁니다. 비현실적인 상황이 있을수도 있고 말도 안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어? 이상한데?'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어요. 그리고 자기가 하고싶은대로만 하면 드라마가 진행이 안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선생님도 드라마를 이끌어 가기가 힘들어 지고 그냥 하기 싫어 질 것 같아요.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안내에 잘 따라와 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 줄수 있나요? 선생님 말에 따라와 줄수 있는 사람들은 손을 들어주세요."
드라마 활동에 들어오는 마음가짐을 먼저 약속하면 드라마를 진행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나는 여기에 나의 감정도 표현하는 편이다. 이런 연극적 약속이 이루어 지면 그 다음부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몰입을 한다.
-내용을 들어보니 메모의 주인은 친구가 있나요?
-이 친구는 어떤 감정을 많이 느낄까요?
-이 친구가 어떤 아이인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동동이 캐릭터 구축하기- role on the wall(게시된 역할)
칠판에 생강인형 그림을 그린다. 이 친구의 외모, 성격, 학교에서의 생활, 집에서의 생활, 자주하는 행동이나 말 등이 어떤것들이 있을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간다.
이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이 캐릭터를 너무 불쌍하게 만들어 가는 등 극단적으로 갈 때도 있다. 그럴땐 교사의 개입이 필요하다.
"얘들아, 과연 이 아이는 정말 너희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나 심한 환경에 있는 아이일까? 우리처럼 평범한 아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너무 극단적으로 몰고가지는 말도록 하자."
상황을 너무 극단적으로 몰고가면 오히려 몰입이 깨진다. 주변에 있을수있는 아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드라마니까 나오는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되기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볼수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는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활동은 교실에 이런 친구가 있을 경우 그 친구를 생각하면서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됐을 경우 상당히 위험해 진다. 특히나 외모를 설정할 때는 특정 누군가를 떠올리지 않도록 교사의 지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또래의 아이들을 설정해야 하는 경우 외모는 설정하지 않는것이 좋을 수도 있다.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말하는 것들 중 '조용하다-시끄럽다'와 같이 상충되는 의견들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조율해 나가면 된다. 그림에 적혀있는 x표시로 된 글들이 아이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조율한 부분들이다. 메모 주인공의 이름은 책 주인공과 같은 동동이로 이름울 붙였다.
2) 동동이의 하루 체험하기
이제, 동동이의 하루를 체험해 본다. 고&스톱 놀이를 응용하였다. (https://www.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ParkByeongzoo&wr_id=26) 참고.
고 스톱놀이는 교사가 '고'라고 외치면 일어나서 걷다가 '스톱'을 외치면 멈추는 활동이다. 이 놀이에 시간을 입혔다. 다들 취침 상태에서 시작을 한다.
"아침 7시 30분입니다. 아빠가 학교가라고 흔들어서 깨웁니다. 피곤하게 깨서 자기 할일들을 해보세요. 고!"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저마다의 아침 활동을 시작하다가 "스톱" 소리에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멈춘다.
아이들 에게 다가가서 터치를 하면 상황에 맞는 짧은 대사를 한다. 이런 방식으로 등굣길 / 수업시간 / 점심시간 / 하교하는 길에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발견한 상황 까지 살펴보았다.
점심시간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제각각 구석진 곳을 찾아가거나 혼자있는 상황들을 연출했다. 터치를 해서 듣는 짧은 대사들이 외로움이 묻어나 마음이 아팠다.
'나도 친구들이랑 같이 밥먹고 싶다. / 학교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 나도 같이 놀고 싶다 / 낙서하는 척하는 것도 지겹다 / 쟤들은 잼있겠다' 와 같은 소리들이 들렸다.
"집에 가던 동동이는 구슬을 사기 위해 문구점에 들렀습니다. 문구점에서 동동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구슬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여러가지 무늬가 있는 달콩한 알사탕이었습니다. 동동이는 알사탕을 사서 집에 왔어요.
여러분! 근데 이 알사탕은 그냥 알사탕이 아니었어요. 알사탕을 먹는 사람에게 신기한 능력이 생깁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능력이 생기면 좋겠나요?"
이렇게 질문을 하며 아이들의 대답을 듣고 다음 활동으로 초대했다.
"집에 간 동동이는 알사탕을 먹어 봅니다. 과연 어떤 일이 생길까요? 지금부터는 동동이의 집으로 가보겠습니다."
아직 알사탕을 먹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 지 아이들에게는 말해주지 않았다.
3) 동동이 집의 물건 되어보기 - 동동이 집의 물건되어 동동이에게 속마음 이야기하기
아이들이 제일 재미있어 했던 활동이다.
동동이 집의 구조를 칠판에 그리고 교실을 집처럼 공간을 나누었다. 공간감을 주기 위해서는 여러 사물을 이용해 공간을 구분지을 수 있다. 나는 마스킹테이프로 공간을 나누었다. 책상이나 의자를 이용해서 공간을 구분할 수도 있다.
그림을 그릴 때 필수로 들어가야 되는 것들을이 있다면 미리 그려두는 것이 좋다.알사탕 책에는 거실에 쇼파가 있으니 쇼파를 미리 거실에 그려두거나 강아지가 있다고 소개를 하면 활동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동동이 집으로 변신한 교실 공간에 물건이 들어갈 차례다.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동동이 집의 물건들이 됩니다. 어떤 사물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적절한 위치에 가서 자리를 잡고 물건을 표현해 보세요. 친구랑 함께 만들어도 좋습니다."
화장실 변기, 문, 거실 쇼파, 강아지 3마리, 침대, 이불, 베개, 싱크대, 냉장고, 스탠드, 책상 등의 물건들이 나왔다.
"알사탕의 능력은 다른 물건이나 동물, 사람들의 진짜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선생님은 교실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올겁니다. 교실로 들어오는 순간 선생님은 동동이가 되어서 알사탕을 먹을겁니다. 동동이(선생님)이 다가가서 터치를 하거나 말을 걸면 동동이에게 속마음을 들려주세요."
교실 문을 열고 밖에 나가서 5초정도 기다렸다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동동이가 되었다.
"아우... 나도 친구들이랑 놀고 싶은데.... 아, 심심해 심심해...ㅠ.ㅠ 휴... 사탕이나 먹어야지."
알사탕을 까서 먹는 척을 했다.
"어,,, 뭐야 귀가 이상해 어어어어? 뻥!! 아우~!! 뭐야 이거 이상해 이상해 아우 화장실에나 가야지."
화장실로 들어갔다. 문 역할을 하고있는 아이를 잡아서 문을 연다.
"동동아, 나 자꾸 발로 차지 말아줘. 나도 아프단 말이야" 아이가 말했다
"오, 뭐야 이거! 어디서 나는 소리야~!!."
"나야 문~!!"
"으아악~~~ 뭐야이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진다.
문을 똑똑하면서 다시 물었다.
"진짜 너야?"
"그래, 니가 자꾸 차면 나도 아프다구~~ 여기 봐 밑에 상처가 많이 생겼잖아."
"어, 그 그래, 내가 앞으로는 조심할게. 미 미안해"
"그래 고마워"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변기에 앉는 척을 했다. 변기는 두명이서 만들었다.
아아악~~~~ 소리가 나며 여기저기서 기겁을 한다. 볼일을 다 보고 변기 물을 내리니까 정화조역할을 하는 친구가 말을한다
"동동아, 똥 다누고 꼭 물을 내려줘. 안그러면 하루종일 냄새가 난단 말이야."
"어, 내가 물을 잘 안내렸어? 그, 그랬구나. 미안해 앞으로는 물을 내렸는지 꼭 확인할게."
이와 같은 방식으로 냉장고, 세탁기, 동동이 방의 이불, 쇼파 등 동동이 집에 있는 물건들을 다 만나보면서 속마음을 다 들어보았다.
물건이 되어보고 속마음을 말해보는 활동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아주 흥미로워 했고 또 하고 싶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활동이 다 끝난 후 소감나누기 할 때 나왔던 의견으로 '집에 있는 물건을 함부로 사용했었는데 사물이 되어보니 조심히 다루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말한 친구도 있었다.
-3부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