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극>프로젝트 02. 캐릭터 및 무대만들기 ~ 공연 연습하기
#5. 무대 만들기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림자극 스크린은 양면이 코팅된
흰색 우드락을 사용하여 만들거나훌라후프를 이용하면 편하게 그림자극 스크린을 만들 수 있다. 우드락의 테두리 부분만 남기고 가운데를 파낸 뒤 한지를 씌우면 된다. 색깔이 있는 일반 우드락은 코팅이 안되어 있어서 잘휜다. 만약 우드락으로 한다면 코팅이 되어있는 흰색우드락으로 하는게 좋다.
재미있는 발견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스크린을 세우는 방법을 안내도 안했는데 아이들이 스크린을 세우는 방법을 알아서 고안을 한다. 교실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의자 두 개를 모아서 그 사이에 스크린을 끼우는 것이다. 그리고 의자부분은 담요나 검정 천으로 가리면 그림자극 무대 완성!!!!
"배경없이 인물만 계속해서 등장하면 이야기가 어떨까?" 한번 생각해보라고 하니 그제서야 "아~~!!"한다. 그래서 장면 별로 필요한 인물과 배경을 먼저 생각해보고 필요하다면 간단하게 그림도 그려보라고 하고 만들도록 했다.
tip1) 배경을 만들 때는 장면들을 먼저 간단하게 스케치 해보고 이에 필요한 배경을 만들도록 하면 아이들이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다.
tip2) 검정색 도화지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ohp필름을 사용할 수도 있다. ohp필름을 쓰면 컬러를 구현해 낼 수 있다. 셀로판지를 이용해도 된다.
우리반 아이들은 캐릭터는 주로 검정도화지를 이용해 만들었고 타이틀은 ohp 필름을 이용하여 컬러로 만들었다
#7. 그림자극 연습하기
이 파트는 그림자극 캐릭터 만들기가 조금 진행되면 동시에 진행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만든 것을 서로 비춰보면서 장면을 스스로 연습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 때가 가장 즐겁다. 자기들끼리 이런저런 장난을 치면서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평소였다면 이런 연습상황을 조금 즐기고 바로 즉흥적인 공연으로 들어갔을 거다. 하지만 이번 그림자극은 평소에 교실에서 하던 즉흥극과는 목적이 다르다. 평소 교실에서 이루어 졌던 즉흥들은 우리끼리 '체험'해보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면 이번 그림자극은 체험에서 더 나아가 '무대 공연'으로서의 연극까지 경험을 해보는 데에 목적이 있다.
무대 공연을 위해서는 연습을 통해 다듬어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무대 공연이 목적이 되면 아이들끼리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잘하고 싶으니 더 연습하고 싶어 밀어 붙이게 되고 누군가는 그걸 부담스러워 한다. 결국 서로가 스트레스 받고 마음이 상한다. 우리 반에서도 두 모둠이 갈등을 겪었다.
"선생님, 경완(가명)이가 자꾸 안하고 장난쳐요. 나중에 발표도 안한데요"
"그래? 언제부터 그랬어?"
"그림자극 연습하면서 부터 갑자기 안한다고 그래요."
경완이를 따로 불러서 물어봤다.
"경완아, 태호가 너 연습을 안한다고 하던데 혹시 무슨 이유가 있니?"
"아니요, 그냥 하기 싫어서요."
그냥 하기 싫은 아이들은 잘 없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다. 그래서 물어봐 줘야한다.
"선생님은 경완이가 그냥 하기 싫다고 안하는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해. 선생님이 아까 만드는 것 까지는 즐겁게 같이 하는 모습을 봤거든? 그런데 연습하면서 하기가 싫어진 데는 무슨 일이 있었는것 같구나. 어때?"
말없이 고개를 끄덕 거린다.
"모둠 친구들이랑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한테 말해줄래?"
"저는 역할도 별로 마음에 안드는데 태호가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할려고 하고 제의견을 잘 들어주지도 않고 그러니까 속이 상했어요."
태호를 불러서 이야기 해 봤다. 태호는 태호대로의 고충이 있었다. 무대공연을 한다고 하니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아이들은 태호의 마음처럼 잘 안따라와주고 하다보니 스트레스를 받았다.
둘의 이런 사정을 서로 이야기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들어보니 둘다 마음이 나아졌다. 공연을 목적으로 하다보면 서로 갈등이 생길수 있지만 이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이나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 갈 수도 있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불을 끄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리허설 해보는 경험은 꼭 필요하다. 단편적으로 하던 연습을 공연하는 느낌으로 제대로 맞춰보는 과정이 있어야 실정에서 까먹거나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이 리허설 과정을 통해 조금 부족하거나 필요한 부분들을 점검하고 채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