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를 위한 개념과 멘트- 10) 처벌과 보상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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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11:37
잘못한 것과 잘한 것.
그에 따른 결과.
쉽지 않은 처리.
제도로
"선생님 교실에도 보상제도 하나는 만들어야 되지 않겠어요?"
2008년 교사를 시작한 첫해에 들은 이야기다.
당연히 해야 할걸 안 한 것처럼.
어릴 적, 학습지를 억지로 했던 기억이 있다.
다해서 스티커를 모으면 선물을 줘서 혹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상이 좋았을 뿐, 학습지 푸는 게 좋아진 건 아니다.
교육학에서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배운다.
행동 자체가 좋아서 하는 것, 그 보상을 위해 하는 것의 차이.
외적 동기가 강해질수록 본래의 목적인 내적 동기는 약해진다는 걸 알고 있다.
물론 순수한 내적 동기만으로 움직이기 힘든 경우도 많다.
제도를 잘 활용하면 학급 운영이 더 수월해질 수도 있다.
그래도 난 스티커가 아닌 내 말을 소중히 했으면 좋겠다.
내 말로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을 통해 보면 1단계가 처벌, 2단계가 보상이다.
보상제도를 자주 사용하면 학생들을 1, 2단계에 머물게 만든다.
선생님 말을 지키려는 수준만 되어도 3단계에는 온다.
난 내 아이가 떼를 쓴다고 사탕으로 달래지 않는다.
네가 이러면 내가 너무 힘들다고.
사탕이 아닌 내가 이유가 되도록 노력한다.
학생과의 관계에서도 다른 도구가 끼는 걸 원치 않는다.
잘못된 건 고치라고, 필요한 건 설득하고 호소할 것이다.
나를 소중히 하는 이에겐 내 말이 곧 보상이자 처벌이 될 테니.
어쩌면 이런 건 낮은 단계인 저학년 수준에 맞을지 모른다.
또 말이 반복되면 나는 지치고 학생은 잔소리로 느낀다.
더 큰 성장은 결국 학생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다.
결과로
고학년이 되면 규칙 준수의 4단계로 넘어간다.
규칙을 함께 만들며 공감하는 과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높은 단계의 성장은 외부의 압력이 아닌 내부로부터의 변화일 테니.
40점의 좌절도, 100점의 기쁨도 온전히 너의 것이다.
고통에 처벌을 더할 필요도, 환희에 보상을 더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결과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곧 처벌과 보상이 되는 것이다.
법과 제도는 잘못이 일어난 이후의 이야기다.
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가르치고 싶다.
그래도 일어난 일이라면 결과를 통해 성장하길 바란다.
싸움의 처벌이 단지 혼나는 것이어선 안 된다.
승리의 쾌감이면 또 싸울 것이고, 깨진 관계라면 멈출 것이다.
행동의 결과를 인식하고 책임지는 일, 그것이 진정한 처벌과 보상이 아니겠는가.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