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 15) 넘겨진 교육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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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0 09:00
내 아이의 마지막 점검자는 바로 나다.
내 아이이고.
내가 가르쳐야 하지만.
내 가르침이 아닌 경우가 있다.
야단
우린 외식을 자주 한다.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아이를 이뻐해 준다.
하나 가끔은 "앉아 있어야지~" 이런 얘기도 듣는다.
심하게 야단을 친 건 아니다.
적어도 손님이기에 조심은 한다.
그래도 그런 말을 들으면 신경이 쓰인다.
물론 내 아이가 잘못했으면 교육해야 한다.
하지만 난 잠시 고민이 되었다.
내가 식당 아주머니의 교육을 옮기고 있진 않은지.
상대의 요구는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상대가 강할수록, 내가 약할수록 말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엔 많은 압력들이 있다.
참견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갔던 적이 있다.
"아기가 춥겠다." "아기 목이 아프겠다."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한 마디씩 하고 간다.
정말 걱정이 돼 하는 말일지 모른다.
젊은 부부가 위태로워 보이는 것도 있을 것이다.
확실한 건 아기가 있으면 조언을 많이 당한다.
첫째를 갖고 처가 근처로 이사를 했다.
이런 글을 쓰기 죄송스러울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내 자유로운 교육을 하기엔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좀 야단을 치려하면 "아직 앤 데 뭘 그리 심하게 하느냐."
애들 옷 따뜻하게 입혀라, 먹는 건 어떻게 해라.
그냥 하는 말씀이지만 요구들이 있다.
물론 들어서 도움될만한 말들이 많다.
우리 부부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주관 없이 시키는 데로만 해선 답이 없다.
주관
누구에게나 육아는 난생처음 하는 일이다.
모르고 자신 없는 것이기에 도움이 필요하다.
다행히 주변에, 책이나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다.
그 안에서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나에게 맞는가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심지어 그 정보들은 자신이 진리인양 현혹하기에 더 어렵다.
아이가 커가면서 이런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다.
영어를 조기교육 해야 된다, 학원은 어디가 좋다더라 등등.
누구나 생각은 있어도 확신할 수 없기에 불안하다.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넘어오는 교육이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을 내가 다시 씹고 뜯어보아야 한다.
내 아이의 마지막 점검자는 바로 나다.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