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 2) 입으로 말고 손으로 하라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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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1 09:43
이전 글에서 '손에서 놓은 게 입에서 될 리 없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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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뛰쳐나간 아이는 입으론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직접 당신의 손으로 잡아야 한다.
첫째
아내가 평일에 한두 번은 저녁을 한다.
집밥을 먹는 날은 조금 우울해진다.
음식이 맛이 없어서 그러냐고..
그럴지도.. (퍽!) 아니다.
첫째는 어린이집을 다녀오면 컴퓨터를 본다.
아빠 오기 전에 본다면서, 내가 와도 계속 본다.
난 퇴근해서 들어와도 본체도 안 한다.
아내는 밥을 한다.
인사는 하지만 곧 밥에 정신 나간다.
날 반기는 건 둘째뿐이다.
그것도 잠시지만..
저녁을 먹으면서도 첫째는 떼를 쓴다.
뭐 달라고, 잘라 달라고 계속 징징거린다.
아내는 밥 하느라 지쳤고, 첫째 수발에 더 지친다.
난 그걸 보며 미친다.
아내는 인사하라고 첫째에게 말했다.
하지만 첫째는 나에게 오지 않는다.
아내는 있는 거 먹으라고 첫째에게 말했다.
하지만 첫째는 더욱더 내놓으라고 한다.
당신은 말했으나 아이는 하지 않는다.
당신도 말했으나 하지 않는다.
그저 말밖에는..
둘째
둘째는 자기 기저귀를 자기가 버린다.
자기가 할 일은 자기가 한다.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다.
다만 자기 역량껏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이거 쓰레기통에 버리고 와요."
하면 처음엔 던지고 놀기도 했고, 이리저리 헤매기도 했다.
당연히 다시 쥐어주고, 쓰레기통까지 인도했다.
처음부터 잘 하는 건 없다.
처음부터 잘 한다면 내가 만든 게 아니다.
지금 말로 시킬 수 있기까지, 내 손이 함께 했다.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말만 하는 것은 안 하는 것보다 위험하다.
아이는 또 무시해도 되는 말로 인식할 것이다.
그건 자기 말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아내
그대여.
인사하지 않는 아이를 보고만 있지 말아다오.
함께 인사 나누는 행복은 우리의 것이지만.
그것을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그대여.
내 입에서 쉽게 되는 것들을 쉽게 생각지 말아다오.
그것들은 이미 내 손을 거쳐간 것들이다.
손에서 한 것만 입으로 된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사랑이 내 입에만 있었던가.
내 입만이 사랑을 말했다면 날 사랑했겠는가.
사랑하는 그대여.
이젠 당신이 움직일 차례다.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손 앞에 있지 않은가.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