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극을 배우다08] 재지 말고, 느끼는 대로!
(2017년 4월 11일 배웠던 수업을 되돌아보며 적는 글입니다.)
나는 교육연극을 배우고 있지만, 무대체질은 아니다.
나서는 것, 관심 받는 것은 좋아하지만
작은 발표에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덩달아 말도 빨라진다.
심지어 교육연극을 배우면서 최근에 알게 된 나는 ‘눈치를 엄청 본다.’
그러니 남들 앞에서 표현하는 시간은 여전히 긴장되지만, 오늘도 가벼운 놀이와 함께 수업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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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이 서로를 보고 맞히는 놀이이다 보니, 경쟁구도가 느껴진다. 표현에 대한 긴장감은 어느새 잊혀지고 승부욕이 불쑥 올라온다.
‘상대 팀이 맞히기 쉽도록 표현해야되나?’
‘조금 애매하게 표현할까?’
‘너무 다 떠먹여주는 거 아닌가?’
교육연극은 이기고 지는 것을 강조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교육연극을 배우다07: ‘땡’과 ‘딩동댕’이 없는 교육연극)
여전히 승부를 내리는 것이 익숙한 나는 이기는 방법을 찾고 싶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재고 있다.
이런 내 마음을 아시는지 교수님께서는
상대방에게 보이는 것보다도
“내가 그 상태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장면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라”하신다.
그이야기를 새기며 마음을 가다듬어, 놀이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여전히, 연기는 참 낯설다.
짧은 순간에 내 생각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 이렇게 표현할 걸! ’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래도 이기고 지는 것을 의식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나니
교육연극과 이 놀이의 본질에도 내 마음의 본심에도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여전히, 나는 내가 연기하는 것보다도 다른 사람의 연기를 보는 것이 조금 더 편하다.
그런데 흥미롭다.
똑같은 ‘우울하게’를 연기할 때도 통곡을 하면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고,
짜증을 내듯 표현하는 사람도 있으며,
평소의 웃는 얼굴에서 큰 변화 없이 단조로운 대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가 느끼는 감정과 상태에 대한 무게가 다르고, 각자가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무게도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어디까지 솔직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과, 기대를 보내는 수업이었다.
/ 서울교대 교육연극지도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적는 글입니다. 제가 기록한 내용들이 모두 교육연극의 정설이나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