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콜라 모임 후기] 느슨한 연대, 속깊은 환대
아내가 에듀콜라 회원이기를 바랐다. 혼자만 오는 게 미안해서 그랬다. 이렇게 괜찮은 사람들이 있는 모임에 주말을 빼서 아이 둘을 혼자 보도록 놔두고 오는 건 양심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무척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에듀콜라 가입을 권했고, 한 번의 재수 끝에 합격(?) 했다.
오프라인 모임이 무척 기대되었다. 나는 SNS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눈팅족)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는 편이다, 아니면 글로. 그러나 어린 자녀 둘을 키우는 교사에게 평일 야간의 자녀동반 공부모임은 언감생심이다. 더군다나 나는 영동지방의 소도시 동해에 살기 때문에 수도권이나 대도시만큼 모임 네트워크가 탄탄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에듀콜라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관찰(!) 할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Kids friendly 정책에 열광한다. 이번 모임에서 가족단위 팀은 많은 배려를 받았다. 작은 방을 따로 마련해 주어서 편하게 취침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은근히 먹는데 회비가 무료였다. 여러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놀아주시고 맛있는 걸 주셨다, 소란스럽기도 하고 번잡해서 불편하고 성가셨을 수도 있는데 직접적으로 어떠한 내색도 하지 않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이들을 봐야하므로 선생님들과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래도 오며가며 키워드를 주워 듣고, 선생님들의 관심사와 열정을 체크했다. 좋은 자극이 되었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라 즐기는 것들이 1인 또는 가족 단위다. 산책, 음악 듣기, 독서, 쓰기. 좋아하는 것들을 꼽아봐도 개인 단위이다. 그럼에도 가끔씩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을 접하면 묘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서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동기부여가 된다.
나는 에듀콜라에 받은 건 많고, 드린 건 별로 없다. 글을 읽고 답글도 잘 안 달고, 채팅도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 내가 SNS를 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감정이 들어간 행위를 하는 것에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채팅이든 포스팅이든 댓글이든. - 그럼에도 아직까지 에듀콜라에서 나가라는 내쫒김 내지 협박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들과 함께 와도 좋다고 배려받았다.
글쓰는 사람은 일정 부분 고독과 함께 해야 한다. 나는 고독을 즐기는 편이고, 여전히 1인 단위로 움직이는 것이 좋지만 에듀콜라의 느슨한 연대는 기꺼이 함께 하고 싶다. 나처럼 까탈스런 사람도 낄 여지가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콜라보레이션 collaboration에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으며 그걸 실천하는 사람들이 에듀콜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