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상담소]#03 모꼬지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_창작은 파도를 타고
통로 현아샘의 [그림책 상담소]_모꼬지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
#03 창작은 파도를 타고_ 한 권의 그림책이 낳은 네 권의 그림책
*모꼬지는 놀이 등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을 말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그림책 상담소]_모꼬지 그림책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의 주제로 여러 아이들이 모여서 함께 창작하는 방법을 나눕니다.
[그림책 상담소] 두 번째 글을 읽고 많은 분들께서 저희 반 아이들이 함께 창작한 그림책에 관심을 보여주셨는데요,
이번 글부터는 어린이작가들의 협동 창작 작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 아이들이 모여서 함께 창작한 그림책에 '모꼬지 그림책'이라는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모꼬지 그림책, 어떤가요? 이름이 참 예쁘고 정감있지요?
한 아이가 한 권의 그림책을 창작하면서 어린이작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가슴 뛰는 일이지만,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현아샘, 그림책 창작의 문턱을 조금 낮추어서, 아이들과 조금 쉽고 재미있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제가 추천드리는 것이 바로 여러 아이들이 협동하여 한 권의 그림책을 창작하는 '모꼬지 그림책' 입니다.
[그림책 상담소] 두 번째 글을 읽고 한 독자님이 이런 질문을 남겨주셨습니다.
바로 책 제목에 관한 질문이었는데요, 아이들과 만든 그림책 제목은 <그거 알아? 너만 그런 건 아냐> 였습니다.
이 그림책을 창작하면서 아이들은 각자의 단점을 꺼내어놓았는데,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바로 “나만 그런 거 아니네!”였거든요.
압도적인 공감과 지지로 재미있는 제목이 탄생했지요.
더 재밌는 건, 이 그림책에 이은 후속작품의 제목이랍니다. 이 그림책을 시작으로 저희 학교에서 여러 권의 창작 그림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거든요.
학교특색교육으로 전교생 대상으로 독서활동에 힘쓰면서 마치 파도타기를 하듯 창작의 물결이 이어졌답니다.
5학년 2반 아이들이 단점을 꺼내어 쓴 <그거 알아? 너만 그런 건 아냐>를 읽고 3학년 후배들이 화답하듯 이런 제목의 그림책을 썼습니다. “괜찮아, 나도 그래.”
그러자 다시 창작의 파도가 5학년의 4반 선배들에게로 이어졌습니다. 이번엔 <나를 건드리지 마!>라는 제목의 그림책이 탄생했어요.
특히나 수업을 진행해주신 윤주영 담임선생님께서 써주신 머리말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렇게 써주셨어요.
“나를 건드리는 모호한 감정이나 단점을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그 생김새과 이름, 특징이 명확해져서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제는 내 감정을 온전히 품을 수 있다. 웃고 떠들고 질문하고 답하면서 ‘나를 건드리던 그 무엇’과 친구가 되었으니까.”
5학년 4반 아이들은 윤주영 선생님과 함께 매일 이렇게 외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해요. “나는 소중하다! 나는 특별하다! 나는 잘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장점과 단점 그 어떤 것도 부정하지 않을 때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스스로를 존중하며 성장합니다.
5학년 4반의 그림책을 읽고 6학년 3반 선배들도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질 수 없다! 이번엔 장점이다!” 그리하여 그림책 제목은, <장점 캐릭터 스토어>
그렇게 창작의 파도를 타고 네 권의 그림책이 탄생했습니다. <그거 알아? 너만 그런 건 아냐> , <괜찮아, 나도 그래>, <나를 건드리지 마>, <장점 캐릭터 스토어>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으로 후속작품이 이어졌으니 우리 반 어린이작가들이 얼마나 어깨를 으쓱하며 신이 났을지,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창작의 파도는 학교 바깥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를 통해서요.
저는 8명의 운영진 선생님들과 함께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학교 안과 밖이 만나 그림책과 삶을 나누는 연구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 모임에 참석하신 서울미래초 김지민 선생님께서 창작의 파도타기에 합류하셨거든요.
때는 2018년 3월, 좋그연 모임에 참석했던 지민샘은 <그거 알아? 너만 그런 건 아냐>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해요.
‘어떤 아이에게 단점인 것이 또 다른 아이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이런 재미있는 기획을 하셨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단점에 가치를 매겨서 친구들에게 판매해보면 어떨까?”
그렇게<단점 상점>이라는 또 한 권의 그림책이 탄생했습니다.
이 <단점 상점>이야기 너무 궁금하다고요? 궁금해서 현기증 나신다고요? [그림책 상담소] 네 번째 글에서 자세히 파헤쳐드리겠습니다! 곧 새 글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