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들의 수업 돌아보기(2): 학습지와 ppt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
교생들의 수업에서 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건, ppt와 학습지 의존성이었다.
(그런데, 교사 커뮤니티에서도 제일 많이 유통되는 것이 수업 ppt와 학습지라는 걸 생각해보면,
사실 이건 꼭 교생들 수업에서만 보이는 건 아닌듯 싶다.)
교생들은 매 시간, ppt와 학습지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고,
또 무엇보다 그 ppt의 퀄리티는 진짜진짜, 훌륭했다.
학습지 또한 도대체 저걸 어떻게 만든건가 싶게 잘 만들기도 했다.
그치만... 멋지게 만든 ppt나 학습지가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때로(아니, 거의 확정적으로) ppt는 수업의 진행을 유연하게 만들지 못하며,
학습지는 학생들의 배움을 이끌기보다는 '빈칸을 채우는' 데 많은 시간을 쓰게 만든다.
실제로 몇몇 교생들은 ppt에 나온 내용을 다 넘겨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으로
학생들의 반응과 상관없이 '페이지 넘김'을 하느라 바빠보였고,
학생들은 교사의 설명이나 안내에 집중하기 보다는 선행이나 배경지식으로 빈칸을 먼저 채웠으며,
친구와 토의해서 내용을 정리하기보다는 미리 쓴 친구의 것을 보고 베끼는 경우도 많았다.
왜 이렇게 교생들(아니, 교사들 포함)은 ppt와 학습지에 공을 들이는 걸까?
ppt나 학습지가 있으면, 솔직히 수업에 '안정감'이 생기는 기분이 들긴 한다.
순서대로 쭉 진행하면 될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니, 어쩌면, ppt와 학습지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교사 본인을 위한 게 아닐까?...
근데, 그럴거면 왜 잘 정선된 교과서가 아니라 굳이 ppt와 학습지인 것일까?
그냥 교과서를 쓰면 준비를 안한 것 같아서 그런 걸까?...
실습 지도를 하는 내내, 교생들에게 이 부분을 제일 강조했었다.
가급적 ppt나 학습지에 의존하지 않는 수업을 만들어보라고,
자료가 필요한 경우 교과서를 활용해보라고,
특히, 교과서에 이미 제시되어 있는 것이라면 굳이 따로 ppt를 만들기보다는
디지털교과서나 교과서 pdf를 사용하라고 말이다.
또, 여러가지 화려한 자료를 많이 퍼붓는다고 해서 더 좋은 수업이 되는 건 아니며,
'자료를 제한적으로 절제해서' 쓰는 수업을 연습해보라고 주문(?)했다.
그래야, 자료가 끌고 가는 수업이 아니라,
교사가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도에 따라서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이다.
실제 내 수업-담임수업이든 시범수업이든-에서도 가급적 ppt나 학습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반 교생들 역시, ppt나 학습지를 쓰는 게 줄어들었다.
교사가 먼저 모든 세팅을 완성해놓고 학생들의 멱살을 잡고 강제로(?) 끌고가기보다는,
학생들의 말과 언어를 바탕으로 '연결짓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부분만큼은, 그래도 교생들에게 잘 전달하고 가르쳤단 생각을 해본다. ㅎㅎㅎ
=> 위의 과정안 피드백 내용에 따라, ppt가 아닌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제시해주었던 교생의 수업.
이 수업 후에 받았던 한 학생의 피드백에서도 칠판에 종이로 놓여있어서 좋았다는 말이 있었다.
=> 이렇게 학생들이 직접 정리한 것을 모아내는 것은 내가 많이 쓰는 방식이다.
담임 수업 공개에서 이 방식을 본 교생이 자신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적용해봤고,
아이들의 언어를 잘 모아내주었다.
고마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