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초 첫 부장 라이프> #4.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준 것
1년을 살아가는게 힘들었다.
나몰라라 내던질 수도, 대충 할수도 없는 1년을 살면서 어떻게든 힘듦을 이겨내야만 했다.
솔직히, 뭘 어떻게 해도 힘듦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힘든 건 힘든 거였으니까.
그저, 힘들 때 ‘위로’가 되는 것을 찾을 수 밖에.
자식과 똑같다.
아무리 자식이 이뻐도, 잠 못자고 몸이 피곤한 고통은 고스란히 현실이다.
이쁨이 힘듦을 상쇄해주지는 않았다. (적어도 난 그랬다.)
그나마 아이 키우는 고통은 아이의 자라남과 웃음을 보면서 위로를 받고 잊을 수 있었는데,
연구부장 업무의 고통과 힘듦은 결과물을 본다고 해서 위로를 받고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깟 이거 하나 때문에 내가 들인 시간과 에너지가 도대체 얼마야!!!’ 라는 분노가 솟았다. ㅋㅋ)
그랬던 시기,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것은 ‘음악’이었다.
그것도, 그동안엔 정말 거들떠도 안보던 대중음악 말이다.
개인적으로, k-pop이 그렇게 인기를 끌고 사람들이 좋아라 해도,
난 좋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오히려 항상, 클래식, 교향악이 나에게 에너지였고, 힘이었다.
대중음악은 '가볍게 즐기는' 것이었을 뿐, 이게 나를 위로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봤고,
가사에 감명을 받을 거라고는 꿈도 안꿔봤다.
그런데 올해, 연구부장을 하면서 그 일이 일어났다.
심지어 한 명의 가수에게 빠져버렸다.
바로, YB의 윤도현.
(옆에서 날 보던 남편이, '넌 빠져도 어째 나이 많은 아재에게 빠지냐....' 라고 했.....)
그를 처음 실물로 대면했던 것은 2017년이었다.
앰네스티 행사였던 GIVE A HOME에 게스트로 왔었을 때 만났었고,
그때 공연을 보면서 ‘와, 이 사람, 실력있다, 매력있네?!’라고 생각했더란다.
그 땐, 그냥, 실력있는 뮤지션 정도의 인식이었다.
(아, 물론, 앰네스티 활동에 힘을 실어줬다는 자체만으로 호감은 있었다. ㅋㅋㅋ)
그러다 올해, 어쩌다가 우연히 노래 하나를 들었는데,
한창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던 나에게 해주는 것 같은 노랫말이었다.
홀린 듯이, 그 노래만 수십번 반복해서 들었다.
(사실, 그동안 내가 클래식, 교향악을 좋아했던 것은,
순수하게 반짝이는 소리가 귀와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가사가 들어간 대중음악들은 음악 자체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정말 마음이 '힘들어' 지니, 정화고 뭐고, 눈에 보이는 위로가 필요하더라. ㅎㅎ)
유툽 알고리즘을 따라 자연스럽게 다른 노래들이나 영상을 연결해서 듣게 되었고,
그 이후엔 자연스러운 ‘입덕(이라고까지 말하기엔 약간 애매한)’ 길로 들어섰다. ㅍㅎㅎ
... 도대체 글을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그의 노래 중, ‘최애’ 노래 2개를 소개하고 끝내야겠다.
1. Jumping to you
“눈물나게 아름다운 그대 죽지 말아
Jumping to you and into your world
어제의 넌 지워버려 모두 바꿔버려
살아남자 우리”
: 살아남으란 말이, 가슴에 콱!와서 박혔다면,
정말 좌절되는 순간에, 이 가사가 날 응원해주는 것처럼 들렸다면,
너무 ‘오바’처럼 보일까?
하지만 그 땐, 정말 매일 같이 울다시피 하면서 지내던 그 순간엔 그랬다. ㅎㅎ
2. 흰수염고래
“어쩌면 그 험한 길에 지칠지 몰라
걸어도 걸어도 더딘 발걸음에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
: 무한 재생했던 바로 그 노래.
어둑해지는 교실에서 혼자 앉아서 눈물 뚝뚝 흘리면서 들었다.
누군가가 넌 절대 혼자가 아니라고,
투박한 위로 하나 건네주는 느낌이었더랜다.
... 여전히, 글 마무리가 잘 안되지만, 더 붙일수록 이상해질 것 같은 글.
이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