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 교과서 지식의 요약전달 위주로 흘러가는, 온라인 동영상 클립에 대한 고민.
직접 대면해서 수업하지 못하다보니, 수업의 내용이 점점 자꾸 ‘지식’ 위주로 흐른다.
생각과 고민을 촉진하는 내용을 동영상에 담기 무척 어렵달까?...
함께 대화하고 그 속에서 더듬더듬 길을 찾아가고, 자신만의 생각을 구축해갈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동영상 클립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수업에서는 그런 과정을 담기가 참 어렵다.
일방적으로, 내가 쏟아내는 말과 생각을 쏟아내게 된다.
그러다보니 가치적인 내용을 말하면 설교(!)하는 것처럼 되는 것 같아서 꺼려지고,
복잡한 결의 내용은 짧은 클립에 담을 수 없으니 쳐내게 되고,
결국, 내가 제작하는 수업도 교과서의 정리된 지식을 ‘또다시’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서
무척이나 고민스럽다.
그런데, 누군가는 기초는 주입과 암기에서 나온다며,
교과서를 요약, 정리해주는 것에 아주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며, 그게 훌륭한 수업이라고 하더라.
그치만, 정말 그게 다인가 하는 고민을 자꾸만 하게 된다.
예전 글에서도 쓴 적이 있다.
초등학교에서 빈칸 뻥뻥 뚫린 학습지에 집착(?)하고,
또 이미지를 활용해서 ‘재미있게’ 요점정리 시키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교과서 자체가 이미 최~~~대로 지식을 단편화시키고 압축시켜놓은 것인데,
그마저 개조식으로 요점정리하는 것은
과연 학습과 배움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하는 글이었다.
기초적인 지식이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머물러 있는, 그리고 그렇게 정리해서 주입하는 교육이
잘 가르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 자꾸만 나는 걱정과 우려가 든다.
정리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더라도,
그래서 왠지 찝찝(?)할지라도,
자꾸 생각하고, 자꾸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닐까?
복잡다단한 세상을 단순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이 정말 배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동영상으로 제공되는 수업이 자꾸
과거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회귀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그래서 학생들의 생각과 고민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외우는 존재에 머물게 만드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정말 배움에 필요한 고민과 생각을 던져줄 수 있는가가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인데,
너무나 명쾌하게 주입하고 암기하게 하는게 기초교육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그리고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마음이 매우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