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친화적인 교실꾸리기 - 열번째 이야기: 규칙을 넘어
지난 글을 쓰면서 사실 많이 떨렸어요.
교실살이에서 어쩌면,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규칙'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글을 보신
선생님들의 반응이 어떨까, 많이 긴장되었거든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 '규칙'을 넘어서는 대안을 이야기하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으니...
다행히, 한 선생님께서 스포(!)를 해주셨더라고요. 고마웠어요. ^^
제가 글을 좀더 편하게 시작할 수 있겠더라고요.
...네!
규칙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으로 내세우고 싶은 것은 바로, '권리선언' 입니다.
지켜야할 것이 가득한, 그래서 첫날부터 숨이 콱콱 막히는 교실보다는
삶을 누리는 기쁨이 있는 교실이
아이들에게 더 의미있고 인권친화적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우리들의 약속이자,
함께 공유해야 할 목록이라고 생각했어요.
지켜야 할 의무의 목록인 ‘규칙’이 아니라,
누구나 함께 누릴 수 있는 ‘권리’라는 이름, 교실인권선언.
오늘은, 교실인권선언문 만들기 활동을 소개할까 해요. ^^
Step 1. 권리선언이 뭐야?
"세계인권선언.
이어, 왜 이것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지,
모둠별로 하나의 권리를 맡아서
이렇게 권리 선언문을 만들고 선포하면 아이들의 언어가 달라져요.
"야!! 너 이러면 안되잖아! 쌤~! 얘가 자꾸 규칙을 어겨요!"
라는 부정적인 언어 대신,
"나한테는 ~할 권리가 있거든! 존중해줬으면 좋겠어!"
라는 말로요.
(물론... 이렇게 말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안내가 좀더 필요하긴 해요. ^^)
몇몇 분들은 '권리선언문'을 보시고 이렇게 염려하세요.
"이러다가 애들이 자기 권리만 주장하고,
교실이 무너지면 어떻게 해요?
안지키면 벌칙은 없나요?
그냥 이렇게 둬도 알아서 잘 할 수 있다고요?"
교사들은 대체로 문제상황을 먼저 가정하고 상상하려는 습관이 있어요.
물론, 우리가 흔하게 교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라 미리 예방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해요.
그러나 어쩌면, 그 마음이 우리의 교실을 점점 더 '경직'되게 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단계를 이야기하면서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아이를 길러내고자 하면서도
동시에 내재된 불안감을 규칙이라는 형태로 '감시와 통제'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요?
교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권'이나 '권리'에 대해 많이들 오해해요.
왠지 권리를 말하면, 모든 행동을 '무조건적으로 허용'해야 할 것처럼 말이지요.
권리선언이 규칙을 대신할 수 있다는 말에 어쩌면, 이런 댓글을 달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한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되네요.
그래도 아이들이 '책임'과 '의무'를 지키는 걸 배워야 하지 않나요?"
그래서,
다음 글을 통해 '권리와 책임'의 관계를 좀더 깊이 생각해보기로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