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때기 독서시간] #1. 학교는 팀플레이를 하고 있을까?
마르지않는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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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0 10:55
교사는 어쩔 수 없는 교사인가 봅니다.
무슨 책을 읽어도 자꾸 '학교 이야기' , '교육 이야기'로 해석하게 되거든요.
이번 시즌에는 제가 읽었던 책에서 떠올린 교육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먼저 첫번째 책,
히가시노 게이고가 2012년에 발표한 소설, <매스커레이드 호텔>입니다.
소설의 여자 주인공은 호텔리어입니다.
인용한 부분은 그녀가 왜 호텔리어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나오는 부분입니다.
대학입학시험을 치르던 해, 그녀는 호텔에서 숙박을 하게 됩니다.
하룻밤을 자고 시험장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어머니가 챙겨주신 '합격 부적'을 호텔룸에 놓고 온 사실을 발견하지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시험을 시작하려는 무렵,
놀랍게도 시험 감독관이 부적을 가져다 줍니다.
호텔에서 가져다주었다는 말과 함께요.
시험을 마치고 감사인사를 하기 위해 해당 직원을 찾는 여자 주인공에게 한 호텔리어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팀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관련한 뉴스와 이슈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에 대한 포털 뉴스 댓글창을 열어보면
밑도 끝도 없이 '학교와 교사'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즐비하지요.
교사로서 솔직히, 그런 댓글을 보면 기분이 상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다고, 저 사람들이 이상한 거라고, 여러분이 오해하고 있는거라고
변명하고 싶어지지요.
하지만 아무리 변명한들, 사람들의 싸늘한 눈길을 바꾸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억울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면 그게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하는 일종의 숙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학교에 근무하지 않는 사람들-학부모나 일반인들-에게 교사는
'공교육, 학교 시스템 그 자체'로 보입니다.
비슷한 예로,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개돼지'라는 발언을 했을 때,
그 한 사람의 잘못이나 비행이라고 잘라 말하지 않고,
"교육부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지금까지 교육 정책이........." 라는 식으로 말하곤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교사 집단이 다 그런것도 아닌데, 욕먹는 것이 너무 억울해.' 라고 말한다 한들,
곱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핑계 댄다거나 책임 회피라는 소리를 추가로 듣기도 합니다.
교사집단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우리에겐 어쩌면,
'팀플레이'의 정신을 다시 되살리는 게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학교는 교사 모두가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른바 팀플레이지요.
학생과 학부모가 흡족해하신 건 어느 한 교사의 공적이 아니에요.
거꾸로 나쁜 교육경험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가 어려움을 당한 경우에도
그 한명의 교사만이 아닌, 우리 학교 전체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