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담임이야] #5.「말모이」를 감상하는 아이들
현재.
지금의 6학년.
2007년에 태어났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역사적 사건들을 살펴본 후 그 간극들 메워주기 위해 활용하는 교구 중 하나가 바로 영상입니다.
‘조선어학회’ 라는 나름의 키워드를 접한 오늘. 지금까지의 짧고 짧은 영상들 속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보기로 했습니다.
네, 이러저러한 영상들 속 아이들에게 큰 의미를 제공하고 싶어서였는지 영화라는 영상 그득한 자료를 활용하였습니다.
선택한 영화는 「말모이」입니다.
130분이 넘는 상영시간. 상영시간에 대한 부담보다는 아이들의 이해와 공감을 위한 시간으로 생각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선택을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의 감정이입도 쑥쑥!! 높여줄 겸 국어 다음 단원인 연극단원을 고려, 장면 표현하기란 미션을 제시해 보기로 계획하고는!!.
워낙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이 많은 탓에 연극을 위한 준비도 필요했으니까요.
이 시간을 기회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솟아나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학습하게 될 국어 7단원에도 꽤 좋은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래서 감상활동 계획은 이렇게 진행해 보았습니다.
- 영화감상을 통해 일제강점기 시대 상황 느껴보기
- 영화감상 후 가장 기억에 남았거나 의미 있게 다가온 장면이 있었다면 어떤 장면이었나요?
- 우리나라가 그토록 한글을 지키고 싶었던 이유 생각해보기
-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우리말의 역사와 가치 생각해보기-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말에 대한 나의 생각은?
- 나에게 그토록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내가 역할극으로 표현해 보고 싶은 장면은?
일단은 이 정도로 시작하고 아이들의 반응 방향에 재빠르게(?) 대처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유해진과 윤계상, 까막눈과 조선어학회 대표로 만나다!
두 배우의 입체적 호흡이 완성하는 ‘동지’란 말의 따뜻함 <말모이>
관객이 사랑하는 두 배우, 유해진과 윤계상이 <말모이>로 함께 했다.
한 명은 전과자 출신의 까막눈, 다른 한 명은 독립운동을 하는 지식인인 조선어학회 대표.
출신과 나이, 성격 등 모든 것이 극과 극인 판수와 정환의 관계 변화를 통해 같을 ‘동’ 뜻 ‘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란 의미의 ‘동지’(同志)가 얼마나 아름답고 가슴 벅찬 말인지 관객에게 알리는 것도,
티격태격 앙숙 같은 대립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말모이’ 작전에 함께 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재미와 감동을 그려내는 것도 두 배우의 몫이었다.
지금 우리들이 공기나 물처럼 당연하게 쓰고 있는 우리말과 한글. 이름조차 일본식으로 바꿔야 하는 창씨개명까지 이르렀던 일제 통치 기간 동안, 우리말은 과연 누가 어떻게 지켰을까? 영화 <말모이>는 그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말을 모아 조선말 사전을 만들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거 옥고를 치렀던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된 이들의 ‘우리말 사전 만들기’가 제공한 큰 뼈대 뒤편으로, 영화는 ‘말모이’에 함께 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눈을 돌렸다.
출처<영화 ‘말모이’ 줄거리 정보>
위 문구의 말들이 더 와닿았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
이렇게 우리 반은 활동 안내가 이루지기가 무섭게 재빠르게 불을 끄고는 영화상영관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시대극치고는 아이들이 집중하고 몰입하는 모습들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사실 여느 해에 비해 감성이 엄청 흘러넘치는 반은 아니어서 엄청나게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가끔은 밀려오는 감성들이 크게 반응 하는 날도 있나봅니다. ㅎ) 감성이 반응하는 날. 마치 자기가 사용하는 말을 누가 어찌라고 한 것처럼 엄청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말모이 ’정신을 상징하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이란 문구를 들었을 때,
계속 이 말을 되뇌이며 우와!! 우와!! 하며 감탄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이렇듯 침묵하듯 몰입하고 몰입하여 반응하는 모습이 아이들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러했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으면 당연한 듯, 자연스러운 듯, 편안한 듯 보이는 것 같지만,
역사기록 하나, 사건 하나에, 영화에, 이런 고리들로 제공된 자료에 또 우리가 들고 있는 교과서 속 사진 한 장에 궁금해하고 반응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 쓰고 있는 우리말, 누가 어떻게 지켰을까?”
영화 시작전 던진 이 질문 하나에 아이들은 또 다시 생각에 잠기게 되니 말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영화를 감상하며 역사를 느끼고 저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의 마음을, 그리고 감성을 다시 더듬어 보는 날이 되었던 것 같아 러닝타임이 전혀 아깝지 않은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가슴 뭉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