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기]#7. 학교야 우리가 왔단다!!-3
[다시 시작하기]#7. 학교야 우리가 왔단다!!-3
우리의 인권을 지켜요!!
프로젝트를 구상했던 수업입니다...네 구상은요...
사실 이 여기에도 인권관련 교육활동에 이름을 날리시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이 제목이 조금은 움츠려드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상황에서 사전 계획했던 프로젝트가 흘러가는 방향(?)과 상황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내려놓은 채 아쉽게 활동을 이어나가 본 느낌들로 정리해 나가볼까 합니다.
지금 우리반 친구들은 모두가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격일제 등교로 인해서 절반의 인원이 등교를 하면 나머지 반은 가정에서 원격으로 학습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 프로젝트의 진행이 어떻게 잘 흘러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사실 이미 가지고 시작을 했던 터였습니다.
5학년 1학기 사회 2단원의 인권 존중과 정의로운 사회에서 인권이라는 주제를 토대로 활동들을 구성하고 진행해나갔습니다.
1. 인권을 지킨 인물들
2. 인권을 이야기해요
3. 나도 인권이 있어요
4. 인권존중 픽토그램 만들기-> 핀버튼으로 제작하기
5. 우리에게 필요한 학급규칙 만들기
6. 나를 지켜주는 최고법은?
7. 우리반 인권송 만들기
지금은 4. 인권존중 픽토그램 만들기-> 핀버튼으로 제작하기 후 5. 우리에게 필요한 학급규칙 만들기 단계 활동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마스크로 인해 적당한 자동필터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A와 B그룹 마치 두 반을 운영하는 듯한 이 학급 분위기로 인해 그때그때 활동 진행은 꽤나 유연하게(?) 안내하고 대처해 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은 이제 겨우 4주간 8번의 교를 했습니다. 3월과 비교를 해보면 주말을 빼고 비교해보더라도 20일 등교를 했을 때의 학기초와는 너무도 큰 차이가 날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그래서 핸드보드나 포스잇의 도움을 얻어야만 활동이 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친구들과 그렇게 밀접하고 끈끈한 관계도 맺어지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교과서적인 관계, 도덕적인 관계만 깔끔하게 유지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추상적인 행동지침만을 떠올려 말하고 행동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때다’ 하는 마음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학급에서 나의 인권이 존중되고 친구들의 인권이 존중되기 위한 교실을 만들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라는 안내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포스트 잇에 우리가 해야 할 말이나 행동을 2가지씩 써 보게 했습니다. 그 후 각자 나와서 자신이 쓴 내용을 직접 칠판에 붙여보게 하고 두 발 뒤로 물러나 친구들은 어떤 내용을 썼는지 잘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4명씩 칠판 앞으로 나와서 포스트 잇에 쓴 내용을 분류해 볼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음 줄 친구가 계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안내를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말한 친구에게 분류된 포스트 잇을 묶어보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안내를 했습니다.
나는 다시 묶여진 내용들을 A그룹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다시 “이 내용들을 한 문장으로 다시 정리하면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최대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아이들이 대답한 내용을 다시 칠판에 적어주었습니다.
의젓하고 차분하게 활동하는 우리 A그룹 친구들.
나름 자신이 수업활동에 참여한 느낌들이 뿌듯해 보입니다.
오늘은 꽤나 용기를 내어서 활동에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내일은 우리 B그룹이 어떤 내용들의 규칙을 만들어 이야기 나누게 될지 살짝 기대도 됩니다.
사실 여느 때와는 달리 프로젝트 활동들이 참 많이 차분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네 서로 다 같이 모여 와글와글 대화도 나누고 이런저런 활동들로 몸도 움직여가면서 했던 프로젝트와는 많이 다를 수 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우리 학급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함께 할 수 없는 격일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라 말할 수 있겠지요. 그와 더불어 또 하나, 하루에 교실수업과 원격수업이라는 두 가지 수업형태를 함께 운영해 나가자니 제일 먼저 교사인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도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사고에도 상황에도 유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는 있으나 3,4,5월의 원격학습과 6월의 격일제 등교학습에, 어떻게 에너지를 충전해 나가야 할지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정말 제 역량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와버리니 어떻게....할 말이 없는 지금입니다.
이런 마음이 비단 저뿐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이 상황에서 안타까워하고 속상해하고 답답해 하고 있을테니까요...
오늘은 이렇게 글을 쓰면서 조금은 그 마음도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작은 기대와 다른 선생님들도 위안을 받으셨으면 하는 마음, 조금더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고자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긁적여보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음에 조금은 힘이 납니다. 그리고 조금 더 힘을 내어보려 합니다. 모쪼록 오늘도 조금 더 기운을 내시고 마음에 에너지 충전 잘해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