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개정 6학년 2학기 국어] 1. 인물의 삶을 찾아서
6학년 2학기 국어 첫 단원인 [인물의 삶을 찾아서]의 교과(용 도)서는 다음과 같은 학습목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1) 이야기에서 인물이 추구하는 삶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봅시다.2) 이야기를 읽고 인물이 추구하는 삶을 파악하여 봅시다.
3) 드라마를 보고 인물의 삶과 자신의 삶을 관련지어 말하여 봅시다.
이 세 가지의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재글로써 교과(용 도)서는,
'나무를 심는 사람', '서로 다른 선택', '(드라마)허준'
세 가지의 제재글(혹은 자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단원과 관련된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문학(7) 자신의 성장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즐겨 읽는 태도를 지닌다.
문학(1) 자신이 좋아하는 문학 작품을 들고 그 이유를 말한다.
듣기·말하기(7) 매체를 통한 소통의 특성을 알고, 매체 언어 예절에 맞게 대화한다.
이 성취기준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이 일어났으면 하는 지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문학 작품 중 자신의 성장과 삶에 영향을 미친 작품에 대해 그 까닭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가?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국어활동 8~11쪽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단원 배움 내용을 바꾸었습니다.
교과(용 도)서의 첫 제재글인 '나무를 심는 사람'은 왕가리 마타이라는 한 인물의 삶에 대한 글입니다. 이 제재글을 배운 후, 학생들은 이야기에서 인물이 추구하는 삶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1) 인물이 처한 상황을 떠올려보고,
2) 인물이 처한 상황에서 인물이 한 말과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보며,
3) 인물이 처한 상황에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 까닭을 생각한다
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도식화된 방법을 기계적으로 안내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작품을 두고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첫 제재글인 '나무를 심는 사람'과 해당 부분은 넘어가고, 대신 학생들이 자신이 읽은 글을 자신의 생각을 담아 드러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넣으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1단원의 구성을 아래와 같이 바꾸었습니다.
1~2차시 '서로 다른 선택'을 읽고 이야기의 인물들이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생각하기
3~4차시 드라마 '허준'을 보고 인물의 삶과 자신의 삶을 관련지어 말하기
<과제> 좋아하는 문학 작품 소개하기
5~6차시 좋아하는 문학 작품을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소개하기
7차시 다른 친구의 좋아하는 문학 작품 소개글 읽고 추천하기
아울러 1단원에서 다루지 않은 제재글인 '나무를 심는 사람'과 국어활동의 '그 고래, 번개'는 독서감상글의 대상글로 과제 제출하였습니다. 굳이 교과(용 도)서의 제재글을 다루고 가야겠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넘어가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국어활동 14~29쪽의 '그 고래, 번개'는 아이들이 읽고 반응하기에 좋은 지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읽히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읽은 후, 첫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학생들의 답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인물들을 객관적 관점에서 파악한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나그네', '한 남자', '노인'이라고 적기도 하였습니다. 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답은 이 일이 우리 삶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함의를 담고 있는 답이라고 '과대평가'해 보았습니다.
제재글 속에서 인물을 평가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나그네'는 생명 중시, 배려심 등의 키워드로 이해하였고, '한 남자'는 이기심이라는 단어로 대부분 이해하였습니다. 학생들의 답을 교사의 평가없이 충분히 듣고 수용하고자 하였습니다.
다음 질문은,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써 봅시다.
였는데... 다시 읽어보니 질문이 비문이고 난해하더군요. 그래서,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인물들이 가진 가치관이 무엇인지 써 봅시다.'
아이들은 '가치관'이 무엇이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가치관'은 '인물들이 추구하는 삶'이라고 바꾸어 말해 주었습니다. 학생들의 답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잘 못 쓴 아이들도 많습니다. 위와 같이 '안전'이라는 키워드를 포착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모두 존중하려고 하였습니다.
조화, 라는 단어도 눈에 들어옵니다. 배려심이나 생명 존중은 결국 조화로운 삶의 태도를 실천하는 한 방법이겠지요. 위의 친구는 아래 부분에 답을 추가하였습니다. 아마도, 이 다음 문제에 대한 답이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현실적, 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네요. 이기적, 이라는 키워드와는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이죠.
다음 질문은,
위의 가치관과 관련 있는 구체적인 경험을 생각하여 써 봅시다.
였고, 연이은 질문은,
위 구체적인 사례를 경험한 것이 자신의 생각과 삶에 끼친 영향을 써 봅시다.
였습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답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뜬금없는 답이 더 많았습니다.
묻는 질문이 너무 추상적이었고, 학생들이 이해할 수 없는 문제임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계속 물었습니다. 선생님, 질문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즉석에서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여러분이 이와 같은 상황이면, 나그네가 될 것인가, 한 남자가 될 것인가?'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위 질문도 좋은 질문이 아닌 듯 합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손 본 질문으로,
'여러분이 이와 같은 상황이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왜 그렇게 행동할 것인가?'
가 더 나은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은 새롭게 제시된 문제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위 답이 제일 전형적인 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렇게 답하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가급적이면 많은 답을 수용하려고 하였습니다. 사실, 위 이야기에서 배려의 선택을 한 '나그네'가 해피엔딩을 거두었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 질문도 던져 보았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노인을 도운 나그네가 함께 죽고, 혼자 산길을 간 한 남자만 살았다면 어땠을까?
그런데 아이 하나가 현답을 하였습니다.
죄책감이라는 키워드가, 교사로서도 참 반박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내 선택 이후에,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죄책감이 찾아온다면... 그래서 인생은 죄책감을, 혹은 후회를, 또는 한밤의 이불킥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 고민하고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이 아이의 발표를 들으면서 해 보았습니다.
아래의 두 답은, 위 어린이의 영향을 받은 답이라고 보입니다.
이 아래는 편하게 답한 아이들의 답이구요. 이런저런 발표를 다 듣고, 다 인정하고, 다 수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친구들의 답을 들으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드라마 '허준'은 요즘 아이들에게 너무 오래된 드라마입니다. 아이들도 알더군요. 요즘 드라마같지 않게 코믹한 상황이나 인물들의 모습도 보인다고 말이죠.
그래도 편집한 드라마가 학생들이 생각해 보기 좋도록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병든 이들을 돕다가 억울한 누명을 쓴 나머지 일정이 지체되어 결국 과거를 치루지 못한 허준.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연좌제에 부닥쳐 과거에 낙방한 유도지가 자신의 문제를 결국 뇌물이라는 방법으로 돌파하는 장면. 유도지가 허준의 위와 같은 행동을 평가하는 모습. 그리고 허준과 유도지 앞에서 이 두 사람을 각각 다른 가치관으로 대하던 고을 수령과 중앙 관리.
교과(용 도)서에 정리하거나 하지 않고, 충분히 위와 같은 논쟁점을 학생들 스스로 찾아보고 이에 대해 발표해 보는 시간을 두 시간에 걸쳐 가졌습니다.
아래는 학생들의 배움일지 내용.
시간을 여유있게 두고, 모든 친구들의 발표를 다 들어 보았습니다. 6학년 들어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모든 아이들의 발표를 다 들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수업을 바쁘게 진행하는 것보다, 시간을 여유있게 두고 모두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도록, 좋은 질문, 넉넉한 시간의 여유, 적절한 제재글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과제로 좋아하는 문학 작품 소개하기 학습지를 배부하였습니다. 질문은,
자신이 읽은 문학 작품 가운데에서,
1)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키거나,
2) 감동을 준 것
을 떠올려 보고, 작품의 제목과 떠올리게 된 까닭을 적어봅시다.
와
떠올린 문학 작품에서,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키거나 감동을 준 것과 관련된 인물을 고르고 그 인물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며, 그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깨닫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쓰시오.
로 구성하였습니다.
활동지를 받아보니, 위 두 질문에 대한 답이 중복되는 부분이 보여서, 조금 더 치밀한 구성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였고, 고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학생 활동지.
위 활동지를 토대로, 두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에 영향을 끼치거나 감동을 준 책을 소개하는 글을 꾸며서 쓰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제로 작성한 활동지를 참고하지만, 책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방향으로 쓰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아래 몇 가지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단원의 마지막 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뽑아준 인상적인 작품들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꼽은 글이 바로 위의 글입니다.
'서로 다른 선택'은 이번 단원의 제재글로써 읽은 글입니다. 이 '서로 다른 선택'으로 세 명의 학생이 글을 써 주었습니다. 수업과 글에 영향을 받은 아이들이 있었다는 증거이겠지요.
마지막 시간에는 학생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추천하였습니다. 원래는 갤러리 워크 방식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스티커 붙이기. 그런데 스티커만 붙이지 않고, 왜 그 작품을 감상하고 추천하였는가도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면지를 활용하였습니다.
뒤판에 가지런히 붙여둔 것 감상.
총 7시간에 걸쳐서 1단원 활동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번 1단원을 통해 가장 잘 활동에 참여한 어린이 하나에 대하여,
주어진 이야기와 드라마를 통하여 등장인물의 구체적인 말과 행동 속에서 배려심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드러남을 표현하였고, 이러한 활동을 토대로 자신의 독서를 통하여 생각하는 바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글로 잘 드러내어 다른 친구들에게도 공감을 이룰 수 있도록 함
과 같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며, 활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어린이에 대하여,
이야기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말과 행동을 통하여 자신이 가진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다른 친구들의 발표를 경청하면서 알 수 있었고, 이러한 활동을 토대로 다른 사람이 문학 작품 속에서 느낀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감상 활동을 통하여 표현함
과 같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