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23. 통계 활용 탐구 포스터
6학년 1학기 수학 4단원과 5단원은 각각 '비와 비율', '여러가지 그래프 - 비율 그래프' 단원입니다. 어린이들은 비와 비율, 백분율에 대해 배운 후, 여러가지 그래프 중에서도 특히 원그래프와 띠그래프 같은 비율 그래프를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교과용 도서는 비율 그래프를 테크니컬하게 안내합니다. 이상적인 문제 상황을 주고 이를 전체에 대한 부분의 값으로 나타내게 한 후, 이를 전체를 100(%)으로 하는 값에 대한 부분으로 나타내는 것을 '연습'시키고 있습니다. 연습. 어린이들이 이를 연습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래야 중학교 가서 수학을 잘하지. 참 얼척없는 말입니다. 초등학교에서의 수학을 배우는 것은, 중학교에 가서 수학을 잘 하기 위한 도구로써의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 교육과정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 배워야 하는지 목적도 모른채, 어린이들에게 이상적인 상황을 준 채 구하도록 하는 것은 재미있게 수학을 배우는 과정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배움을 도외시한 채 그저 놀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재미도 있으면서 배움도 있는 활동, 그것을 위해 여러가지 그래프 단원은 '프로젝트 활동 - 수학 통계 활용 탐구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6학년 1학기 교과용 도서 112~113쪽에 나와있는 탐구수학, '통계 활용 포스터를 만들어볼까요'를 10시간으로 늘린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단원 모두를 프로젝트로 수행할 수 없었습니다. 담임 교사가 밀접 접촉자인 가족 구성원의 자가격리로 출근 정지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던 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쩔 수 없이 보결로 수업할 수 밖에 없었고, 보결 교사에게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없어서 교과용 도서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시간을 두 시간 가량 진행하였습니다. 본격적인 프로젝트 활동은 그 이후에 진행하였습니다.
1차시, 예시 작품 보며 통계 활용 탐구 활동에 대해 알기 - 교실 등교
첫 시간에는 이전 통계탐구대회 수상작 중 어린이들에게 탐구 의욕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결과물을 소개해주면서 중요 내용을 정리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이를 살펴본 것을 토대로, 이번에는 어린이들 스스로 한 번 탐구 주제를 정해보도록 하였습니다. 처음 정하는 것이라 아주 세밀하게 조건을 주진 않았습니다. 우선은 스스로 정해본 후, 제출물을 보면서 조금씩 내용을 좁혀 갈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1차로 제시한 조건은
- 탐구 결과를 비율로 표현할 수 있는 탐구 주제 및 상황 고르기
- 설문조사 혹은 관찰 사례를 조사하여 수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 정하기
- 탐구 주제에 따른 항목은 적어도 네 가지 이상 나오는 상황 정하기
아직 어린이들 스스로 무언가를 탐구할만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첫 시간에는 활동 사례를 보면서 러프하게 계획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디테일을 다듬어 가는 방향으로 안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2차시, 통계 활용 탐구 활동 계획서 정교화하기 - 원격 등교
지난 시간에는 통계 활용 탐구 활동을 위하여 예제 활동을 보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탐구 활동을 정하여 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어린이들이 제출한 탐구 활동 계획서를 어린이들의 설문조사를 보면서, 하나하나 첨삭(!)해 주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탐구 활동 예시를 보면서 탐구 동기를 고려하여 주제를 선정한 후, 탐구 질문을 정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완성된 탐구 주제 및 동기를 제출한 어린이들에게는 탐구 방법을 고민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설문조사 혹은 관찰 사례 조사로 방향을 잡았다면, 그 다음으로 정할 것은 조사 대상을 정하는 것입니다. 더 나은 탐구 활동이 되기 위하여 모집단과 표본집단을 적절히 선정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직 어린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대략의 사례만 안내하였습니다. 6학년 100명, 2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20명씩, 10대부터 50대까지 각 20명씩 등등등.
탐구 활동의 세부적 목표 중 하나는 비율 그래프를 사용하는 것이니, 가급적이면 탐구 표본을 20, 40, 50, 100 과 같이 정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왜 20, 40. 50, 100이냐는 중학교 올라가자마자 유한소수를 다루면서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그냥 그렇다'고 안내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는 어린이들의 배움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탐구 활동을 가다듬느라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과정을 진행하면서 어린이들에게 묻고, 생각해 볼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탐구 질문을 조금 더 다듬어 줄 필요도 있었습니다. 위 어린이는 범주화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주말과 평일은 개별 탐구 문항으로 배치하기 보다는 큰 두 개의 주제로 배치할 수 있습니다. 아마 어린이들의 평일과 주말은 다르게 움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탐구 문항의 층위를 정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주제와 동기는 시의적절한데, 그를 확인하기 위한 탐구 문항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참 아쉽습니다. 특히 위 어린이는 스스로 가장 현재적인 주제를 골라 내었습니다. 이를 어떻게 구조화 할 수 있을지, 선생님과 친구들이 느끼는 온라인 학습 상황을 같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탐구 동기는 '궁금해서', '그냥'인 경우가 많았고, 그렇다보니 탐구 문항도 탐구 자체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가급적이면 탐구 주제와 탐구 동기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안내할 생각입니다.
이와 같이 안내한 후,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눈 것을 토대로 수정·보완한 통계 탐구 활동 계획서를 다시 제출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3차시, 통계 활동 탐구 계획서 수정 제출하기 (1) - 교실 등교
지난 시간에는 통계 활용 탐구 활동 계획서 1차 제출 결과를 함께 보면서, 개개인별로 보완해야 할 지점을 안내하고 이후 어떻게 모집단과 표본집단을 구성하면 좋을지 안내하여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계획서의 보완 제출을 과제로 부여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렇게 보완하여 제출한 계획서를 보고, 실제로 어떻게 설문조사 또는 관찰조사를 수행할지 안내하였습니다.
어떤 어린이는 지난 시간 배움을 전반적으로 되짚어보면서 자신의 계획서를 꼼꼼하게 수정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어떤 어린이는 선생님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계획서를 보완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어떤 어린이는 지난 시간보다 훨씬 완성도 있게 자신의 계획서를 수정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어떤 어린이는 여전히 지난 시간의 논의가 반영되지 않은 계획서인 상태로 제출하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일단 한 번 계획을 실행해 보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시뮬레이션은 어린이들에게 쉽지 않은 요구입니다. 사실 어른들도 그렇잖습니까.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그런 계획들이 장및빛 환상인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며, 따라서 계획을 실행에 옮겼을 때 생각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낙심할 때가 많잖습니까. 일단 한 번 계획이 머릿 속에 들어앉으면 이를 실행하지 않고 손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물며 어린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과 교사의 눈으로 어린이의 계획이 터무니없어 보이더라도, 이를 고쳐서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것보다는 우선 실행시킨 후 전반적으로 다시 한 번 활동하게 하는게 더 낫다는 것이 제 경험에 따른 판단입니다.
어쨌든 어린이들의 수정된 계획서를 보면서, 불현듯 통계활용대회가 생각 났습니다.
매년 통계청 주최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통계활용대회가 열립니다. 올해로 23회째로, 오늘까지 신청 마감이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이런 대회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고, 혹시 통계 활용 탐구 활동을 수행하면서 한 번 대회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하였습니다. 날짜가 촉박하여 한 명의 어린이도 참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조금 더 일찌감치 제안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의 수정 계획서를 본 후, 설문조사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온라인 클래스에서의 설문 기능과 구글 설문 등의 방법이 있음을 간단하게 안내하였습니다. 아직은 더 구체적인 기능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니 너무 깊이있게 자세히 소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4차시, 통계 활용 탐구 계획서 수정 제출하기 (2) - 교실 등교
지난 시간에 수정하여 제출한 통계 활용 탐구 계획서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본 후, 다음 시간에는 우리 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조금 더 가다듬어 실행하도록 안내할 생각이었는데, 지난 시간 어린이들의 수정본을 보고는 '이건 결국 한 번 해 봐야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 알겠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뭐, 항상 딜레마입니다.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계획을 실행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일단 해 본 후 조금 더 심화된 방식의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게 할 것인가.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5차시, 통계 활용 탐구 1차 설문조사 참여하기 - 원격 등교
이번 시간에는 우리 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통계 활용 탐구 활동 설문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온라인 클래스의 '설문 기능'을 활용하여, 지난 시간까지 준비하였던 설문조사를 우리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시간을 정한 후, 설문을 만들도록 하였고 그런 다음에는 다른 어린이들의 설문에도 참여하도록 하였는데, 생각보다 참여율이 높지 않아 조금 더 시간을 주고 해 보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를 토대로 설문조사 항목을 보완해보도록 안내할 생각입니다. 그런 다음, 다시 한 번 모집단과 표본집단을 명확하게 가른 후, 이를 토대로 설문조사 혹은 관찰조사를 거쳐 통계 활용 탐구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6차시, 통계 활용 탐구 1차 보고서 작성하기 - 원격 등교
지난 시간에는 통계 활용 탐구 활동 1차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우선 우리 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클래스의 설문 조사 기능을 활용하여 설문을 진행하도록 안내하였고 어린이들은 자신의 설문 문항을 세팅하여 설문 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통계 활용 탐구 활동 1차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설문을 수정하고, 설문 대상을 확대하여 제대로 된 설문 조사를 수행한 후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게 할 것입니다.
아래에서부터 천차만별인 1차 제출물.
아쉽게도 배움은 여기에서 중단되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1차 보고서를 바탕으로 설문 결과를 분석하고, 설문 문항을 정교화하며, 이번에는 우리 반 어린이가 아닌 모집단을 조금 더 넓혀 표본집단을 설정한 후, 설문조사를 해 보거나 자료조사를 하여 최종 보고서를 쓰는 과정으로 나아갔어야 하는데... 갑작스런 원격 등교 전환 및 학기말 여러 분주함 때문에 여기에서 멈춘 후, 나머지 배움은 원격 상황에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깨달은게 있다면, 제 성향과 과제를 수행해가는 어린이들의 접근 방식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년에 같은 활동을 조금 더 정교화한다면,
1. 사례 탐색 - 2. 계획 수립 - 3. 1차 조사 실시 - 4. 1차 탐구 보고서 작성 - 5. 조사 결과 반성 - 6. 계획 정교화 - 7. 2차 조사 실시 - 8. 최종 탐구 보고서 작성 - 9. 통계 활용 포스터 전시 - 10. 배움 정리
정도로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