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19. 경제생활보고서 (3)

지난 10라운드까지의 과정을 요약해본다면, 물물교환에서 시작한 경제 생활이 시장을 형성하면서 상업 자본주의를 형성하고, 신용을 기반으로 화폐가 생기면서 활발해진 유통은 새로운 수요를 낳으면서 자본이 산업으로 향하도록 하는 기틀을 마련합니다. 과학 지식의 축적과 과학 기술의 발달은 생산혁명을 만들어내면서 비로소 산업 자본주의를 향해 달려갑니다. 조금 더 나아가 봅니다.

 

 

9차시. 11라운드. 공장제 수공업의 형성 - 교실 배움

 

전직 및 고용 페이즈

 

이번 라운드를 시작하면서 주/부업 자급자족을 이루던 어린이 모두가 직업인으로써의 전직을 마쳤습니다. 아마도 이제는 주/부업으로 살아가는 것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경제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어린이들은 먹고 사는 것 이외에도 더 많은 재화와 용역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 고용 페이즈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라운드에 등록금을 내고 대학생이 된 어린이들은 레포트를 제출한 후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엔지니어로 노동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고용할 수 있는 직군은 마스터와 기업, 그리고 직업인(농사/목축/채집/사냥)들입니다.

 

- 기업에서 엔지니어를 고용하면 이제 기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한 기계는, 직업인으로 하여금 두 배의 생산력을 갖게 해 줍니다.

- 직업인이 엔지니어를 고용하면 식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식사 페이즈에서 쌀 하나와 부식 하나를 먹어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하지만, 식품을 먹게 되면 하나만 먹어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완전숙련노동자 이벤트

 

10라운드까지 총 다섯 라운드 동안 노동자로 근무한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이 어린이가 9라운드엔가 조용히 와서는, '자기는 노동자로 4일째 일하는데, 자신의 숙련도는 보상받을 수 없는가?'라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고 즉흥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노동자로 5일 동안 일한 어린이는 완전숙련노동자가 되어 특별 제품 하나를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날은 이를 조금 더 발전시켜, 완전숙련노동자로 3일 더 일하면 자신의 숙련도로 자영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제 완전숙련노동자로 첫 라운드를 맞이한 어린이는 세 라운드 더 일하면 자영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복잡해들합니다. 그래도 아주 싫어하거나 못하지는 않는 모양새입니다.

 

마스터 창업 이벤트

 

전직 페이즈를 마무리 하면서, 이제 마스터의 창업 이벤트가 발동하게 되었음을 안내하였습니다. 이전 라운드까지 라운드 당 한 명 씩, 세 명의 노동자를 고용한 마스터는 이제 기업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수공업도 공장형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 라운드에 이어 대학 입학생을 더 모집하였습니다. 지난 라운드에 대학을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하여 이번 라운드부터 엔지니어 활동을 하게 되면서 엔지니어의 가치가 높아졌고 입학금도 약간 높아져서 금 6 또는 10 머니를 내야 입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식 환율은 금 1에 2 머니이지만, 이전 라운드보다 금의 가치가 약간 떨어졌습니다. 입학금이 오른 탓인지 이번 라운드에는 대학 입학생이 없었습니다.

 

생산 및 거래 이벤트

 

이어서 생산 및 거래 페이즈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날부터 개인간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모든 거래는 상인을 중심으로 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사실, 상인을 중심으로 거래하는 것은 처음부터의 규칙이었습니다. 사실 경제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생산자와 소비자는 바로 연결될 수 없습니다. 저도 잘 모를 때는 유통 마진이 너무 많다, 고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유통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가령, 만 평의 배추를 가꾼 생산자가 이 배추를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면, 소비자 중에서 배추를 '밭떼기'로 사는 소비자는 얼마 없을 것입니다. 많아야 수백포기 정도일텐데, 이런 거래를 위해 온라인 페이지를 만들어 직거래를 연다고 하더라도, 결국 하나하나 거래하기 위해 그 만큼의 품을 팔아야 합니다. 우리가 중고 거래를 하나 하더라도 약속 시간 잡고 약속 비용 정하고 실제로 시간을 들여야 하지 않습니까. 요즘 한참 동네 거래 앱을 통한 무료 나눔이 회자되는데, 그런 나눔만 하더라도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지 않습니까. 생산자는 유통업자에게 모든 것을 다 넘기고 새로운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유통을 담당하는 직군은 반드시 필요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유통업자를 위한 더 큰 유통업자가 필요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그런 이유로 사인간 거래는 원래 생각지도 않았는데, 어린이들끼리 금과 식량을 바꾸는 음성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거래는 상인을 통해서' 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몇 명의 어린이들은 '거래의 자유가 막혔다'며 '이제 이 나라는 망했다'고 한탄하기 시작했습니다. (씨익) 어쨌든.

 

 

생산과 거래를 하기 전에 특별 상품의 가격을 상인들에게만 안내하였습니다. 이제 귀족이 슬슬 몰락해갑니다. 새로운 부가 하염없이 유입되는 것이 아닌 바, 하지만 소비의 습성은 남아서 이들의 재산을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변화하는 경제 시스템 아래에서 부르주아지들이 새롭게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가면서 그들의 시대도 몰락해갑니다.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 바로 1789년의 프랑스대혁명입니다.

 

그 몰락의 단초를 드러내기 위해, 귀족을 위한 특별 상품의 가격도 대폭 낮아졌습니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적은 법. 생산과 거래를 시작합니다.

 

부지런히 생산과 거래를 수행한 후, 어린이들은 세금을 내고 식사를 하였습니다. 세금은 금 2 혹은 2 머니를 내면 됩니다. 금의 가치를 조금 더 낮게 두면서 돈을 돌게 하려는 생각입니다. 아마, 다음 라운드부터는 금은 받지 않게 되겠죠?

 

 

 

 

여담

 

기업을 설립한 어린이는 기계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어놓으려고 하였는데, 안타깝게도 한 대의 기계도 팔지 못하였습니다. 기계를 위해 노동자도 세 명이나 고용하고 엔지니어도 고용하여 비용이 잔뜩 들어갔는데, 안타깝게도 이 비용이 그냥 사라진 것입니다. 교사에게 하소연 합니다. 손해를 보았다고.

 

교사는 자본을 가진 기업은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임을 귀띔해 주었습니다. 자본가들은 그렇게 자본을 더 확장해갑니다. 과연 그것은 어떤 귀결을 맞이하게 될까요. 그것도 지켜 볼 일입니다.

 

 

 

10차시. 12라운드 시작.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 교실 배움

 

행복도 개념의 도입

 

이번 라운드에는 '행복도' 개념을 도입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와중에, 몇 어린이들은 해야 할 바를 알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혹은 방관자적인 입장을 띄고 있습니다. 모든 어린이들이 체력 3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식사를 제때 챙기지 못해 체력이 1 이하로 내려가는 순간 자신의 직업 혹은 주/부업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한 채 살던 곳에서 쫓겨나 도시로 유입되어 도시 노동자가 된다는 설정을 잘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도시 노동자가 되었는데도 - 도시 노동자가 되는 순간 다시 체력을 3으로 회복합니다 - 여전히 제때 식사를 챙기지 못하여 체력이 쑥쑥 닳아가고 있는 어린이가 생겨나는 바람에 이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마침 이 질문을 하는 어린이가 있어서, 처음에는 이 어린이들이 유령이 되어 그냥 선생님 보조나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그 이야기를 했더니, 여자 어린이 하나 - 노동자를 셋이나 고용하고 마침내 기업을 만들어 이대로만 가면 주식회사를 설립할 수도 있는 - 가 급 이 이야기에 꽂혀서는 어떻게 하면 유령이 될 수 있냐며 그걸 하겠다며 계속 배움 활동의 취지에는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하는 바람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행복도'의 개념이었습니다. 노동자로 지내다가 건강을 다 잃게 되면 치료는 받게 되지만 결국 건강이 악화되었으므로 불행도가 1만큼 높아진다는 설정을 넣기로 하였습니다. 그러고나니, 이번 라운드에는 주거 개념을 도입하여 집을 사는 설정을 넣기로 하였는데, 그것을 행복도와 연관시켜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의도치 않게 활동의 목표가 '행복도'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이제 생각하고 있는 활동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현재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아래에서 무엇이 시민의 행복도에 깊이 관련있는지 고민하여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전직과 고용 페이즈

 

전직을 수행하였고, 대학생도 한 명 뽑았습니다. 그런 다음 고용을 하였습니다. 이전 라운드까지는 없었던 설정 하나를 집어 넣었는데, 재고용을 하려면 호봉 개념을 도입하여 급여를 조금이라도 올려서 계약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원활하게 진행하나 했는데... 앞서 언급한 기업주 어린이가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보건실에 가서는 시간이 끝날 때까지 올라오지 않는 바람에... 해당 기업에 소속된 엔지니어와 노동자 어린이들이 붕 뜨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어린이를 기다릴 수 없어서, 일단 노동 계약을 해촉하도록 하였고 다른 직업인과 새로운 계약을 맺도록 유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노동 계약을 맺지 않고 한 라운드를 허비한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행동들도 사실은 논의할 가치를 가지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서 굳이 억지로 등 떠밀진 않았습니다. 같이 이야기 해 볼 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래 중 판매 페이즈

 

지난 라운드까지는 거래 페이즈로 운영하던 것을, 이번 라운드부터는 상인에게 판매-상인에게 구매로 나누어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정신없기도 하고... 모든 거래는 상인을 거쳐서 하는 거래로 하도록 규칙을 정하였으니, 상인이 사 들이는 행동과 판매하는 행동을 나누는 것이 조금 더 의미있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11차시. 12라운드 완료.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 교실 배움

 

거래 중 구매 페이즈

 

지난 라운드까지는 기업의 생산품인 기계가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준다는 것의 의미를 어린이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라운드에 애써 노동자를 고용하여 운영하고 엔지니어를 고용하여 기술 개발을 한 후 기계를 생산하였던 기업이 기계를 한 대도 팔지 못하였습니다. 아마 기업주인 어린이가 그 때문에 의기소침하여 더 보건실에 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덕택에 생산 페이즈도 놓치고 아무 생산도 하지 못한 이 기업주 어린이는, 이번 구매 페이즈에서 서로 기계를 구매하고자 하는 직업인들의 아우성에 아마 얼이 빠진 듯 합니다. 제게 슬며시 와서 묻더군요.

 

- 선생님, 기계를 더 만들 수는 없나요?

- 지난 시간에 생산 페이즈가 이미 지나갔고, 너가 고용하던 엔지니어와 노동자들은 너랑 고용 계약을 하지 못해 다른 곳에 고용되었잖아?

 

안타까운 일이죠. 사실 우리 경제 생활도 그렇잖습니까? 기계 생산 및 판매 수입의 기회 비용이 보건실이 되어 버린 상황을 어린이가 과연 알게 되었을까요?

 

그래서 뜬금 없이 다른 어린이가 엔지니어를 고용해서 생산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쌀을 생산하는 이 어린이 쪽에서 묘한 이야기가 흘러 나옵니다. 이 어린이가 고용한 엔지니어가 자신의 돈을 들여 기계를 구입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따로 불러서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너희는 동업이 아니다, 라고.

 

쌀을 생산하는 어린이에게, 엔지니어에게 돈을 돌려주고,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은행인 어린이들과 상인인 어린이들은 바쁘기 그지 없습니다.

 

한 쪽에서 볼멘 소리가 흘러 나옵니다. 쌀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상인들이 쌀값을 너무 비싸게 불러서 쌀을 살 수 없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소리가 나와야 정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넣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세금과 식사 페이즈/주택 구매 이벤트

 

구매 페이즈가 끝난 후, 세금과 식사 페이즈를 진행하였습니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어린이들 중 체력이 고갈된 어린이들에게 행복도 마이너스 1 마크를 준 후, 체력을 2로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주택 구매를 실시하였습니다. 20 머니로 집을 살 수 있는 이벤트에 세 명의 어린이가 집을 사서 행복도를 증가시켰습니다. 집을 살 수 없는 어린이들은 전세 비용 5 머니씩을 내도록 할 생각이었는데, 아직 돈이 돌지 않아 시행을 다음 라운드로 미루었습니다. 덧붙여, 돈이 돌아야 인플레이션 상황도 적용할텐데... 아마 올해 활동에서는 어려울 듯 합니다.

 

다음 라운드부터는 은행이 화폐 발행 기능을 갖게 됩니다. 이제 은행에서 돈을 찍어냅니다. 정부의 기능을 적용하기 위하여 최대한 자유주의 경제 시스템 쪽으로 밀어 붙여야 하는데, 그러자면 세금 제도를 이후로 미루었어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활동 중 처음으로 딜레마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이렇게 12라운드 활동을 마쳤습니다. 어린이들의 반응은 좋습니다. 쉬는 시간에, '밥을 먹었어야 하는데' 같은 이야기들이 단발마처럼 흘러나옵니다. 몇 명의 어린이가 의욕없이 참여하는데, 이도 지속적인 피드백과 푸시, 그리고 적절한 서포트를 통하여 자꾸 활동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함께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12차시. 13라운드. 기술의 발전 - 교실 배움

 

전직과 고용 페이즈

 

시작하면서 노동자로만 7라운드인가를 일한 어린이가 있어서, 창업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원래는 8라운드였는데, 너무 긴 듯 하여 앞당겼습니다) 창업하겠냐고 물었더니, 지금 자기를 고용하고 있는 친구가 망하면 그 때 창업하겠다고 하네요. (쿨럭)

 

이제 전직을 시도하는 어린이는 없습니다. 직업 밸런스가 맞는다 생각해서인지 소극적입니다.

 

기업과 마스터, 직업인 공히 세 명의 노동자와 한 명의 기술자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 고용하는 노동자 당 기계를 만들 수 있으므로 한 라운드에 세 대의 기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단, 엔지니어를 함께 고용한 경우에만 기계 생산이 가능합니다. 엔지니어를 고용한 직업인은 식품생산을 할 수 있습니다. 기본 3 만큼의 생산력에, 노동자 한 명 당 1(초보 노동자)/2(숙련 노동자) 생산력이 추가되고, 기계를 살 경우 여기에 3 생산력이 추가됩니다. 엔지니어를 고용하지 못한 직업인은 원래 생산하던 것을 생산하게 됩니다.

 

고용한 노동자를 재고용한 경우에는 임금 인상 계약을 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호봉제 개념을 도입해 본 것인데, 이는 숙련 노동자가 받는 대우에 대한 것이면서, 기업의 경우 노동비를 아끼기 위해 고용을 해소하고 낮은 임금으로 새로운 고용을 하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것인데, 아직까지는 계속 재고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어린이가 세 명 있었습니다. 이 어린이들은 실업 상태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고용 실패의 원인은 뭐 다양합니다. 기업과 은행, 상인과 생산자는 현재의 고용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실업 상태인 어린이들의 적극적인 구직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전 라운드부터 실업을 유지하는 것을 일단 두고 있습니다. 이 어린이들도 나름 돌아다니면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도 하고, 친구 옆에 붙어서 친구가 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생산/판매/구매/저축/대출 페이즈

 

이번 라운드부터 가장 오래된 은행은 화폐발행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화폐를 뭉텅이로 주고, 니가 알아서 발행해서 쓰라고 했습니다. 대출을 원하는 어린이가 있으면 화폐를 발행해서 대출해주고, (아직까지 통용되고 있는) 금을 화폐로 바꾸어 주는 일을 담당하도록 하였습니다. 화폐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저축을 받아 은행 자체의 화폐보유고를 늘리도록 하였습니다.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 선생님, 상인들이 저희 물건을 안 사요.

 

모든 거래를 상인을 통해서 하라고 했는데 상인들이 상품 매입을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 선생님, 저는 가진 돈이 없어서 물건을 사 들일 수가 없어요.

 

화폐발행권을 가진 은행에 가서 대출하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 선생님, 상인이 식품을 너무 비싸게 팔아요.

 

음... 어찌보면 이런 현상이야말로 다음 단계를 시작할 수 있는 단초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세금과 식사, 거주 페이즈

 

거래 페이즈를 마친 후, 집을 구매하는 이벤트를 가졌고, 이번 라운드에서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세금과 전세 비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주거 비용도 세금과 함께 지출됩니다.

 

한 어린이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세금을 이렇게 걷어가는데, 도대체 걷어간 세금은 뭐하는거에요? 아직까지는 정부가 민주적 권위 아래에서 세워진 시대는 아닙니다. 세금은, 누군가의 품위 유지를 위해서 쓰이고 있는 시대입니다.

 

 

13차시. 14라운드. 자본의 문제 - 교실 배움

 

새로운 상황에 따른 전직 페이즈

 

- 또 다른 어린이 하나가 상업은행에서 은행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 어린이가 운영하는 은행도 다음 라운드에 화폐 발행권이 생길 것입니다.

- 기업이었던 어린이는 이제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재벌이 됩니다. 지난 라운드까지는 기계만 만들었지만, 이제는 자동차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생산력을 2만큼 높여주는 아이템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최대 3인까지 고용할 수 있었던 노동자를 5인까지 고용할 수 있게 됩니다.

- 직업인인 어린이가 엔지니어를 고용할 경우 식품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세 라운드 동안 식품을 생산한 어린이는 이번 라운드부터 사업 영역을 확장하여 전문회사로써 식품과 TV를 생산하게 됩니다. TV를 구매할 경우, 여행 이벤트와 결합하여 행복도가 1만큼 증가하게 됩니다.

- 기술자로 세 라운드 동안 일한 어린이는 새로운 기술 습득이 가능할 정도로 역량을 가지게 되어, 의사로 전직할 수 있게 됩니다. 의사는 진료비를 받고 진료해주게 되며, 진료 받은 어린이는 생명력이 1만큼 증가합니다.

- 최고숙련노동자는 창업하게 됩니다. 식당 혹은 여행사로 창업하게 되는데, 식당을 창업한 경우에는 다른 어린이가 주식 혹은 부식을 가지고 오면 돈을 받고 식품으로 조리해 주거나, 혹은 비용을 받고 여행을 진행하게 됩니다. 여행을 다녀 온 어린이들은 TV 구매 이벤트와 결합하여 행복도가1만큼 증가하게 됩니다.

- 지난 라운드와 지지난 라운드 동안 집을 산 어린이들은 자신의 집을 전세로 임대할 수 있습니다. 집 한 채를 가진 어린이는 자신이 거주하면서 한 명의 세입자를 받을 수 있고, 집 두 채를 가진 어린이는 자신도 거주하면서 세 명의 세입자를 들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조건에 따라 몇 명의 어린이들은 향상된 조건을 받아들여 전직 혹은 사업을 확장하였고, 어떤 어린이는 그저 만족하는 대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고용 페이즈

 

고용 페이즈에서, 드디어 조금 더 높은 수익을 따라 이직한 어린이가 나왔습니다. 실제 세계에서 절친인 어린이의 그늘(!)에서 계속 머무르다가, 더 높은 이익을 위해 자리를 박차고 다른 일자리로 옮긴 것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있었습니다. 이는 노동자인 어린이들의 낮가림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영하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이익을 형량하여 더 이상의 고용을 꺼린 탓도 있습니다.

 

이 쯤에서, 지금 우리가 활동하는 이 사회가 가진 문제를 같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자본의 문제

 

- 화폐발행권을 가진 은행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돈을 뿌리게 됩니다. 경제 영역에 돈이 많아지면, 당연히 돈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어린이들도 조금씩 활동 중에 활용되는 돈의 가치가 떨어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교사가 이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 돈을 많이 가진 어린이들이 이 돈을 가지고 전체적인 경제 상황을 쥐락펴락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재벌 경영진인 어린이가 좀 낭만적(!)인 성향이 있어서 이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 사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습니다.

- 어린이들은 계속 상인이 사들이지 않는다, 상인이 너무 비싸게 판다, 아우성이 많았습니다. 현재 상인을 담당하는 어린이들이 젊잖은 편이라 빠르지 않은 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결국 현실 경제 상황에서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더 나아가,

- 끝까지 고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생겼습니다. 이 어린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연스럽게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상황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정부의 역할에 대한 롤-플레잉을 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모자랍니다. 중간에 두어 라운드를 소비하지 않았더라면 이에 대한 부분까지 훑어볼 수 있었을 듯 하지만, 일단은 시간이 허락하는 데까지 이르러 보기로 합니다.

 

 

14차시. 14라운드 종료. 정부의 역할 - 교실 배움

 

고용 페이즈(계속)

 

고용 페이즈가 종료하였지만, 여전히 구직에 실패한 노동자 어린이들이 있었습니다. 무기력하게 세 라운드 째 실업상태인 이 어린이들을 해결하고 갈 때가 되었습니다. 이 어린이들에게, 독후감 한 편으로 실업급여를 제공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도 실업급여가 있고 이를 수령하기 위해 강의도 수강하고 구직활동도 하는 것처럼, 너희들도 실업급여를 수령하기 위해 독후감상문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완강히들 거부하였습니다. 실생활에서는 실업급여를 받는 일이 너무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생활 세계에서는 그깟 생명력 깎여도, 세금 못 내도 그만이지요. 결국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과 직업인에게 고용지원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해결하였습니다. 고용을 꺼리는 경영자 어린이들에게 고용지원금을 약속하고 구직 노동자 어린이들을 고용 완료 하였습니다.

 

생산/구매/판매/저축/대출/임대차 페이즈

 

이제 생산/구매/판매/저축/대출 페이즈를 진행하였습니다. 더불어, 주택을 소유한 어린이들이 전세를 놓도록 하였습니다. 일반 전세를 살면 전세금으로 5 머니를 지불해야 하지만, 주택을 소유한 어린이들과 전세 계약을 하면 3 머니로도 전세 거주가 가능합니다. 아울러, 의사가 된 어린이는 일정 정도의 진료비를 받고 진료를 진행하였습니다.

 

시크릿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지지난 라운드부터 조금씩 강조했던 바, 금은 이제 가치를 내장한 교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 소유 수단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라운드부터 금은 더 이상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보유하는 금을 2 머니로 교환하여 주었지만, 이번 라운드부터 예고 없이 은행이 보유한 금에 대해 6 머니만큼을 지급하였습니다. 은행을 맡고 있는 어린이가 여느 때처럼 금을 화폐로 교환하고자 왔는데, 예전처럼 2 머니로 교환해 준게 아닌 6 머니로 교환해주니 눈이 똥그래 졌습니다. 시크릿 이벤트라며, 왜 이렇게 지급하는지 말해주니 똥그란 눈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몇 번을 더 금을 모아 가지고 오더군요. 아마, 다른 친구들에게는 2 머니에 바꾸어 주었겠죠? 그러다가 급기야, 은행을 담당하는 다른 친구의 금을 스무 개 넘게 갖고 왔습니다. 그 친구가 저금했다며. 은행이 은행에 저금하는... (한숨) 그건 일부만 받았습니다. 돌려주라며, 원래대로 하면 자본주의의 냉정함을 맛보도록 해 주어야 하지만, 우린 가상 상황이니까 너무 큰 슬픔에 빠지지 않도록 잘 말하라며, 말해 주었습니다. (씨익)

 

세금과 식사, 거주 페이즈

 

세금 및 식사 페이즈를 마치면서 주택 구매도 하도록 하였습니다. 다주택자가 한 명 더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돈이 없어 전세금을 내지 못한 어린이들은 그만 행복도가 깎이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가다보니 이 사회의 행복도를 결정하는 것이 오로지 돈인 듯 해서 이를 보완할 장치를 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라운드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문제 상황을 위해 정부가 필요하므로, 다음 라운드부터 정부의 역할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말을 끝으로 배움을 마쳤습니다.

 

 

15차시. 15라운드. 정부의 적극적 역할(完) - 교실 배움

 

15 라운드이자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이벤트가 열리는, 롤-플레잉 방식의 활동을 진행하였지만, 어린이들의 선택이 ‘독점’과 ‘인플레이션’ 이벤트를 열지는 못한 듯 합니다. 두 이벤트를 통해 ‘정부’가 구성되고, 어린이들이 정부를 구성해보는 것까지 나아갔으면 좋았겠지만… 시뮬레이션 없이 시작한 활동이라 두어 라운드 정도의 정체가 있었고, 어린이들의 선택도 아주 나이스하게 흘러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들이 닥쳤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시간에 어린이들과 이야기 나눈 바 있고, 이를 토대로 이번 라운드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페이즈 곳곳에서 반영될 것입니다.

 

누적되어 드러난 문제 상황들을 해결하는 정책

 

- 은행이 가지고 있던 화폐발행권을 정부가 가지고 와서 화폐를 발행하게 됩니다.

- 고용을 꺼리는 기업에게 정부는 고용 지원을 하게 됩니다.

- 전세를 구할 돈이 없어 노숙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정부에서는 임대주택을 제공할 것입니다.

- 기업에 대해 정부는 법인세를 받게 될 것입니다.

- 고용되지 않은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에게 고용 안정 지원금을 제공할 것입니다.

 

정부는 시장의 독점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갖추어 이를 통제하게 됩니다. 시장과 정부의 관계에 대한 해묵은 논쟁은 지금까지도 ‘작은 정부 - 큰 정부’ 논란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제 짧은 생각에는 이것이야말로 ‘흑묘백묘’가 아닌가 싶습니다. 공산주의자 입에서 나온 이야기라는게 아이러니하지만…

 

전직 페이즈

 

이를 바탕으로 전직 페이즈에서는 두 명의 최숙련 노동자 어린이들이 여행사를 창업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비용을 치루고 여행을 다녀옴으로써 행복도를 높이게 될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자급자족을 하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어린이가 드디어 주/부업에서벗어나 농사짓는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어린이는 한 번 직업인이 되었다가 금새 주/부업인으로 다시 전직한 후 계속 이를 유지하여 왔습니다. 이 어린이의 판단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먹고 사는 문제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것 같은데 자기가 농사를 통해 식량을 생산한다면 유리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판단이지만, 이 라운드가 마지막 라운드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좀 늦은 판단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고용 페이즈

 

고용 페이즈에서는 대량의 해고가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라운드에서 노동자를 고용하며 애써서 물건을 만들었던 재벌과 전문기업들이 모두 원활한 판매를 이루지 못하였고, 덕택에 노동자들을 모두 해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은행들은 대출 여력이 없고, 이제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딱, 케인즈 주의가 각광받는 1930년대까지의 이야기로 아마 전체적인 활동이 마무리 될 듯 합니다. 뭐, 교과용 도서의 내용은 1890년대쯤에서 머무르는 것이니 나름 괜찮은 전개였다고 생각합니다.

 

판매/구매/대출/저축 페이즈를 진행하다가 배움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 날이 이번 주의 교실 등교 마무리였기 때문에 다음 주 교실 등교 상황까지 기다려 전체적인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전면 원격 등교 상황이 펼쳐지는 바람에 활동을 마무리 하지 못했습니다.

 

 

교사와의 배움

 

12라운드 쯤 지나던 시점에서, 경제생활보고서에 대해 되돌아보며 교과용 도서에서 소개하는 경제 개념들과 연결하는 작업을 간단하게 해 보았습니다. 실시간 쌍방향 원격 배움으로 배우는 상황이라 교사가 주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우선 경제 주체로써 가계와 기업을 안내합니다. 가계는 경제 생활을 영위하는, 혈연 관계를 매개로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 공동체입니다. 어린이들이 활동 첫 라운드에서 정착하고 주업과 부업을 고르는 활동을 통하여 자급자족의 경험을 한 것이 이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이웃과 서로의 필요한 물건을 물물교환하면서 인류에게서 본격적인 경제 생활이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경제 생활을 영위하는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재화와 서비스를 통해 소득을 얻고 소비하게 되는 경험들이 이루어집니다. 어린이들이 수행했던 활동에서는 교환을 시작으로 고용과 생산 및 소비를 통해 이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기업은 경제 생활의 시작을 함께한 경제 구성체는 아니지만, 물물교환 방식에서 시장과 실물 화폐를 매개로 하는 거래 방식이 도입되면서 유통을 기반으로 하는 상인들과 선대제 수공업을 출발점으로 하는 생산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 중에서도 거래의 경험을 토대로 상인이 되어 유통을 통해 이윤을 남기는 경험을 하기도 했고, 혹은 노동자를 고용하여 상품을 생산하여 이를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거두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때 우리 교과용 도서는 합리적 선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선택이 중요함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12 라운드 동안, 어린이들은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선택을 통해 경제 생활을 영위하여 왔습니다. 어떤 어린이는 계속 자급자족 시대에 맞춰 살아가기도 하고, 어떤 어린이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자신의 상황을 바꾸어가며 새로운 일거리를 끊임없이 찾아갑니다. 혹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을 하지만 실수하는 경우도 생기고, 어쩔 수 없이 변화로 등 떠밀려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합리적인 선택의 경험이 일천한 어린이들에게, 경제생활보고서 활동이 다양한 선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시장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경제생활보고서 활동에서도 시장을 만드는 것으로 본격적인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재화와 용역을 사고 파는 것은 모든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기본이 됩니다. 실물 시장 뿐만 아니라, 요즘은 네트워크 상에서의 거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실물 거래 뿐만 아니라 가치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도 있습니다. 다양한 거래의 경험을 어린이들에게도 제공하고자 고민하고 이를 우리 활동에 담았음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결국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 주체의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입니다. 물론, 조금 더 속내를 되짚어보면, 이런 자유를 구속하는 너무 많은 요소들이 있고, 우리 활동 속에서도 그런 것들이 드러나곤 하였지만 - 하고 싶지만 돈이 없는 상황들 같은 - 어쨌든 자유로운 선택이야말로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지금까지 주된 경제 시스템으로 운용될 수 있는 요인이 되었고, 자유가 주는 여러 부작용을 고치는 과정에서 현대적 의미의 정부 시스템이 만들어져 간다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과 40분 동안 우리의 경제생활보고서 활동을 되짚어 보면서, 나름대로 재미있고 흥미있게 활동하면서 어린이들이 교과용 도서에서 안내하는 경제 개념에 대해서 나름 좋은 경험을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생활보고서 활동

 

활동을 마친 후, 경제생활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함께 살펴보는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하였고, 어린이들의 생각 중 의미있는 것들을 아래 정리하였습니다.

 

우선, 활동에서 활용한 자신의 닉네임을 적은 후, 첫 질문은 자신이 해 온 일을 적어보도록 하였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다양한 변화를 겪었지만, 그 중 몇 어린이 것을 가지고 와 보자면,

 

- 주업으로 채집, 부업으로 만들기를 하다가 일반 노동자의 삶으로, 다시 학교를 나와 엔지니어로, 의사로 살게 되었다.

- 계속 만들기를 집념(?)해서 나중에는 기업을 만들어서 돈을 벌었다.

- 처음에는 채집을 하다가 쌀을 못 구해서 농사로 전직을 했다. 그리곤 잘 살다가 다시 질려서 채집/만들기로 전직했는데, 망해서 노동자 생활 중

- 제가 처음 시작할 땐 주업/부업으로 기르기와 채집하기를 가져 다른 생산자들과 자기가 생산한 것과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것을 교류했었고, 시대가 변해 상인들이 생겨서 상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돈을 금으로, 금을 돈으로 바꿨었고, 은행들이 생겼고, 엔지니어와 기업, 대학교, 의사, 여행사들이 생겨났고, 처음보다 시대가 변해 식품 하나로 먹을 수 있게 엔지니어가 생산하였고, 노동자가 되어 직업인과 함께 일하게 되는게 생겼고 전 끝까지 먹고 잘 살아 노동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돈을 잃었습니다.

 

 

다음으로 내 행동의 변화를 일으켰던 중요한 사건을 써 보자고 했는데, 대부분 어린이들이 사건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행동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래 질문과 중복되는 느낌의 생각들이 많은데... 조금 더 질문을 명확하게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세금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인으로 전직한 것

- 직업인이 되어 노동자를 고용한 후 특별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한 것

- 직업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직업을 가졌는데, 직업을 가졌더니 식사를 못해서 다시 주/부업으로 가게 된 것

- 처음에 직업과 부업을 정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이 없어서 '채집(과일)'을 정했었는데, 그 때 현명한 직업을 선택했으면 노동자는 안 하고 있었을 것

- ○○(이) 밑으로 들어갔는데, ○○(이)와 나의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는 냅두고 나를 잘랐던 것

- 내가 너무 많이 돈을 벌고 다른 애들도 돈을 많이 벌기 시작하니까 다른 물건들의 값도 비싸져서 원래는 식품 한 개에 4~5 머니였는데, 15~20원에 파는 바가지 씌우는 상인들이 많아서 먹으려면 최소 한 라운드에 세금까지 합해 25 머니 정도는 썼던 것 같다.

- ○○(이)에게로 가서 (노동자로 일하며) 돈을 벌었는데 나라에서 뺏음(?)

- 돈을 많이 쓰게 됐다. 왜냐하면 돈이 계속 모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 예전에는 건강만 생각했는데 요즘은 돈을 모으는 것을 더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돈이 있어야 집을 사니까

- 은행에서 빚진 것. 행복도를 높이는 것은 집을 사는 방법 밖에 없었는데, 당시 노동자이면서 실업자였던 저를 아무도 고용해주지 않는 어려운 시절에, 행복도를 올리려고 은행에게 빚을 졌어요.

- 생명력이 너무 낮아서 꼭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고, 똑같이 일한 것 같은데 그 사람들만 돈이 많아져서 왜 어떻게 버는지 또 돈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그 이유에 대해서는,

- 노동자로 일할 때 이직이 안 되는 줄 알고 작은 월급 받으면서 일할 때

- 기계를 구매했는데 쓸 수가 없어서 돈만 잃은 것

- 상인들이 이익을 위해 가격을 너무 올려서 식품을 구할 수 없었던 것

- 의사가 되었는데, 다른 의사는 내가 정한 가격인 2 머니보다 더 싼 1 머니로 (진료를) 보게 되어서 한 편으로는 화가 나고 슬펐다.

-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는데, 합리적인 거래를 하지 못했고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이)에게서 짤릴 때. 왜냐면 먹고 살 돈이 없어서 계속 못 먹고 그래서 그 때가 진짜 어려웠다.

- 실업자들이 많아지니까 내가 돈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서 친한 친구들이 자꾸 부탁을 했는데 잘 못 벌 때도 생각해 못 들어 주니까 친구가 그것 때문에 삐치는 경우도 있어서 좀 황당했다.

- 아무리 고용을 해 달라고 해도 친구들은 자기의 사정 때문에 저를 고용 못 한다고 했고, 월급을 받을 길 없어 식사를 못 먹었고, 이전에 벌어 둔 돈으로 겨우 세금을 냈던 것. 그 날은 수학보다 싫은 날이었어요.

- 실업자가 되어 고용도 안되고 그래서 너무 우울하고 슬펐다. 왜냐하면 이제 나는 돈도 못 벌고 먹지도 못해서 정말 경제적으로,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 그냥 전부 다. ○○(이) 때문에 가장 어려웠다. ○○(이)가 나한테 진짜로 노동자처럼 시킨 것

- 돈 벌다가 쫓겨났을 때. 왜냐면 돈 벌다가 일자리도 없는데 쫓겨나서, 마침 돈이 있길래 창업했는데 잘 안 돼서 어려웠다.

- 무슨 직업을 선택해야 돈도 많이 벌고 먹고 살 수 있는지 결정할 때 어려웠고요, 생산자들과 거래를 못하고 상인에게만 거래할 수 있을 때 어려웠고요, 노동자 고용할 때 어떤 금액을 주는지 결정할 때 어려웠고요, 돈도 없는데 세금과 집 전제 비용 낼때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상인들이 식품 구입에 7, 8 머니를 요구해서 사야해 말아야 해 하며 힘들었습니다.

- 처음에 사냥을 고른 것. 왜냐하면 처음에 물고기를 생산하는 애들이 많아서 생선의 가치가... ㅠ

-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월급을 줄 때 돈이 부족했던 경험. 물건을 팔 때 생각도 안 해보고 너무 싸게 팔아 부족했던 적이 있다.

 

 

내가 정말 잘 배웠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질문 하나와 그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 보자고 했을 때, 아래와 같은 문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Q. 가장 생활하기 쉬웠던 때는?

A. 2~3일차 때. 세금도 내지 않고, 각자 먹고 살면 되었기 때문에. 그러나 점점 발전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Q. 우리 활동 중 경쟁 경험?

A. 상인들이 서로 자기에게 손님을 오게 하기 위해 경쟁한다.

 

Q. 이 게임을 하면서 어떤 삶이었는지?

A. (전략)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이)처럼 재벌 행세를 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도 노동자로 살았지만 돈도 받고 좋은 삶을 배웠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Q. 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은 친구 1명 고르기

A. 나는 ○○○이/가 제일 인상에 남았다. 왜냐하면 걔가 처음으로 나한테 식품 사기를 쳤기 때문

 

Q. 가장 고치고 싶은 일?

A. 상인들이 남의 물건을 무조건 사도록 하는 것. 그래야 사회가 공평하고 남이 이윤과 이자를 얻을 수 있고, 불쌍한 노동자들도 월급을 많이 받아서 식사를 하고 행복도도 오르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Q. 경제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A. 경제 활동이 없으면 서로 필요한 것들을 얻으려고 물물교환 정도는 하겠지만 해외, 다른 사람한테 필요한 걸 얻을려고 하는건 좀 어려울거다.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필요한 것을 얻는 것은 할 수 있겠지만, 가격이 너무 싸거나 너무 비싸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자신의 배움에 대해 설명하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교과용 도서를 참고하여 답하는 것이라서 대부분의 답이 비슷비슷하지만, 자신이 생각한 바를 토대로 답을 남긴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한 활동은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시대에, 처음에 농사, 만들기, 기르기, 사냥하기,채집하기로 우리끼리 함께 먹고 살고, 나중에 점점 경제적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우리가 활동한 것은 사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나타냈던 것이다. 그런 큰 그림이 우리를 이렇게 재미있는 활동으로 만든 것이다. 이 활동은 경제적으로 발달해가며 성장해 나갔는데, 그중 처음에는 함께, 두번째는 귀족·상인의 등장, 그 다음은 노동자의 시대, 그 다음은 귀족의 폭락, 그 다음 은행이 생기고, 은행에서 바꿔주면서 노동자가 학생이 되어 취업을 하고, 식품을 생산하고, 기계를 만들며 더욱 성장해 나갔다.

 

경제적 의미로 소비라는 것에 대한 현명한 소비하는 법을 알았고 사회에서 더 싸고 가성비 있는 것을 살 수도 있다. 또한 돈도 계산하면서 살고 직장에서는 나를 어필하여 돈을 벌어야 한다. 그리고 시대가 발전하면서 건강과 돈을 더욱 신경써야 한다.



현실 세계에 맞닿아 있는 생각들이 눈에 띕니다. 그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경제학은,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조직되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상황은 카오스의 세계입니다. 롤-플레잉의 활동으로 시작했고, 롤-플레잉의 상황으로 종료했지만, 나름대로의 카오스, 그리고 그 와중에서 성취기준 상의 중요한 개념들을 다룰 수 있는 활동이 이어진 듯 싶어 의미있었다 생각합니다.

 

 

간추리고 간추려, 네 명의 활동 소감

 

 

 

 

 

즐거운 배움이었다 해 준 친구들이 많았고, 잘 배워 주어서 좋았습니다. :)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