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15.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6학년 1학기 1단원 분수의 나눗셈과 3단원 소수의 나눗셈은 둘 다 나눗셈을 배운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물론 접근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어린이들이 어려워하는 지점이 결국 나눗셈이므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원을 통합하여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1차시. 나눗셈이 뭘까? - 교실 배움
첫 시간은 '나눗셈이 뭘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나눗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수준 있는 대답들이 나왔습니다.
한 어린이가, 전체 속에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얼마나 있나 구하는 식, 이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이 어린이는 곧이어, 빼기, 라고도 답하여 주었습니다. 나눗셈 연산은 본질적으로 뺄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분제도, 포함제도, 결국 얼마나 빼 내느냐를 구하는 것입니다. 곱셈이 본질적으로 덧셈인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나눗셈이 곱셈과 다른 점은, 이를 규격화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곱셈은 6을 여덟 번 더한 것을 6 곱하기 8로 규격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눗셈은 그게 불가능합니다. 나눗셈은 있는 수를 계속 빼 가면서 나누어 떨어지든 떨어지지 않든 피제수(나누어지는 수)를 0으로 만드는 연산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변화무쌍합니다. 그러나 곱셈은 규격화 된 연산을 계속 쌓아나가며 확장해가는 연산입니다. 있는 것을 무로 돌리기 위해 어떻게든 수를 만들어야 하는 나눗셈과, 있는 것에 있던 것을 계속 덧붙여 나가기만 하면 되는 곱셈은, 그 난이도가 천지차이를 드러낼 수 밖에 없습니다.
나눗셈은,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을 구하기 위해 주어진 수(혹은 양)을 똑같이 나누는 연산'입니다. 이 때 중요한 키워드는, 몫입니다. 나눗셈은 몫을 구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는 용어의 혼동이기도 합니다. 아래 두 상황을 비교하여 보겠습니다.
귤 여섯 개를 두 사람에게 나누어 줄 때,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귤 여섯 개를 두 개 씩 나누어 줄 때, 몇 명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가?
위 상황에서의 몫은 당연히 3(개)입니다. 그런데, 아랫 상황에서의 몫은 2입니다. 아랫 상황은 나눗셈의 몫을 구하는데, 나눗셈의 몫으로 나누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몫은 엄밀하게 말하면 모든 나눗셈 상황을 포괄하는 용어는 아닙니다. 나눗셈의 값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죠. 어쨌든.
나눗셈은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을 구하는 상황이며, 몫이 나오면 당연히 나머지도 나옵니다. 그래서 몫과 나머지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 시간에 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아래와 같이 두 상황을 주었습니다.
귤 여섯 개를 두 사람에게 나누어 줄 때,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콜라 6L(우와, 많다!)를 두 병으로 나눌 때, 한 병 당 들어가는 콜라의 양은?
두 상황 다, 6 나누기 2라는 나눗셈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상황을 나타내는 식 자체는 같습니다. 수학이 추상화되는 과정입니다. 이 때 '6÷2=3'의 식은 수학의 언어입니다.
수학도 하나의 언어입니다. 현상을 나타내고 상황을 표현하며 무언가를 말하는 것을 수학의 언어도 할 수 있습니다. 즉, 수학을 한다는 것은, 일상생활의 언어를 수학의 언어로 바꾼 다음 이를 수학적 표현으로 바꾸어 보는 것을 말합니다. 어린이들이 수학을 하는 것은, 따라서 번역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차시. 나눗셈을 구하다: 나눗셈의 몫과 나머지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나눗셈이 각 사람에게 똑같이 돌아가는 몫(또는 값)을 구하는 연산이며, 본질적으로 뺄셈의 성질을 갖고 있음을 안내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래서 어떻게 나눗셈의 몫(또는 값)을 구하는가를 알아 보았습니다. 우선, '열 여덟 개의 귤을 세 명에게 나누어 주는 상황'부터 살펴보았습니다. 어린이들은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이 여섯 개임을 쉽게 알아차렸습니다. 바로 수를 바꾸어 '스물 두 개의 귤을 세 명에게 나누어 주는 상황'에서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을 말해보도록 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약간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망설임의 이유는, 두 식의 차이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상황은 자연스럽게 곱셈식이 떠오르며 나눗셈 상황과 연결되지만, 두 번째 상황은 나머지 때문에 곱셈식을 떠 올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작은 차이가, 어린이들에게는 큰 장애물이 됩니다. 그래서 나눗셈을 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제일 처음에는 그림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열 여덟 개의 동그라미를 귤이라고 그려 놓고 - 이것이 수학적 추상화의 1단계겠네요 - 이제 세 명에게 차근차근 나누어 주면 됩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스물 두 개의 동그라미도 세 명에게 차근차근 나누어 주면서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과 함께 나머지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수의 범위를 확장합니다. 457개의 귤이 있는데 이걸 23개씩 덜어낼 때 몇 번 덜어내는가. 이 단계에서는 그림으로 그려서 하기 쉽지 않습니다. 동그라미를 457개 그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래서 동그라미는 그만 그리고, 수만 사용하기로 합니다.
아까 스물 두 개의 동그라미 그림에서 세 개 씩 한 번에 빼낸 상황을 되새겨보며, 이젠 457에서 23씩을 빼 내어 봅니다.
457-23=434, 434-23=411, 411-23=388, 388-23=365, …
아까 22에서 3을 여섯 번 빼낸 횟수가 몫이 되었으니, 위 457에서 23을 몇 번 빼 내었는지를 헤아리면 이것이 몫(또는 값)이 됩니다. 이게 나눗셈을 푸는 원리가 됩니다. 뺄셈 횟수.
그런데 언제 23을 반복해서 빼겠습니까. 그래서 한 번에 10번씩 빼면 됩니다. 그러면 빼는 것이 조금은 더 간단해집니다. 그 간단한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고안한 방법이 바로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입니다.
생각보다 문제가 많았습니다. 지난 시간, 나눗셈을 들어오기 전 확인하였던 선수학습 과정에서, 꽤 많은 어린이들이 (세 자리 수)÷(한 자리 수)의 연산과 (세 자리 수)÷(두 자리 수)의 연산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고 있음을 발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림으로 이해한 후 뺄셈의 원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방법으로 안내하는 것까지 배웠습니다.
조금 더 나아갔습니다.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나눗셈의 몫과 나머지 표현 방법은 엄밀한 의미에서 식이 아닙니다. 식은 등호를 가지고 있으면서 등식의 성질을 만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나눗셈 표현 방법은 등식의 성질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식이 아닙니다. 마찬가지 의미에서 대분수도 엄밀하게 수학적 표현이 아닙니다. 둘 다 초등학생의 발달 과정에서 수의 규모를 명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사용되는 표현 방법입니다. 그런 이야기도 조금 곁들였습니다. 수학적 표현의 엄밀함에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서.
3차시.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자연수)÷(자연수)의 나눗셈 방법) - 원격 배움
지난 시간 수학은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이 이루어지는 원리를 배웠습니다. 지난 시간에 배운 것을 토대로, 나눗셈은 똑같이 나누었을 때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 또는 똑같이 덜어낼 때의 횟수를 나타내며, 이를 그림으로 일일이 그려서 나타낼 수 있지만 수가 커질 경우에는 뺄셈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3학년 때 배운 나눗셈의 세로셈 방법으로 이를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하였습니다.
수학 3학년 지도서에 보면, 나눗셈을 푸는 방식으로 등분 알고리즘과 누감 알고리즘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등분제로 나눗셈을 이해하는 방식도, 잘 생각해보면 포함제 방식으로 의제하여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등분제니 포함제니 구분해서 가르치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 몫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나눗셈의 값을 표현하는 것도 의아합니다.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교육과정의 위계를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어린이들에게는 지도서의 '누감 알고리즘'으로 찬찬히 안내하였습니다. 나눗셈의 세로셈 방식은 살펴보면 곱셈과 뺄셈의 조합입니다. 그런 구조도 알려주면서,
그림으로 이해 -> 뺄셈 원리로 해결 ->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 방법 활용
과 같은 구조로 배우게 됨을 안내하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어제 급식을 먹으러 온 어린이 하나가 - 신청자에 한하여, 원격 등교일도 식사는 학교에 나와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선생님 설명 듣고 자연수의 나눗셈 계산 원리를 알게 되었다며, 이제 나눗셈 계산은 실수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필요합니다. 지나간 과정이라도 다시 되짚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선행을 통하여 중등 과정을 밟는 어린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실 배움 방법입니다. 그들도, 결국 알고 있는 것은 하는 방법 뿐일테니까요.
시간이 조금 남아서, 다음에 다루려고 했던 분수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했습니다. '분수는 뭘까?'라는 물음에, 어린이 하나가 '예를 들어, 세 개로 쪼갠 것 중 두 개를 나타낼 때 3분의 2와 같이 나타내는 것을 분수라고 합니다'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대답해 주는 어린이가 있으면 아주 즐겁습니다. 교사가 이 말을 받아서 더 세밀하게 안내하면 되거든요.
분수는 여러 가지 수학적 의미가 있지만, 이 중 '전체를 똑같이 쪼갠 것 중 부분을 나타낸다'는 의미는 나눗셈과 연결됩니다. 어린이들에게 이를 물었을 때, 대답이 조금 지체되었지만, '똑같이 나누어 준다는 개념을 우리 어디에서 배웠었지?'라는 발문에서 어린이들은 분수와 나눗셈이 본질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분수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해 보게 될 것입니다.
4차시. 분수가 뭘까?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분수에 대해 배웠습니다. 분수는 전체를 똑같이 나눈 것 중 부분을 나타내는 수 입니다. 전체를 셋으로 똑같이 나눈 것 중 둘을 나타내는 분수는 3분의 2입니다. 이는 나눗셈의 정의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똑같이 나누어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 전체가 2일 때, 2를 셋으로 똑같이 나누어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을 구하면 이를 나타내는 값은 따라서 3분의 2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드디어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네 번째 시간 만에 처음으로 6학년 1학기 내용을 다루기 시작하였습니다.
1÷3을 예로 들어보면, 전체인 1을 똑같이 셋으로 나눈 것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이에 대해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구하는 방법을 배운 바 있습니다.
여기에서 몫의 소수점을 나타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3의 경우, 자연수 범위에서는 1을 셋으로 나눌 수 없으므로 수의 범위를 유리수로 확장해야 합니다. 이를 방법적으로는 1 뒤에 0을 붙여 수를 10으로 만들게 됩니다. 이 때 만들어 진 10은, 알고리즘 상에서는 0.1 인 값 10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10 중 3씩 나누어주면 몫이 얼마인가로 문제의 위계는 달라지게 되고, 이 때 몫은 0.1 이 3, 즉 0.3씩 나누어지게 됩니다. 나누어 지는 수 - 피제수 - 의 값이 10으로 바뀌었는데, 몫의 수가 0.3으로 표현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을 자세하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자연수의 나눗셈을 분수로 표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 교과용 도서의 분수 나눗셈은 첫 차시에서 그것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3은 전체인 1을 셋으로 똑같이 나눈 것 중 하나입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위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체를 셋으로 똑같이 나눈 것 중 하나인 분수와 등치를 이룹니다. 따라서 1÷3=(3분의 1) 과 같이 나타낼 수 있게 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나누어 지는 수(피제수)의 범위를 확장해 봅니다.
5÷6 을 이해해본다면, 전체 5를 6으로 똑같이 나눈 것 중 하나의 값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위 그림과 같이 1을 6으로 똑같이 나눈 것 중 하나가 5만큼 있는 값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5÷6을 6분의 5로 계열화하여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위 왼쪽 표기가 그것을 한 과정인데요. 그럼에도 어린이들에게 나눗셈 개념과 분수 개념을 단단하게 엮어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연결시킨 개념과 결속하여 어린이들로 하여금 개념을 잊지 않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토대로, 어린이들에게 1보다 큰 몫을 가지는 자연수의 나눗셈도 한 번 그림으로 나타내 보도록 하는 활동을 부여하고 제출 받았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다음 시간에는 1보다 큰 몫을 가지는 자연수 나눗셈의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이해하고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는 몫이 1보다 작은 자연수의 나눗셈과 몫이 1보다 큰 자연수의 나눗셈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적절한 배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차시. 자연수의 나눗셈을 분수로 나타내기 - 교실 배움
이번 시간에는,
9÷7
의 값을 나타낼 수 있는 상황으로,
- 몫과 나머지
- 소수
- 분수
가 있음을 안내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9를 7로 나눌 때, 어린이들은 몫이 1, 나머지가 2인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어린이들을 지켜보다보면,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해결하지 못하는 어린이 만큼이나, 나머지가 2가 나온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입니다. 귤 9개를 7명에게 나누어 줄 때, 한 명이 몇 개를 가지는가, 의 문제에서 어린이들은 나머지가 2인 상황에서 끝내지 않고 계속 나누어가면서 몫을 1.285714285714285714… 와 같이 표현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가지게 되는 귤의 개수를 1.285714285714285714… 와 같이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계산할 수 있으나, 수학적 리터러시가 떨어지는 셈입니다.
그러니 그깟 계산을 할 줄 아는가 모르는가에 그렇게 매달려봐야 뭐하겠습니까. 수학 부진아 지도의 방향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음은, 이런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더더욱 명확해집니다. 계산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보다, 어떻게/어디까지 계산해야 하는가를 알아보는 안목을 키워주는게 훨씬 중요합니다. 어쨌든.
9 나누기 7을 표현하는 방법이 '몫과 나머지'와 '소수' 말고도 '분수'의 방식이 있음을, 지난 시간에 몫이 1보다 작은 자연수의 나눗셈을 그림으로 이해시켜 주면서 안내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몫이 1보다 큰 자연수의 나눗셈을 그림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몫과 나머지의 개념을 활용하여 우선 9에서 7만큼 하나씩 나누어 준 후, 나머지 2를 등분하여 나누어 주면서 1 더하기 7분의 2 만큼의 수량을 똑같이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하였고,
분수와 나눗셈의 의미가 같음을 이용하여 전체인 1을 7등분하였을 때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이 7분의 1인데, 이것을 아홉 번 나누게 되니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7분의 1이 9 만큼이므로 7분의 9 (1과 7분의 2)가 된다는 것을 안내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분수)÷(자연수)를 하기 전에, 이의 기초를 이루는 통분과 약분, 분수의 곱셈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한 번 되짚을 생각입니다.
6차시. 분수의 약분과 통분 - 교실 배움
이번 시간에는 분수의 약분과 통분, 기약분수의 원리에 대해 안내하였습니다.
통분보다 약분이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통분은 그저 분모를 같게 만드는 수준에서 접근해도 되지만, 약분은 공약수를 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분수의 나눗셈을 계산할 때 반드시 짚어줘야 하는 부분이 바로 약분의 개념이기도 합니다.
6학년 1학기 분수 나눗셈에서 통분의 개념을 짚어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 교과용 도서의 분수 나눗셈이 나눗셈의 의미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교과용 도서에서 덜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6학년 2학기 분수 나눗셈 계산 원리와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수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개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져서인지, 어린이들이 좀 벅차한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차근차근 나누어서 접근하도록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짚고 넘어갈 생각입니다.
아, 그리고 (세 자리 수)÷(두 자리 수)의 연산을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수행할 수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분수로 나타낼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도 만약 대분수로 표현한다면 자연수 부분을 구하기 위해서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수행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에 대한 안내를 누감의 원리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몫이 소수로 나오는 부분에 대한 안내에 돌입하였습니다.
7차시. 분수를 자연수로 나누는 것의 의미(1) - 교실 배움
이번 시간에는 분수의 나눗셈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첫 시간이 되었습니다. 1학기 때에는 나누어 지는 수 - 피제수 - 가 분수이고 나누는 수 - 제수 - 는 자연수인 분수의 나눗셈에 대해 배우는데,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이에 대해 두 가지 원리로 방법화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원리는, 자연수의 나눗셈을 활용하는 원리입니다. 예컨대
같은 식이 있다면, 7분의 1이 6개 있을 때 이 중 3개씩 덜어내면 몇 번 덜어내는가, 와 같이 해결하는 원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의 의미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교과서는 이를,
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분자 자리에 나눗셈을 놓는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보입니다. 번분수로 해석될 위험도 있는데다가, 원리보다는 방법에 몰두하여 어린이들에게 어려움을 야기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방법은 확장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 술 더 떠, 우리 교과용 도서는 이의 개념을 안내하기 위하여 비례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중 수직선이라고 하는 방법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과정 상의 위계를 생각할 때 비례식을 배우는 6학년 2학기 때에나 사용되는게 적절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개념을 안내하기 위하여 그 전부터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따라서 어린이들에게는 최대한 개수의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중간에 어린이들이 나와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그림 그려 가면서) 친구들에게 안내하기도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하는 원리는, 직사각형 모델을 활용하여 나누는 수 - 제수 - 를 역수로 바꾸고 나누기 기호를 곱하기 기호로 바꾸어 푸는, 속칭 역수로 바꾸어 곱하는 방법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더 구체적으로 안내하기로 하였습니다.
8차시. 분수를 자연수로 나누는 것의 의미(2) - 원격 배움
실시간 쌍방향 원격 2교시에는 수학을 배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나누어 지는 수가 자연수이며 나누는 수가 분수인 분수의 나눗셈을 풀이하는 원리 두 가지를 안내하고, 이를 이해하였는가 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를 다시 한 번 안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과용 도서에 나오는 수를 이용하여 다시 한 번 계산 원리를 안내하였습니다.
3분의 2 나누기 4의 문제는, 3분의 1이 두 개 있을 때 이 중에서 네 개 씩 덜어내면 몇 번 덜어낼 수 있는가를 구하는 원리와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개에서 네 개를 덜어내는 것이 초등학생에겐 쉽지 않으니, 3분의 1 두 개를 6분의 1 네 개로 바꾸어 생각하게 됩니다.
즉, 문제는, 6분의 1 네 개에서 네 개 씩 덜어내면, 6분의 1 한 개가 값이 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우리 교과용 도서가 설명하는 원리입니다. 이를 방법적으로 제시한 것이,
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직사각형 모델을 이용하면서 나눗셈과 분수의 개념이 같음을 활용하여 원리를 안내할 수 있습니다. 3분의 2 나누기 4의 식을 풀어서 말한다면, 3분의 2를 넷으로 나눈 것 중의 하나를 구한다고 이해할 수 있고, 넷으로 나눈 것 중 하나를 수로 나타낸 것이 4분의 1이므로, 이를 방법적으로 나타낸다면,
가 되는 셈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이미 지난 시간에 이와 같이 안내하였지만, 배움일지를 보니 원리가 명확하게 전달된 듯 싶지 않아, 수의 범위를 넓히면서 - 나누어 지는 수가 1보다 큰 분수 - 다시 한 번 원리를 안내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분수의 나눗셈 두 문제를 준 후,
- 각각의 문제를 두 원리로 설명하고,
- 설명한 두 원리에서 나온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서 제출
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사실, 원리를 표현해보라고 하였지만,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걸 표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방법을 개념적으로 원리로 설명하는 이유는, 어린이들이 개념과 원리를 방법과 연결할 수 있는 끈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와 같은 간단한 풀이를 굳이 설명까지 해 가면서 안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후 과정에서 방법으로 풀지 못하는 학생에게, 지금의 배움에서 안내하였던 개념과 원리를 토대로 방법을 안내함으로써 배움의 상황과 맥락을 안내하면서 방법에도 개념과 원리라는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조금 더 원활하게 방법을 안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9차시. 분수를 자연수로 나누는 것의 의미(3): 두 방법으로 해결하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의 배움을 확인하기 위해, 수의 범위를 확장하였습니다. 1학기 분수의 나눗셈에서는 '(분수)÷(자연수)'의 연산을 두 가지 원리로 안내하며 방법화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세 단계로 나누어 두 가지 원리를 순차적으로 안내하였습니다.
- '(진분수)÷(자연수)'의 계산
- '(가분수)÷(자연수)'의 계산
- '(대분수)÷(자연수)'의 계산
그러나 교과용 도서처럼 이를 명시적으로 안내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은 그저 세 시간에 걸쳐 '(분수)÷(자연수)'를 해결하는 원리와 방법을 배웠을 뿐입니다.
또한 원리와 방법을 안내하는 것도,
-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는데 방점을 두고 어떻게 방법화 되는지 안내
- 원리가 방법화되는 연결에 방점을 두고 안내
- 방법으로 해결하는데 방점을 두고 이의 원리를 확인하는 안내
와 같이 구조화하여 안내하였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원리를 익히는 것은, 방법과의 연결고리가 이후 단계에서 '상기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어린이들에게는 위 세 시간 모두 수와 연산 기호를 활용한 수학적 표현을 제시하였습니다. 교실에서의 수학적 사고 과정은 아래와 같이 형식화되어 나타납니다.
- 문제 상황
- 수와 연산 기호를 활용한 수학적 표현
- 풀이
- 답
문제 상황을 수와 연산 기호를 활용한 수학적 표현으로 바꾸는 것은 또 다른 '번역' 작업입니다. 어린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사실 학년을 올라가다보면, 수학에서의 번역 작업 비중은 점점 작아집니다. 추상으로 추상을 해결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문제 상황을 부여하는 비중을 줄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특히 실생활 표현이라고 하기 어려운 - 피자 1과 5분의 4판, 누가 피자 한 판을 다섯 조각으로 나눈답니까 - 문제 상황이 소위 심화 문제 및 스토리텔링 문제로 둔갑하여 강조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럴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핀란드 교과용 도서를 보았을 때 느꼈던, 왜 이 책은 수학적 표현을 사용한 문제가 많지?, 라고 생각했던 의아함이, 그래서 지금은 어느 정도 이해도, 납득도 됩니다.
어린이들과는, 수와 연산 기호를 사용한 수학적 표현을 제시하고, 이를 풀어 답에 이르는 과정을 내내 확인하였습니다. 풀이 과정에서는 두 가지의 개입이 이루어집니다. 전에 배운 것과 지금 배운 것. 대부분의 학생들은 지금의 배움에는 어느 정도 능숙함을 보입니다. 그러나 보통 전에 배운 것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게 발목을 잡힌 경우, 지금 배운 것이 전에 배운 것이 되어, 이전에 배운 것과 합쳐지는 경우에는, 능숙함은 미숙함으로 변질됩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전에 배운 것을 명확하게 확인하여 정리하는 과정과 단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배움일지에 지난 시간에 안내했던 두 가지 방법대로, 주어진 문제를 풀어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10차시. 어떤 상황이 나눗셈식을 이루는가(1): 분수의 나눗셈 - 교실 배움
이번 시간에는 '어떤 상황이 나눗셈을 이루는가'에 대해 배웠습니다. 지난 시간까지는 수와 기호를 활용하여 나타낸 나눗셈의 값을 구하는 원리와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주로 맞닥뜨리는 상황은, 흔히 말하는 '문제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이를 수와 기호의 수학 언어로 간추려 낸 후 이를 토대로 값을 구하는 것이 초등학교 수학 시간에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수학도 하나의 언어입니다. 문제 상황을 수와 기호를 활용하여 나타내는 것은, 일상의 언어를 수학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입니다. 어린이들은 구글 번역이나 파파고처럼 다양한 사례를 학습함으로써 능숙하게 번역하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러나 우리 어린이들은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연습시킨다고 미련스럽게 연습하는 컴퓨터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마 컴퓨터에게 감정이 있다면, 그도 이 지긋지긋한 것을 피하려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번역이 기법이 아닌 것처럼, 수학을 배우는 것이 기법이 아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어린이들이 문제 상황을 통해서 수학의 세계를 두드리므로, 이에 대한 안내를 간단하게라도 수행하였습니다.
교과용 도서의 분수의 나눗셈 부분과 (아직 배우진 않았지만) 소수의 나눗셈 부분을 함께 보면서, 나눗셈 문제 상황의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는,
- 똑같이 나누는 상황
- 등분 상황
- 몇 배 인지를 구하는 상황
- 직사각형의 넓이와 한 변의 길이를 토대로, 다른 한 변의 길이를 구하는 상황
네 가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중, 몇 배를 구하는 상황과 넓이를 이용하여 길이를 구하는 상황은, 엄밀하게 말하는 나눗셈 상황이라기 보다는 곱셈 상황의 역연산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해 보입니다.
곱셈의 역연산을, 등식의 성질을 배우지 않고 다루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개념의 비약을 가지고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된 커리큘럼을 만들어 주지도 않은 채 연습을 강요하는 것이,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얼마나 떨어뜨리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교실과 강의실의 교사와 강사들께 묻고 싶습니다. 흥미가 먼저입니까 아니면 연습이 먼저입니까. 이해가 먼저냐 풀이가 먼저냐, 는 옛적 수학의 해묵은 질문이 생각납니다.
마지막으로, 문제 상황이 담긴 나눗셈 문제를 하나 만들어 보면서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11차시. 십진법 - 원격 배움
지난 시간까지 분수 나눗셈의 상황을 다루었습니다. 나눗셈의 의미와 표현을 배우고, 분수 나눗셈의 원리와 방법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나눗셈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문제 상황이 어떤 경우가 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소수 나눗셈에 초점을 맞추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눗셈의 의미는 알고 있으니, 소수 나눗셈의 첫 번째로, 십진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수는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요? 아마 세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양치는 목동 길동이는 매일 아침 양떼를 몰고 풀밭으로 나가서 양들의 배를 가득 불리운 후 해가 지면 이들을 몰아 우리로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길동이는 문득 고민이 생겼습니다. 내가 데리고 나간 양떼들이 모두 우리로 돌아오는 것일까?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의 신체 조건을 활용하였으면 좋겠지만, 이를 가지고는 좀 부족해 보입니다. 우리 속에 양떼를 모두 넣고 난 후, 길동이는 자갈을 한 무더기 주워 들고 왔습니다. 다음 날, 길동이는 우리 밖으로 양을 꺼내면서 자갈 무더기에서 자갈을 분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양을 실컷 먹이고 뜯기고 산책시킨 후, 다시 우리에 양을 넣으면서 아까 꺼내었던 자갈을 무더기로 돌려 넣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양떼가 아직 다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자갈이 하나도 남지 않았지?
일대일대응을 통해 양과 자갈을 매칭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양 하나에 자갈 하나, 양 둘에 자갈 둘, 양 셋에 자갈 셋... 은연 중에 일대일대응의 횟수를 헤아리고 있습니다. 그저 하나 대 하나의 대응인데, 우리는 하나, 둘, 셋 하면서 횟수를 개수의 합으로 여기는 수학적 사고에 도달합니다.
그러나 매번 헤아릴 때마다 돌을 가지고 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호가 필요한 것입니다. 바를 정 자, 선 네 개 긋고 빗겨 하나 그어 다섯 개를 표현하는 방식의 기호가 생겨나다가, 이와 같이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로마자, 중국의 한자 같은 수의 표현들이 생겨 납니다.
만약 우리에게 이와 같은 수 표기만 있었다면 아마도 현대 문명의 수준은 아직도 중세 시대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인류는 길을 찾았겠지만, 길을 찾지 못했다면 아직도 소나 말을 타고 다니고 있겠지요. 어쨌든.
위치적 기수법이 나왔기 때문에, 0을 자릿값의 빈 곳에 넣었기 때문에, 지금의 수와 문명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기수법은 십진법입니다.
어린이들은 이를 기반에 두고, 십을 곱하고, 십을 나누는 것을 배웁니다. 간혹 십을 나누는 것을 십분의 일을 곱한다고 하거나 영점 일을 곱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십을 곱하거나 나눌 때, 흑은 십을 곱하거나 십분의 일·영점 일을 곱할 때, 소수점이 한 자리씩 옮겨 다닙니다. 왜 십인가. 우리가 위치적 기수법으로 십진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학년 교실에서 생각보다 이 개념이 잘 되어있지 않은 것을 경험적으로 보아 왔습니다. 소수의 나눗셈에서, 소수점의 위치 이동이 10을 곱하거나 10을 나눈다는 것을 이해할 때, 소수의 나눗셈을 조금 더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주욱 했어야 했는데, e학습터 화상수업 툴의 판서 기능이 계속 오작동을 보였습니다. 보통은 화면의 불투명도를 100%로 하고 화이트보드처럼 잘 활용해왔는데, 이 날은 계속 어린이들중 일부가 '화면이 안 보인다'며 어려움을 호소하였습니다. e학습터 화상수업 툴이 가진 장점 중 하나가 판서 기능인데, 제대로 세팅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의 디바이스 상황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접근성이 낮아지는 툴이라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려워집니다. 이게 참 아쉽습니다.
덕택에 준비한 이야기가 미처 쭈욱 풀려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날은 제출물을 낼 수 없었던 것으로...
12차시. 10씩 곱하여 나간다는 것의 의미 - 교실 배움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 실시간 쌍방향 원격 등교에서 배웠던 것을 어쩔 수 없이 다시 확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날은 판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의 소원수리 때문에 도대체 뭘 했는지 도통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아무튼, 배운 것은 수의 등장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길동이의 양떼 이야기로 시작하였습니다. 일상에 존재하는 개수를 등가할 수 있는 간단한 기호로 돌무더기 같은 것을 사용하다가 나뭇가지, 쐐기, 바를 정 자(字) 등으로 나타내게 되고, 더 큰 값을 표현하기 위해 큰 값에 대응할 수 있는 수 기호를 생각해내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더더더 큰 값을 표현할 필요가 생기게 되고, 아라비아 숫자와 0의 발견을 결합하여 위치적 기수법의 방식으로 이를 가능케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0의 쓸모를 발견한 사람을 원망하라고. 0이 있었기 때문에 수의 위치를 잡을 수 있었고, 덕택에 수 열 몇 개로 세상에 존재할 수도 없는 수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러나, 만약 0의 쓸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아직도 소나 양을 타고 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습니다. 스마트폰 같은 것의 사용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하고 있겠지요.
그런 다음, 우리가 사용하는 수의 체계가 숫자 10개로 구성된 것임을 다시 한 번 안내하였습니다. 만약 숫자 다섯 개로 구성된 수 체계라면? 아마 어린이들은 일, 이, 삼, 사 다음에 바로 (열) 십을 헤아리게 되면서, 자릿수가 금새금새 커지는 어려움에 처하였을 것입니다. 만약 숫자 육십 개로 구성된 수 체계라면? 아마 어린이들은 숫자 기호 60개에 허덕이고 있겠지요. 여담으로, 선생님의 첫 수능 시험에서 16진법 문제가 나왔음을 알려주었습니다. 9aa9보다 몇 큰 수를 찾는 문제였는데... 어쨌든. 어디서 주워들은 것들 많은 어린이들은 이진법과 컴퓨터 부호 이야기를 거들기 시작하였고, 이 이야기는 깔끔하게 무시해 주었습니다. 이미 많은 어린이들이 사 다음에 십이 나오는 상황을 불편해할텐데,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이진법 이야기를 할 기회는 이후에도 또 오니까요.
이제, 10을 곱하고 나누는 상황에서 소수점이 옮겨 다니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10을 나누는 상황은 10분의 1 또는 0.1을 곱하는 상황과도 같은 상황입니다. 왜 10인가. 우리가 사용하는 수의 시스템이 십진법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그렇다고 이야기하지 말고, 왜 그런지 알려주는 것이 맞습니다. 왜 그런지 알려주기 어렵거나 알려줄 수 없는 것은, 더 상위의 학년에서 가르쳐야 합니다.
이제,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에서 소수인 수를 능숙하게 나눌 차례입니다. 6.36에서 3을 나눌 때, 어린이들은,
- 6 만큼에서 3을 나누고,
- 0.1 3 만큼에서 3을 나누고,
- 0.01 6 만큼에서 3을 나눕니다.
그래서,
- 6 만큼에서 3을 2번 나누어, 1이 2번인 2가 되고,
- 0.1 3 만큼에서 3을 1번 나누어, 0.1이 1번인 0.1이 되고,
- 0.01 6 만큼에서 3을 2번 나누어, 0.01이 2번인 0.02가 되므로,
도합 2.12가 몫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몫으로 나눌 수 없는 나머지의 뒤에 계속 0을 붙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음을, 알고리즘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른 원리로도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있음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13차시. (소수)÷(자연수)를 해결하는 세 가지 원리 - 교실 배움
지금까지 내내 나눗셈의 의미, 나눗셈 방법으로써 세로셈 알고리즘의 원리, 십진기수법과 10의 거듭제곱꼴이 자릿값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다시 한 번 세로셈 알고리즘을 확인하면서 분수의 곱셈 원리를 확인함으로써 소수점에 조금 더 익숙해지는 배움을 배우려고 하였는데... 지난 시간 배움을 확인하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급발진 하였습니다.
교사의 전문성은 잘 계획된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능숙하게 흘러가는 수업, 재미와 유익이 있는 수업, 감동이 있는 수업, 이 모든 것이 잘 계획된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면 어떤 어린이들에게는 배움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교사와 강사가 항상 배움을 일으키진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기에 의존한 전문성이 되지 않으려면, 항상 교육과정을 계획할 때 국가 수준 교육과정 상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계획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제 급발진의 근거 또한, 국가 수준 교육과정 상 성취기준에 근거한 교과 교육과정 계획입니다. 이를 근거로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왜 했는지, 그래서 결과는 어떠한지, 확인하고 점검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는 제수가 자연수인 소수의 나눗셈을 위하여 세 가지 원리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 피제수인 소수를 자연수로 '여기도록' 하여 자연수 나눗셈으로 풀이하는 것
- 분수의 나눗셈을 활용하여 피제수인 소수를 분수로 바꾸어 풀이하는 것
- 단위 관계라고 의제하여 자연수의 나눗셈으로 풀이한 후 몫을 소수로 고치는 것
예컨대, 11.24÷4 같은 문제가 있다면,
방법 1) 0.01이 1124개 있는데 여기에서 4개씩 덜어내면 몇 번 덜어내는가?
1 풀이) 1124÷4=281이므로 0.01을 281번 덜어낼 수 있고, 0.01 281번이면 2.18이 된다.
방법 2) 11.24를 분수로 바꾸면 1124/100이 되므로,
1124/100÷4
로 바꾼 후 앞서 배운 분수의 나눗셈 풀이를 활용하여 풀 수 있다.
방법 3) 11.24m의 끈을 4등분 하였을 때의 길이는?
3 풀이) 11.24m를 1124cm로 바꾸어, 1124÷4=281(cm)의 값을 구한다.
281cm를 원래 문제의 단위인 2.81m로 바꾸어 값을 표현한다.
결국, 소수의 나눗셈을 해결하는 기본 원리도 다 자연수 나눗셈을 이용하는 셈입니다. 어린이들이 소수점의 공포(!)만 이겨낸다면 결코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단, 자연수 나눗셈 원리와 방법을 모르는 어린이들은 또다른 문제에 부닥치지만, 이 때문에 충분히 확인하고 배움에 들어오는 시간을 넉넉하게 가진 바 있습니다.
이를 세로셈 알고리즘에서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확인하였고, 다음 시간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14차시. (소수)÷(자연수)의 해결: 이름 붙이고 배운 방법 활용하기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교실에서 소수의 나눗셈을 해결하는 세 가지 원리를 배우고 이를 방법으로 어떻게 나타내는지 배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이번에는 방법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배웠습니다.
우선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자유롭게 말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온라인 상황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말이 이어지진 않습니다. 교사가 적극적으로 해석에 개입하여 어린이들의 표현을 최대한 배움에 연결되도록 안내합니다. 그런 다음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원리 각각에 이름을 붙여보도록 하였습니다
이름을 붙인 후에는, 그 원리에 대해 설명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원리는 방법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바탕입니다. 사실 초등학교에서 원리와 방법이 의미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원리와 방법을 주는 이유는, 아마도 추상화된 개념을 충분히 체화하기 어려운 발달 상의 특징을 고려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자꾸 구체적인 경우를 만들고 하나하나 안내하는 방식을 취하는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결국 그런 교과용 도서의 편제 방향이 정서적으로 수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면, 이제는 좀 바꿔봐도 좋을 듯 합니다. 마침 내년부터 수학도 3·4검정 체제로 가면서 다양한 교과용 도서가 선보일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며 자유발행제의 전초가 되었으니, 아마도 지역과 교사의 특성에 맞는 교과용 도서를 골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름을 붙이고 원리를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였으니, 이제 문제 상황을 주고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였습니다. 문제를 풀 때, 위에서 배운 방법 하나를 적용해보고, 이를 토대로 방법을 활용하여 해결해 보았습니다.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을 합쳐서 열 몇 차시 배웠지만, 문제 상황을 담은 문제를 실제로 주고 풀이해보라고 하는 시간은 처음이었습니다. 문제 상황 - 유형 - 을 연습하는 것이 수학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떨어뜨리기 이전에, 정말 수학을 잘하게 만드는 방향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줄곧 시험해보고 확인하면서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위는 문제 상황에 대해 식을 세우고 원리를 통해 방법을 적용한 학생의 풀이입니다. 이 학생은, 수학 시간 첫 날,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던 일곱 명 중 한 명으로, 이유는 수학이 너무 싫고 재미없어서였습니다. 물론, 수학이 재미있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의 풀이만으로는 충분히 성취기준에 도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어린이만 있지는 않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배움 자세에 의문이 생기는 경우를 볼 때, 제 생각에는 두 부류 중 하나인 듯 합니다. 교실 바깥에서 이미 너무 많이 배워서 교실에서는 배울 여력이 없거나, 아직까지 배울만큼 크지 않았거나. 6학년 교실에서는 이런 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전자는, 어렵습니다. 교실에서의 배움을 소홀히 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미 교실 바깥의 배움으로 교실에서의 집중력은 놓기로 작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아주 특별한 계기를 만나지 않는 한은 보통 그 상태로 중등 과정을 보냅니다. 후자는, 기다려야 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때를 위해서 애정을 갖고 지켜보며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린다는게 방치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을 만족할 정도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실 그것은 수업 시간의 집중력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두 사례 다, 결국 배움이 재미있어지도록 만들면 될 일입니다. 그러니, '참아라, 잘 하게 되면 언젠간 재미있어질거다'라고 말하는 것은 거칠게 말하면 어린이와 청소년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만들고 노력할 일입니다. 그래서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15차시. 교과용 도서 풀어보기: 분수의 나눗셈 - 원격 배움
열 네 시간에 걸쳐 교과용 도서 한 장 풀지 않고 이와 같이 개념과 원리, 방법을 안내하고 그 때 그 때 확인하는 식으로 배워 왔습니다. 그래도 교과용 도서를 풀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어린이들은 분수의 나눗셈에 해당하는 교과용 도서의 문제를 풀고, 온라인 클래스에 제출하였습니다. 담임 교사는 이를 살펴보며 어린이들이 어느 정도 성취기준에 도달하였는가 살펴보고 이후 배움에 반영하게 될 것입니다.
덧붙여. 이전 년도에 담임하였던 어린이들의 배움일지를 보니, 교과용 도서 문제 양이 너무 많은 경우 벅차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신경써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절한 분량으로 나누어 풀게 하되, 풀이 속도의 차이가 있는 경우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교실에서 익힘책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익힘책은 자율학습 용도입니다. 어찌보면 이미 너무 많은 사교육을 받아온 어린이에게 이를 과제로 부여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어린이들을 살펴보며, 사교육을 받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풀리는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는데, 올해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어린이들도 대부분 문제집을 풀고 있는 터라 따로 익힘책을 풀어보라고 권할 일이 없습니다.
16차시. (자연수)÷(자연수)의 확인 - 원격 배움
이번 시간에는 자연수 나누기 자연수를 분수로 나타내거나 소수로 나타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소수로 나타내는 과정을 알아보았는데요.
앞선 학년에서는 자연수 나누기 자연수는 몫을 자연수로 하고 나머지를 구하였다면, 6학년 1학기에는 나누어 떨어질 때까지 구하게 되므로 몫도 소수로 표현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미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설명하며 안내한 부분이라 확인하는 정도의 배움을 가졌습니다.
17차시. 어떤 상황이 나눗셈식을 이루는가(2): 소수의 나눗셈 - 교실 배움
이제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을 다 배웠습니다. 어린이들은,
- 나눗셈의 의미
-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
- 십진기수법을 통한 자릿값의 결정 및 10을 곱하고 나누는 것의 의미
- 분수의 악분과 통분
등의 선수학습 과정을 확인하였고, 이를 토대로
- 분수 나눗셈의 계산 원리와 방법
-- 자연수의 나눗셈 원리를 토대로 분수 나눗셈을 해결하거나
-- 나눗셈과 분수의 의미가 같음을 활용하여 곱하기 역수로 해결하는
을 배우고,
- 소수 나눗셈의 계산 원리
-- 자연수의 나눗셈 원리를 토대로 소수 나눗셈을 해결하거나
-- 분수 나눗셈으로 바꾸어 해결하거나
-- 단위를 가진 문제 상황으로 생각하여 자연수의 나눗셈으로 해결한다
는 것을 배운 후,
- 소수 나눗셈의 계산 방법으로 자연수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는 것을 소수점의 이동과 함께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날은 소수 나눗셈의 문제 상황을 토대로,
- 식을 세우고
- 해결하기 위한 원리 한 가지를 고른 후,
- 방법으로 세로셈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 답을 구하는
과정을 구현한 양식지에 자신의 풀이를 풀어 보았습니다.
이제 다음 시간에는 어림의 가치와 방법을 알아보고, 교과용 도서의 문제를 풀어보며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며, 단원평가 및 교과용 도서의 '얼마나 알고 있나요'를 함께 해결하며 배움을 단단하게 해 나갈 생각입니다.
18차시. 어림 - 교실 배움
이번 시간에는 어림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교과용 도서도 한 차시를 할애하여 다루고 있는 바, 그러나 어림은 방법적으로 접근할 때 또 하나의 공식이나 방법이 되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간혹 '어림을 통해 식을 맞게 풀이하였는지 설명해보세요.'하면 어림 대신 연산을 해서 제출하는 어린이들이 있는데, 우선 이런 방식의 문제 자체도 썩 좋은 편이 아니지만 많은 어린이들이 이미 어림을 연산하도록 안내받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림은 '감'입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신호가 뇌리를 스칠 때 이에 수학적으로 반응하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이미 많은 어린이들이 이러한 신호를 그냥 넘기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것을 종종 봅니다. 이유는 주로 '너무 많은 연습'인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많은 과제, 하다보면 지긋지긋한 반복, 하기 싫은 마음 가득 안고 억지로 해가다보니 신호에 반응하지 않고 일단 해치웁니다. 까놓고 말해서, 과제가 많으면 검사라고 제대로 하겠습니까. 그냥 했나 안했나만 살필 뿐, 제대로 했는지, 꼼꼼하게 하고 있는지, 잘 알게 되었는지는 뒷전이 되어 버립니다. 수학은, 조금이라도 제대로 하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몇몇 학생들이 양으로 성공한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의 방향이 될 수는 없습니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수학적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초등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로써 드디어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제 교과용 도서를 풀어보며 제대로 잘 배웠는지 확인할 것이며, 단원평가를 통해 배움을 잘 정리할 수 있는지 알아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혹시 부족하거나 모자란 것이 있다면, 2학기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생각입니다. 2학기때도 충분히 1학기 과정을 돌아보도록 할 생각입니다.
19차시. 교과용 도서 풀어보기: 소수의 나눗셈 - 교실 배움
3교시에는 수학을 배웠습니다. 어제는 교과용 도서의 소수 나눗셈 부분을 풀어보도록 하였습니다. 보통의 교실은 교과용 도서의 차시별로 진행하며, 학원 수업과 별반 다르지 않게, 문제 상황이 담긴 문제 두어문제 풀어주며 설명한 후 마무리 문제 풀리고 익힘책을 풀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런 방식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교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그래도 차시로 나누어진 교과용 도서의 체제를 벗어나진 못합니다. 저희 교실에서는 교과용 도서의 체제를 벗어나서, 하나로 뭉뚱그려 실컷 알아보고 생각하고 이야기 나눈 후, 굳이 풀어야 한다면 교과용 도서의 문제들은 나중에 - 가급적이면 나누어서 - 풀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그렇게 풀이하는 날이었습니다.
교사는 푸는 어린이들의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제대로 풀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다행히 많은 어린이들이 어려움 없이 소수의 나눗셈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은 챙겨보아주면서 안내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6학년 교실에서의 수학은, 계속 확인하고 반복하되, 유형이나 연산이 아닌, 개념과 원리를 반복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반복도, 가급적이면 지엽적인 방식으로 다루기 보다는 넓게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수학의 재미와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면 '연습한다'는 느낌을 최대한 갖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등 교실에서의 연습은, 잘 하는 어린이도, 조금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어린이도, 모두모두 싫어하는 것입니다.
20차시. 도전수학과 탐구수학 - 원격 배움
단원평가를 앞두고 교과용 도서의 도전수학과 탐구수학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6학년 1학기 소수의 나눗셈 도전수학과 탐구수학은 좀 뜬금없는 상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도전수학의 경우, 색종이 한 장을 전자저울로 측정하고, 색종이 수십 장을 전자저울로 측정하여 오차를 통해 정확한 색종이 무게를 구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유효숫자 개념을 선취할 수 있도록 구상된 부분인 듯 한데, 사실 수학 시간에 전자저울을 준비한다든지 색종이를 준비한다든지 하는 방식은 번거로우면서 효과는 크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탐구수학은 50m 달리기를 모둠별로 수행한 후 평균을 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활동이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선가 들었던 활동이라고 기억하는데, 스톱워치로 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을 어린이들에게 안내하였습니다. 핸드폰의 스톱워치 기능을 준비하고, 시작 버튼을 누른 후 핸드폰 화면을 보지 않은 채 10초를 예측하여 보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네 번 정도 측정하고 평균을 낼 수 있습니다. 굳이 뛰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있게 활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굳이 교과용 도서의 활동을 그대로 하지 않아도, 배움의 목적과 의도를 교사의 전문성으로 바꾸어 운영할 수 있습니다. 교과용 도서의 집필진이 나름대로의 고민을 지면에 담았겠지만, 교실의 고민은 결국 교실의 교사와 학생들의 몫이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원격 등교 상황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도전수학이나 탐구수학은 수학적 의사소통을 폭넓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시간입니다. 문제 상황 속에서 다양한 수학적 접근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며 자연스럽게 수학적 사고가 공유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원격 등교에 배치할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저희 교실에서의 수학 배움은 늘상 수학적 커뮤니케이션을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원평가를 원격 등교로 뺄 정도로 말이죠.
21차시. 단원평가 - 원격 등교
이번 시간에는 단원평가를 치루었습니다. 원격 등교 상황에서의 단원평가? 시험지도 등교하였을 때 미리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묻더군요. 선생님... 시험인데 이렇게 평가지를 미리...?
저는, 평가는 모든 배움의 끝이 아니라, 배움 이후의 보완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가를 치룬 후 배움을 끝내는게 아닌, 평가 후에 아직까지 일정 정도의 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어린이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니, 있는 그대로, 자기 앎대로 풀어보렴. 굳이 남의 것을 보거나 한다면, 결국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넘어가게 될 뿐이란다'
지켜 볼 일입니다.
22차시. 얼마나 알고 있나요 - 교실 배움
3교시는 수학을 배웠습니다.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단원을 다 배운 후, 1단원과 3단원의 '얼마나 알고 있나요?'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풀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봐야했는데... 그냥 다다음주쯤 수학책을 걷어서 풀이과정을 볼 생각입니다.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4단원과 5단원은 합쳐서 해 볼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기말에 시간이 조금 남을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부분은 확인하면서 2학기를 준비할 생각입니다.
이와 같이 22차시에 걸쳐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배움을 마쳤습니다. 1학기 말에 여유가 조금 있을 듯 하여, 단원평가 결과 및 수학 교과용 도서 풀이를 보면서 조금 더 보충하여 낼 생각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어린이들 중에서 자연수의 나눗셈을 못하는 학생은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은 절반 이상 된 것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