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World] 4. 6학년 수업 보드게임
4. 6학년 수업 보드게임
쌓기나무 단원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비록 단원이 없어지더라도, 아이들의 도형 감각을 위하여 입체감 있는 보드게임을 직접 만져보면서 놀이해보는 시간을 도형 단원 도입 시간으로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루미스/블로커스3D/매직스퀘어3D
원래 이름은 루미스인데, 저작자가 저작권 행사를 하지 않고 있고 덕택에 저작권자에 의해서 보드게임이 출판되지 않아, 중국의 해적판만 구할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사용되는 블럭은 색깔별로 11종류입니다. 이 11종류의 블럭은, 쌓기나무 두 개, 세 개, 네 개를 연결하여 만들 수 있는 각각 1, 2, 8종류의 블럭으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6학년 2학기 쌓기나무 단원에서는 연결큐브 네 개로 만들어진 다양한 모양 살펴보기 단원이 나오는데, 이 루미스 보드게임은 연결큐브 네 개로 만들 수 있는 모든 도형 - 입체 테트로미노 - 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한 보드게임입니다. 따라서 보드게임으로도 즐기고, 교수-학습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우봉고 3D
이 보드게임은 퍼즐 보드게임입니다. 위에서 본 모양이 개인 게임판에 표시되어 있고, 학생들은 주어진 블록들을 이용하여 위에서 본 모습대로 블록을 2층 형태로 쌓아야 합니다.
퍼즐 보드게임이고 난이도가 꽤 있기 때문에,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꽤 비싼 가격에만 구할 수 있으므로 학급에 비치하기 쉽지 않지만, 퍼즐 보드게임이 그렇듯이 학급 내에서도 매니아층이 생기는 보드게임이기도 합니다. 굳이 교과(용 도)서의 한 쪽 방향에서 본 모습 수업이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하시는 선생님께서, 한 쪽 방향에서 본 모양을 가지고 주어진 입체 도형 - 입체 테트로미노, 입체 펜토미노 - 을 조합하는 활동을 통해 양감과 입체감을 아이들에게 안내해주고 싶으실 때 사용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라 보카
그래도 우봉고 3D의 8만원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우시다고 생각하시면, 라 보카 보드게임도 있습니다. 이 보드게임은 서로 마주보는 두 학생이 협력하여 블록을 쌓는 보드게임입니다. 그런데 학생 사이에 조건이 다르게 주어집니다. 한 쪽 방향에서 본 모습으로 블록을 쌓아가는데, 서로 다른 모습을 보기 때문에 자기 쪽의 모습만 신경쓰면 안 되고, 서로 대화하면서 모양을 맞추어야 하는 보드게임입니다.
열 개 - 심화 단계에서는 열 한 개 - 의 블록을 사용하여 입체도형을 쌓게 되고, 주어진 공간이라는 제약 아래에서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므로, 입체감과 협력의 경험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쌓기나무 단원의 성취기준도 양감(입체감)을 길러주기 위한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과감하게 교과(용 도)서를 접어두고 이런저런 입체 보드게임을 학생들과 함께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미술 '상상화' 그리기를 위한 보드게임
(feat. 주제통합수업, '나, 너, 우리')
6학년 미술 2009 개정 교육과정 상 성취기준 중, 표현>주제표현 영역을 성취하기 위한 제재로 상상화 그리기 활동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어릴 적에는 정말 이런저런 기괴함을 가진 상상을 대부분의 학생들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도 매체 노출이 적고 텍스트 중심의 생활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요즘이야... 너무 어린 나이부터 매체 노출이 큰 탓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초등학생들도 애니메이션 트레이싱부터 시작하곤 하는지라 엄밀한 의미의 상상화를 그리기 참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듯 합니다.
상상화 그리기 수업을 한 번 망친 후, 어떻게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보드게임을 하나 꺼내어 들었습니다.
딕싯
이 보드게임은 원래, 제가 학년 초에 하고 있는 주제통합수업 '나, 너, 우리' 중 [너와 함께, 우리 함께 > 너와 함께] 교수-학습의 도입으로, '너의 마음을 맞춰볼까?'라는 주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도 훌륭합니다. 상상의 나래가 활짝 펼쳐진 다양한 그림을 모티브로, 자신의 마음 속 한 켠에 자리잡은 생각의 편린을 끄집어내어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되, 다른 사람 또한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생각 조각을 동시에 끌어내는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임과 함께 계속 대화의 실마리를 잡아갈 수 있는, 전형적인 스토리텔링 보드게임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조금 힘든 지점이 있습니다. 아직 삶의 깊이가 조금 더 깊어져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생각은 단답형의 단어 형태로 펼쳐지고, 그래서 게임에 꽤 집중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후 상상화 그리기 수업을 위해 카드를 꺼내어들면, 아이들은 서로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 자신의 마음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 카드를 고르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보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그리기 시작합니다.
팔십 네 장의 카드가 모두 작가의 상상이 가득 담긴 그림들이라서, 아이들은 그림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꽤 좋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상상이 가득 담긴 다양한 작품들을 한 시간 동안 둘러보고, 딕싯 카드 중 마음에 드는 카드를 골라 보고 그리기 활동을 두 시간 동안 하고 나면, 이후 세 시간은 아이들만의 상상화 그리기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때 이루어지는 아이들의 상상은, 예시 활동을 하였지만 예시를 넘어서서, 서투르지만 자신만의 상상을 담아내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사회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 도입 부분 보드게임
재작년과 올해, 사회 6학년 2학기 2~3단원을 중핵 교과 단원으로 하여, 재작년에는 '음식 박람회' 프로젝트, 올해는 '여행 박람회'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프로젝트 학습의 주제열기는 조금 색다르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데스티네이션 X
이 보드게임은, 중요한 서류를 들고 도망간 스파이를 수사관들이 잡는 보드게임입니다. 한 학생이 스파이, 나머지 학생이 수사관 역할을 합니다. 수사관들은 스파이가 여섯 나라 중 한 나라에 숨었다는 사실을 알아 내었습니다. 이제 수사관들은 스파이가 숨은 나라를 알아내기 위하여 스파이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너가 숨은 나라의 수도 첫 이니셜은? 사용하는 언어는? 화폐 단위 첫 이니셜은? 종교는? 주요한 산업은? 인구는? 정치제도는? 등등등. 열 여섯 가지의 질문(기본 버전)을 던져보지만, 수사관들은 쉽사리 스파이의 숨은 곳을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들이 카드로 구성되어 있고, 시작할 때 이 중 임의로 여섯 장을 뽑게 되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보아도 생소한 나라들.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우리 지구에 함께 하고 있는가. 이웃 나라와 세계의 여러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딱 좋은 보드게임입니다.
보드게임 자체로도 훌륭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도 꽤 재미나는 구성 - 블러핑 방식의 보드게임 - 이라 아이들이 흥미있게 달려들고 즐겁게 플레이합니다. 프로젝트 학습은 저희 반만 하였지만, 다른 반 친구들과는 교육과정 발표회 때의 활동으로 이 보드게임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두 재미있어하였고, 세계 여러 나라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면서, 프로젝트 활동을 하는 중간에 게임 속의 카드들을 참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주제열기 활동 뿐만 아니라, 교수-학습 과정 중간중간에 사용 용도가 많고, 아이들끼리 즐겁게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놀이로 사용하기에도 좋아보이는 보드게임입니다.
이런저런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6학년 교수-학습 과정. 다양한 보드게임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PS. 관련 보드게임 규칙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을 좀 했는데, 이전에 에듀콜라에 두드려 둔 글이 있으면 그 링크를 걸고, 그렇지 않으면 일단 개인 블로그에 두드려 둔 관련 규칙글을 링크하는 것이 에듀콜라 도배를 막을 수 있는 길인 듯 싶어, 그리 하였습니다. 아직 규칙 관련 포스팅을 계속 해 나가고 있는 중이며, 되는대로 링크로 추가할 예정입니다.
<루미스 규칙>
<우봉고 3D 규칙>
<라보카 규칙>
PS2. 이렇게 1년의 연재가 일단 마무리 되는군요. (쿨럭) 1, 2월 휴식 기간에도 계속 두드릴 생각이지만, 어쨌든, 재미나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내년에도 이어가던 연재물은 계속 이어갈 요량입니다. :D
- 이전 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