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미러링 - 저렴하고 스마트한 실물화상기
Kim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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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6 00:06
3년 전엔가, 외부전화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교무실에서 돌려주셨는데, 전화를 건 분은 실물화상기 업체 직원이었습니다. 당시 8년 전엔가 구매했던 실물화상기의 A/S에 대한 안내였고, 친절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A/S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덕택에 저희 학교에서 구매한 실물화상기의 가격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70만원. 아이들의 활동 결과물을 화면영상기(교실 TV)로 보여주기 위한 가격으로는, 생각 이상으로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실에 애플TV 2세대를 가져다두고 쓰기 시작한 것은, 첫 발령받던 2012년 겨울이었습니다.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었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교수-학습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애플리케이션 작동을 교실 TV(화면영상기)로 보여줄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근무하던 학교에서 한 시간을 자가용으로 이동해야 하는 곳까지 가서 중고로 구매해왔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애플리케이션의 작동을 보여줌으로써 교수-학습 과정을 보조하는 용도로 애플TV를 사용하였는데, 곧 그것보다는 단순하게 스마트기기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의 작동을 교실 TV에 띄우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효과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곧 아이패드보다는 스마트폰을 애플TV에 물려서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스마트 기기에서의 미러링의 의미는, 스마트폰 같은 작은 기기의 화면을 TV나 빔프로젝터 같은 대화면에서 똑같이 보여주는 기술을 말합니다. 스마트폰과 TV를 미러링이 가능한 기기를 통하여 연결하면, 스마트폰 화면이 그대로 TV에 옮겨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굳이 실물화상기를 비싸게 구매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쉽게 말하면, 교사의 스마트폰으로 아이들의 활동 작품을 촬영하고 이것을 미러링 기기를 통하여 바로 교실 TV와 연결하여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스마트폰의 셔터를 누를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과 교실 TV를 연결한 상태에서 카메라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면 바로 교실 TV 화면에 교사의 스마트폰 화면이 실시간으로 생중계 될 수 있는 셈입니다.
2012년에 제가 발령나던 당시만해도, 미러링 기기로 우리나라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애플TV 정도 밖에는 없었습니다. 애플TV는 정확하게 말하면 미러링 기기가 아니라 셋탑박스의 역할을 하는 기기입니다. 미국 버전 케이블TV 셋탑박스인 셈이죠. 셋탑박스의 하위 기능으로 미러링 기능이 있는데, 이것을 교실에서 사용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2015년에 접어들면서 미러링 기기로 사용될 수 있는 저렴한 기기들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구글 캐스트 같은, 구글 버전의 셋탑박스도 이때쯤 국내에서 시판되어 판매되기 시작합니다.
다만 이때쯤 나온 기기는 안정성의 문제 때문에 사용이 용이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습니다. 저도 모 회사의 6만 2천원짜리 스마트 미러링 기기를 사서 사용해 보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기 자체의 불안정함 때문에 제대로 기능을 구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교장 선생님께서 마침 미러링 기기에 대한 말씀을 하셔서 새롭게 여러 기기를 탐색해 보았고, 시험해 보았고, 요즘 나오는 미러링 기기는 2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구매해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알고는 학교 예산으로 구매하여 각 교실에 보급하게 되었습니다.
미러링 기기가 스마트폰과 교실 TV를 연결하는 방식은, 미러링 기기 자체가 무선 공유기 역할을 하면서 스마트폰과 연결되고, TV와는 Html 단자로 연결하면서 스마트폰의 화면을 TV로 복사하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원리는 그렇지만, 교사는 그저 미러링 기기의 전원을 USB 전원선에 연결하고, 미러링 기기의 Html 단자를 TV에 연결한 후, 리모콘으로 교실 TV의 외부입력 버튼을 클릭클릭하여 미러링 기기 초기화면으로 들어가서,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연결을 미러링 기기와 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어쨌든 2015년의 1세대 스마트 미러링 기기는 따라서 스마트폰이 미러링 기기와 와이파이 연결이 될 경우에는 LTE 혹은 3G 연결은 차단되어 무선 데이터를 송수신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구매한 2세대 스마트 미러링 기기는 스마트폰이 와이파이를 통해 미러링 기기와 연결이 되더라도 LTE 혹은 3G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공부하는 것은 일단 방학으로 미루겠지만, 덕택에 무선 데이터로 송수신한 자료를 바로 교실 TV로 보여줄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미 교실에 데스크톱 컴퓨터가 교실 TV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소모하면서까지 연결할 필요는 없겠지요.
교실에서 미러링 기기를 활용하는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프리젠테이션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둠 활동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경우, 이를 발표하는 것이 꽤나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그런데 미러링 기기를 사용하여 조금 더 효율적인 발표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A4 프리젠테이션, 이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마치 PPT나 한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기분으로 A4 용지에 발표 내용을 간추려서 쓰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발표문을 제출하면 이것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후에 마치 슬라이드 쇼처럼 보여주는 것이죠.
아래는 2016년도에 학생들이 활동했던 예시입니다. 이렇게 활동한 후 교사는 스마트폰으로 'A4 프리젠테이션' 결과물을 촬영하여 마치 슬라이드처럼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애니메이션 효과는 없지만, 교실 안에서 컴퓨터없이 쉽게 발표수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모둠 활동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편리합니다.
모둠별로 의견을 나눈 후 결과를 정리하여 기록하였습니다. 이를 발표할텐데, 말로만 전달하면 제대로 된 전달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발표 모둠의 정리를 아래와 같이 스마트폰 화면으로 찍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화면을 교실 TV로 보여줍니다.
이 때 스마트폰의 화면이 그대로 TV에 보여지는 것이므로, 교사는 글씨가 너무 작다면 손가락 두 개를 화면에 대고 벌려서 사진을 확대하여 볼 수 있습니다. 교사의 스마트폰 화면 사진이 확대되는 것처럼, 교실 TV의 화면도 함께 커지게 됩니다.
위 사진처럼, 학생은 자신의 모둠 정리 내용을 보고 발표하고, 학생들은 화면을 통해 정리된 내용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됩니다.
3) 당연하겠지만, 실시간 중계가 가능합니다. 모둠 활동을 할 때, 다른 모둠의 현재 활동 내용을 바로 보여주면서 다른 모둠에게 스캐폴딩을 해 줄 수 있게 되는 셈이죠. 모두 제자리에 앉아 있지만, 교사의 궤간 순시와 함께 모든 아이들은 교사의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다른 친구들의 현재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도 있게 됩니다.
사진의 전달 뿐만 아니라, 고화질의 영상 자료의 전달까지 이루어지는 이러한 미러링 기자재의 사용은, 아직까지 실물화상기의 기능이 필요한 교실에서, 실물화상기의 비용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실물화상기 이상의 효과를 거두며, 교사의 더 나은 교수-학습 과정의 계획 및 실행을 도울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