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쉬는시간 보드게임] 7. Kobayakawa
Kim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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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7 00:24
비정기적으로 아이들의 쉬는시간을 위한 보드게임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매년 아이들에게 Kobayakawa 코바야카와 보드게임을 소개해 주고 있어 이에 대해 두드려볼까 합니다.
Kobayakawa
룰은 간단합니다. 아이들은 카드 한 장씩을 나누어 가집니다. 그 카드는 자신의 병력이 가진 무력의 세기가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카드로 더미를 만든 후, 가장 위 카드 한 장을 보이게 공개합니다. 그 카드가 코바야카와 카드가 됩니다.
코바야카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 성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보였던 가문이라고 합니다. 이 보드게임에서는 코바야카와 카드가 가장 약한 플레이어를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다음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합니다.
1) 더미에서 카드를 가져와 손에 두 장의 카드를 든 후, 그 중 하나를 자신의 앞에 보이게 내려놓습니다. 손에 계속 들고 있는 카드 숫자가 자신의 무력 세기가 됩니다.
2) 더미에서 카드를 뽑아 코바야카와 카드 위에 놓습니다. 코바야카와의 무력의 세기가 바뀝니다.
이렇게 한 바퀴 돌아간 후, 이제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의 무력 세기를 모른 채로 전투에 참여할지 참여하지 않을지를 결정합니다. 참여하기로 하면 참가 토큰을 하나 내고, 그렇게 참여하기로 한 플레이어끼리 카드의 수를 비교합니다. 무력 세기 - 들고 있던 카드의 숫자 - 가 가장 낮은 플레이어에게는 현재의 코바야카와 무력의 세기가 더해져서 자신의 무력 총합이 됩니다.
무력의 세기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제시된 참가 토큰 모두에 보너스 토큰 하나를 가지고 옵니다. 이렇게 일곱 라운드를 거쳐 가장 많은 토큰을 모은 플레이어가 게임의 승자가 됩니다.
블러핑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이면서도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지점이 바로 블러핑입니다. 자신의 것은 속이면서 다른 친구의 것은 예측하는 것.
좋아하는 지점은 당연히 '속인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참 속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닌 것이, 아이들의 속이는 행동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힐 목적이 아니라 그저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를 용인할 수는 없지요. 항상 나의 즐거움이 타인의 슬픔 혹은 어려움과도 연결될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보드게임에서의 속임수는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습니다. 닫힌 세계에서 가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인데다가, 상황은 계속 리셋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판에서는 내가 속이지만, 다음 판에서는 내가 속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블러핑 상황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것은, 평소에 반듯한 학생의 블러핑은 모두를 놀랍게 하고, 평소에 다채로움을 가진 학생의 정직함은 항상 의심을 산다는 것입니다.
힘들어하는 지점은, 도무지 예측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이 무언가를 추리한다는 것에 대한 경험을 많이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예측을 할 수 있는지를 모르는 탓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Kobayakawa 코바야카와 보드게임이 아이들에게 밋밋한 까닭은, 아이들이 추론하고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보드게임은 총 15장의 카드 만으로 이루어집니다.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루트로 공개되는 카드를 보면서 다른 플레이어의 패를 예측해야 합니다. 그 예측이 분명하게 이루어지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여러 경우를 예상하면서 자신의 승리 가능성을 저울질해보아야 합니다. 그런 중간 과정 없이 그저 카드를 가지고 오고, 한 장을 포기하고, 그냥 전투에 참가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선택 과정에 대한 추리 없이 승패만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일곱 라운드를 게임하게 되면, 게임 후에는 당연히 '재미없다'라는 말을 중얼거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보드게임의 재미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안내하여야 할 것인가.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목표일텐데, 그것은 짜임새있고 체계적인 어떤 프로그램 같은 것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부분이죠. 다만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20대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름대로의 동기를 가지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무언가를 위해서 뛰어간다는 것입니다. 스펙을 위해, 취업을 위해, 자신의 무언가의 목표를 위해 부지런하게 달려가는 우리 20대의 성취를 위해, 건배.
아이들에게는 스스로의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그저 다양한, 그리고 흥미진진한 것들을 꾸준하게 소개해 주는 것 말고는 따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에 대한 책무성을 가지고 교실에서 다양하게 놀이하고 활동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더 노력해야겠지요.
어쨌든, 올해는 우연히 소개해주게 되었는데, 가끔씩 플레이하는 아이들이 있네요. 지난 주에도 선생님 끼어서 잠시 플레이. 그러다가 집에 갈 시간이 되어서 금새 접긴 했지만, 어쨌든 올해 아이들 중에는 추론에 대한 나름대로의 흥미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몇몇 있어서 간혹 플레이되곤 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