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개정 6학년 1학기 수학] 2.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09
Kim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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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8 23:52
2.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07 자연수의 나눗셈(과 분수의 약분 통분)
지난 시간까지 나눗셈의 의미와 분수 나눗셈의 방법을 같이 공부하고 교과(용 도)서의 문제를 풀어 보았습니다.
이번 시간부터 나눗셈의 의미를 가지고 소수 나눗셈의 방법을 같이 공부하는데, 우선 자연수의 나눗셈 방법과 분수의 약분/통분 방법부터 확인하고 소수 나눗셈 부분을 다룰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유는 그렇습니다. 결국 소수 나눗셈 풀이도, 자연수 나눗셈의 방법을 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소수 나눗셈을 풀기 위하여 아이들은 정해진 방법으로 소수 나눗셈을 자연수 나눗셈으로 바꾼 후에 자연수 나눗셈을 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은 자연수 나눗셈을 잘 하지 못합니다.
다시 한 번, 나눗셈은 빼어내는 식을 간단하게 표현하기 위하여 고안된 연산 방법임을 짚었습니다.
57÷13
이라는 연산 식의 의미는, 57에서 13을 뺄 수 있는 횟수가 얼마인가, 그리고 남는 수는 얼마인가를 더 쉽고 간단하게 구해내기 위하여 고안된 식이라는 말입니다. 만약 윗 식을 뺄셈으로 풀어낸다면,
57-13-13-13-13=5
와 같이 푸는데, 이 때 13을 몇 번이나 빼는지 위의 식에서는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13의 개수를 따로 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고, 등식의 오른편의 5는 몫이 아니라 나머지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몫을 중요하게 여기는 계산 상황에서 몫보다 나머지가 돋보이는 결과가 드러납니다. 게다가, 아래와 같이 뺄셈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는 더더욱 곤란함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눗셈 알고리즘이 고안된 것이죠.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한다면 학생들이 나눗셈 식을 조금 더 편하게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다른 문제는 과연 학생들은 나눗셈 알고리즘이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고 이를 이용하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251÷8
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251을 8씩 빼내거나, 251을 8군데에 똑같이 나눌 때의 몫과 나머지를 구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51에서 8을 여러 번 빼내면, 당연히 빼내기가 어렵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묶어서 빼내기를 구안하게 됩니다. 8씩 열 번 빼내는 것이 아니라, 8이 열 번 있는 80을 한 번에 빼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번 80을 빼내고, 또 한 번 80을 빼내면, 도합 240을 빼내게 됩니다. 남은 수는 11. 더 이상 80 씩은 빼낼 수 없기 때문에, 이제 나머지 11에서 8씩 빼냅니다. 한 번 빼내고 나면 나머지는 3. 이제 더 이상 빼낼 수 없습니다. 8씩 빼내는 횟수는 10번, 10번, 10번, 그리고 1번. 나머지는 3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알고리즘을 익혔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은 방법으로 익혔겠지요. 그래서 이 알고리즘은 아이들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알려 주었습니다.
이렇게 풀어낸다고 틀리지 않습니다. 알고리즘은, 문제를 조금 더 편리하게 풀어내기 위한 방식이지, 정해진 방법을 반드시 고수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이들 중에는 251에서 8을 한 번에 30번 빼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눗셈 알고리즘에, 뺄셈 부호를 붙여서 푸는 것이 더 명확하게 나눗셈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
효율성을 너무 이른 나이부터 강조하여 지도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 이 알고리즘이 어떤 편리함이 있는지를 가르친 후에, 차근차근 효율성을 추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요즘의 학교 현장에서는 이렇게 차근차근,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가르치려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사교육은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랬다가는 수강생이 단박에 줄어들테니까요.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바로 효율적인 지도를 하더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역량이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그런 역량이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 해오다가 어느 순간에 벽에 딱 부닥친 학생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차라리, 조금 늦더라도 차근차근 돌아갔으면 더 나았을 아이들.
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 답은, 섣부르게 손대어서 나중에 되돌리기 어려운 것보다는, 차라리 손대지 않고 있다가 필요로 하는 순간부터 손을 대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극대화된 효율을 추구하는게 낫다는 것입니다. 물론, 필요로 하는 순간이 오지 않으면, 그냥 두면 됩니다. 굳이 수학을 잘 하지 못해도 살아가는데에는 지장이 없으니까요.
아이러니하지만, 요즘같은 시대가 제 이런 선택에 도움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선행학습을 통해 효율화되고 앞서나가더라도, 결국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에 와서는 모두가 취업의 벽 앞에서 동등한 어려움을 겪어버리니까요. 차라리 커서 어려움을 겪을 것, 지금은 그런 걱정과 고민없이 자유롭게 누리고 살도록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단단하게 다져봅니다.
아. 물론 제 자녀들 이야기구요. 학교에서는, 느린 아이들은 느린대로 의미부터 차근차근 찾아가보고, 빠른 아이들은 이 의미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나눗셈 알고리즘 안에 빼내는 요소가 있으며, 이를 굳이 한 번에 빼내는 것보다는 차근차근히 빼내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해 주었습니다.
한 가지 더, 나눗셈 알고리즘을 더 명확하게 하는데는, 십진기수법, 즉 자릿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자릿수를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묶어세는 것도 결국 추상화 된 수학의 한 기능일텐데, 구체적 조작기의 아이들이 과연 이런 추상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하면 십진기수법을 더 분명하게 아이들에게 안내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래는 아이들의 배움일지 중 일부.
이 학생이 바로 제게 자신의 수학에 대해서 싸인을 보냈던 학생입니다. 이렇게 보니, 벌써 한참 전부터 제게 싸인을 보내고 있었네요. 교사가 업무에 바쁘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아이들의 싸인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잘 못 보게 되거든요.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