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우간다!] 06 사서 하는 우간다 수업 걱정
※ 외국인으로서 바라보고, 짧은 기간 얕은 소견으로 적은 내용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강의식 수업은 지루하고 고지식한 구시대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지니쌤을 만나기 전까지.
강의식 수업도 토론 수업이나, 활동 중심 수업만큼 중요하고 또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100명 남짓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우간다.
어쩌면 강의식 수업만큼 많은 학생들에게 단시간 많은 지식을 전달하기에 효과적인 교수법도 드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일 똑같은 반찬만 먹으며 살 수는 없으니,
또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더욱 효과적이고 적합한 교수학습방법이 있으니,
그리고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교수학습방법이 많으니,
그중 이번 시간에 가장 적합한 교수학습법이 강의식 수업이기에 선택하였다면 몰라도,
최소한 다른 수업방법을 '몰라서' 강의식 수업만 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할 것이다.(숨 한 번 쉬고ㅎㅎ)
이것이 HoE가 우간다에 학교배움공동체를 세우고 교사들을 지원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우간다 교사 역량 향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
우간다 선생님들 자체의 역량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끼다
1. 수업시간 토의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들의 수업방법 중 하나는, 수업에 이야기를 입힌다는 것이다. 그냥 '설명 먼저 듣고 그려라.' 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이야기를 입혀주면 수업이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설명 안 듣고 삼각형 먼저 그리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감지하시고) "얘들아, 우리가 밥 먹기 전에 손을 씻지, 밥 다 먹은 후에 손 씻지는 않지? 그러니까 먼저 삼각형을 어떻게 그리는지 설명을 듣고, 그다음에 그릴 거야."
이건 우간다의 수업 장면이지만, 한국 수업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생님 한 명 한 명, 우간다 사람이건 한국 사람이건, 가방끈이 길던 짧던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인간으로서' 수업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수업이라면, 비슷한 통찰과 역량을 지닌다고 생각한다. 수업 또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 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그런 면에서 우간다 선생님들 또한 경험적 지식이나 잠재능력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우간다 선생님들은
학생중심의 활동도 수업에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 했고,
아직 모른다는 느낌이랄까.
우간다 선생님들은 낯선 학생중심 활동 이야기
'아니, 모둠 토의를 하는 데 어쩜 이렇게 옆 모둠을 배려해서 소곤소곤 이야기하지? 대박...'
모둠 토의를 할 때에면 학생들이 신나서 이야기하고, 온 교실이 왁자지껄 시끌벅적 해지곤 한다. 담임을 할 때면 모둠 활동할 때의 적절한 목소리 크기를 같이 약속하고 연습했으니까.
그런데 우간다에서는 반대로 완전 소곤소곤 토의를 했다. 알고 보니 여기는 '학생인 내가 수업 시간에 말을 해도 돼? 정말?' 이런 분위기란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토의하는 것이 정말 드문 일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존재. 토의활동이 어색한 아이들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이야기한 것.
우간다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하던 날, 그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교사만 뚫어져라 바라보던 모습에 감동을 받았었다.
그런데 오히려 짝꿍이랑 '무슨 과일을 제일 좋아하는지 서로 이야기해보자.' 했을 때 조차도 교사만 바라본 채로 멀뚱멀뚱 있어서, 당황스럽던 순간이 떠오른다.
수업 중 학생 간 상호작용은 그들에겐 아직 낯설다.
'아니, 모둠 토의를 하는 데 어쩜 이렇게 옆 모둠을 배려해서 소곤소곤 이야기하지? 대박...'
모둠 토의를 할 때에면 학생들이 신나서 이야기하고, 온 교실이 왁자지껄 시끌벅적 해지곤 한다. 담임을 할 때면 모둠 활동할 때의 적절한 목소리 크기를 같이 약속하고 연습했으니까.
그런데 우간다에서는 반대로 완전 소곤소곤 토의를 했다. 알고 보니 여기는 '학생인 내가 수업 시간에 말을 해도 돼? 정말?' 이런 분위기란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토의하는 것이 정말 드문 일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존재. 토의활동이 어색한 아이들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이야기한 것.
우간다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하던 날, 그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교사만 뚫어져라 바라보던 모습에 감동을 받았었다.
그런데 오히려 짝꿍이랑 '무슨 과일을 제일 좋아하는지 서로 이야기해보자.' 했을 때 조차도 교사만 바라본 채로 멀뚱멀뚱 있어서, 당황스럽던 순간이 떠오른다.
수업 중 학생 간 상호작용은 그들에겐 아직 낯설다.
2. 모둠 활동-전체 활동 넘나들기
우리 지역의 부족과 씨족에 대해 배우던 수업. 교사는 일명 칠판 나누기 활동을 활용하여, 지역의 다양한 부족과 씨족을 나열해보고자 했던 것 같다. 칠판 나누기를 활용할 때의 좋은 점은-학생 한 명씩 발표시키고 교사가 판서하는 것보다-, 1.학생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2.이를 바탕으로 짧은 시간 동안 여~러 학생들이 직접 칠판에 중요 내용을 적으며, 3.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모둠이 적은 내용들을 한눈에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칠판 나누기는 다양한 부족과 씨족의 종류를 짧은 시간에 알아보기에 참 좋은 활동이었는데, 교사는 알려주니까, 이런 게 있다고 하니까 하긴 하겠는데, 도대체 이걸 왜 하는지 모르고 진행하는 느낌. 아쉽다!
3. 또래교사 활동
한 반에 많으면 80~1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앉아있다.
초등학교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 한 14, 16살 학생들도 12살 학생들과 한 교실에 같이 있다.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또래 교사 활동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다!
선생님 한 명의 손길이 모두에게 닿을 수 없는 상황이니 또래교사가 더욱 필요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먼저 활동을 끝낸 친구들은 그저 가만히 기다린다. 선생님은 많은 학생들을 봐주러 다니느라 분주하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서로서로 알려주고 배우는 것만 조금 활성화되어도 매우 효과적일 것만 같다.
우간다 수업 미리 걱정하기
그래도 이러한 상호교류와 지원과정을 통해 조금씩 더욱 질 좋은 교육으로(SDGs에서 말하는 Quality Education으로) 나아가는 우간다의 교실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실제 현지 HoE팀이 이를 구현해가고 있다 !
그렇지만, 혹시 이들도 성장과정에서 우리가 봉착한 문제에 도달하진 않을까? 미리 걱정해봤다. 호호
1. 교과서는 자료로!
"선생님 왜 교과서 80쪽은 안 해요?"
한국 교실에서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다양한 것을 녹여서 배우고 나도, 교과서 일부를 다루지 않으면 아이들은 안 배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또 교과서 틀에 맞춰 교과서대로만 가르치기도 한다. 교과서의 절대화다.
우간다 수업시간, 교과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교과서가 부족하기 때문이긴 하지만 덕분에(?) 교과서로부터 자유롭다. 우간다에서 총 여섯 번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는데, 대부분 개념제시-익히기-적용하기 흐름으로 진행되었다. 교과서는 학생들이 적용활동 할 때 활용하는 자료로 등장한다. 매우 보기 좋았다. 물론 이 자료를 어떻게 구워삶아 활용하고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후에 모두에게 교과서가 보급되는 날이 오더라도, 교과서에 함몰되지 않기를 원한다.
2. 학습 문제 vs 학습 목표
"아직도 학습 문제를 학습 목표라고 적으시는 선생님들이 계신데, 학습 문제라고 적어야 합니다. 그리고 '~ 할 수 있다.'가 아니고, 저학년은 '~ 해 봅시다.' 고학년은 '~ 해 보자.'라고 적는 것 꼭 신경 쓰십시오."
동료장학을 하고 나면 총평으로 매년 교장선생님, 수석선생님께서는 '학습 문제'와 '학습 목표'를 언급하신다. 문제해결학습이 주목을 받으면서 '학습 목표를 학생들에게 문제 형식으로 제시해야 한다'라는 흐름이 학습 문제 논란의 시작점이라고 슬그머니 짐작해본다. 나야 학습문제 세대여서 헷갈릴 것이 없지만, 오랜 기간 학습 목표로 제시해오신 선생님들께서는 적잖이 헷갈리실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학습 문제인지 목표인지가 그렇게 중요한지 사실 잘 모르겠다. 문제 해결을 통해 배우는 수업이면 학습 문제라고 쓰고, 굳이 그런 수업이 아니라면 또 목표라고 적으면 안 될 건 무언가.
"학습 역량(Competence)이라고 적어야지 학습 목표(Goal)로 적으면 안 됩니다."
상상해 봤다. 호호
지금 HoE와 작업하는 우간다 선생님들을 연구팀 1세대라고 생각한다면, 이들이 후배들을 양성할 때 저런 모습을 지니지는 않을까. 용어와 형식에 중점을 두기보다 교육 본연에 초점을 맞추고 그 방향성을 잃지 않았으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이 명제에 동의하며,
이것이 우리 교사들이 상호 교류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이유일 것이다.
우간다에서도
한국에서도
훌륭한 선생님들이 만들어가는
더 나은 교육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