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그림책에 '삶'을 담다.
6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도 벌써 반이나 지났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살아간다기 보다는 살아지는 느낌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그냥 바쁘게 흘러갑니다. 아마 별탈없이 잘 살고 있으니 이렇겠지요. 무슨 일이 생기면 시간이 정지한듯 느껴지고 온갖것들이 떠오릅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이야기 나눈 그림책들만 소개했는데, 오늘은 아이들과는 나누지 않고 혼자만 본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6월달에 제 생일이 있어서 스스로에게 이 그림책을 선물했는데, 에듀콜라를 보시는 분들에게도 선물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신시아 라일런트 글, 브렌던 웬젤 그림의 '삶'이라는 그림책입니다.
면지는 푸른 하늘의 별들을 보여 줍니다. 그 별들 가운데 지구가 있고 그 안에 또 많은 삶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면지의 별들은 수많은 삶들의 다양한 모습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표제지는 산 속 웅덩이 물 속에서 별들의 빛을 받으며 막 삶을 시작한 생명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수영하고 있고, 어린 삶들은 세상을 신기하게 바라봅니다.
그림은 계속해서 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태어나고 피어나는 것들을 보여줍니다.
해, 달, 눈, 하늘 ,비 등 .. 우리가 사는 땅 위에 있는 배경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그것과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기 때문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삶이란 나를 중심으로 나만 볼 수 밖에 없기에 나를 감싼 그 위에 있는 기운들을 놓치게 되고 때론 알더라도 못 본척하게 됩니다.
'삶' 삶.삶. 사람이 줄어서 삶이라 합니다. 그런데 어찌 삶이 사람만이 가지고 있을까요?
모든 생명은 삶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는 하염없이 보이고, 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한번도 보지 못한 그런 삶들.
'동물들에게 무엇을 가장 사랑하는지 물어볼까요?'
모든 동물이 독자를 향해 눈빛을 보내는 이 그림의 동물들. 나를 향한 그들의 눈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장면입니다.
뜨끔하고 미안한 마음은 뭘까요.
동물에게 삶 터전을 빼앗기만 한 인간에게 .. '왜 너희들 그러지?' 하고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만을 생각하며 동물들의 삶은 고려하지 않았지. 아니지 고려하는척 하면서 어떻게 하고 있나요?
또 동물이 아니라도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들을 제외한 소외된 이들의 삶에 '무엇을 가장 사랑하는지 물어볼까요?'로 보이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무거웠는데,
(작품은)동물들은 자연은 내게 삶은 이렇게 흘러가. 그러니 괜찮아라고 위로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