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그림책으로 여는 다문화 이야기/몽골편
웃음의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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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3 23:08
한달 전 쯤, 우리반에 다문화 주관 수업으로 '몽골'분이 오신다는 걸 들었다. 그때는 '한 시간 전담 시간이구나..' 생각했나보다. 하지만 날이 다가올 수록, 이 수업은 우리 아이들에게 엄청나게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파파팟 머리를 스쳤다. 내가 개인적으로 초대하려면 엄청 어려운 절차들을 학교 담당자가 대신 해준 것이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왜 진작 준비하지 못했던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문화 관련 수업은 국어, 도덕, 사회 과목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주제다. 4학년 도덕과 성취기준에서도
'왜 진작 준비하지 못했던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문화 관련 수업은 국어, 도덕, 사회 과목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주제다. 4학년 도덕과 성취기준에서도
[4도03-02]다문화 사회에서 다양성을 수용해야 하는 이유를 탐구하고, 올바른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과 문화를 공정하게 대하는 태도를 지닌다.
라고 명시되어있다. 이 성취기준 배움의 여는 마당을 이번 '몽골 수업'으로 하면 되겠다 싶었다.
어떤 수업을 계획할 때 교사마다 스타일이 있을텐데, 제일 먼저 내가 하는 것은 '어떤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까?'
'몽골'하면 떠오르는 책은 바로바로 유명한 '수호의 하얀말' 이라는 그림책이다.
'수호의 하얀말'은 몽골 악기 '마두금'이 생긴 유래에 관한 옛이야기다. 몽골인들은 말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한다. 그 점을 잘 느낄 수 있는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할머니 밑에서 외롭게 큰 '수호'에게는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하얀말이 자기와 동일시 되는 존재다.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할머니와 외롭게 살고 있다.'고 표현되는 부분에서 그의 삶을 짐작할 수 있다. 말 또한 어딘가에 버려져 늑대의 먹이가 될 수 있었는데, 수호로 인해 살아남은 것이다. 외로운 세상의 둘은 서로에게 형제이자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수호와 하얀말은 사악한 원님의 계략에 빠져 헤어지게 되고, 피투성이가 된 하얀말은 수호를 찾아온다. 결국 숨을 거둔 하얀말이 꿈에서 수호에게 언제까지나 곁에 있겠다며 자신의 뼈와 털로 '마두금'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게 된다. 그리하여 둘은 연주자와 악기로 영원히 같이 하게된다.
몇년 전에 몽골 여행을 계획한 적이 있는데 '고비사막' '게르' '전통의상(델)' 이런 체험 여행을 생각하며 준비했었다. '수호의 하얀말'을 읽어 줄때도 몽골의 모습은 이렇다 하며 읽어주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초청 손님을 위해 준비한 선물 '몽골 일러스트'에서도 몽골의 '전통'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도 여행상품만 보고 그랬는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나라의 기와집에 한복을 입고 사는 사람들을 외국인들이 생각하듯이..
그런 점에서 이번 몽골수업은 반전이 있다!!!!
요즘 우리반은 서정오 선생님의 '옛이야기'가 주제다. 어제는 몽골 수업에 앞서 우리 옛이야기를 하루 쉬고 특별히 몽골 옛이야기 '수호의 하얀말'을 읽어준 것이다. 옛이야기라는 대주제에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혼자)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몽골수업은 반전이 있다!!!!
요즘 우리반은 서정오 선생님의 '옛이야기'가 주제다. 어제는 몽골 수업에 앞서 우리 옛이야기를 하루 쉬고 특별히 몽골 옛이야기 '수호의 하얀말'을 읽어준 것이다. 옛이야기라는 대주제에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혼자) 생각했다.
'환영합니다'
교실에 드나드시는 외부 강사님들의 한시간 수업은 아이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맥락없는 수업 가운데 추진 업무로 의무로 해야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다르다. '수호의 하얀말'을 읽으며 '몽골'에 대해 조사수업도 하고 해서 얕은 사전지식과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음번에 이런 수업이 있다면 2주전 쯤부터 준비하고 싶다.) 우리반을 위해 특별히 오시는 몽골 선생님에게 선물을 드리자고 해서 전날 부지런히 몽골에 관한 이미지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22일 금요일 1교시. 두 분의 아주 젊은 대학생들이 들어오셨는데
"누가 한국인에요?"라는 질문이 들릴만큼 구별하기 어려웠다. 외모는 둘다 그냥 우리나라 대학생이었다. 준비해온 ppt로 나지막히 이야기를 시작하는 '버니' 선생님에게 아이들은 조용히 집중하였다.
(몽골 학생 이름 버니는 우리나라 '수정'의 의미라고 한다. ) 통역사가 필요없을 만큼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였다.
수도, 인구, 전통 모습들을 소개했다면 중반이 지나 후반부에는 본인의 일상생활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몽골의 지금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들을 말이다.
오늘 온 '버니'선생님은 영재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삼촌이 몽골 한국대사관에 근무하고 있어서 한국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한국말을 익혔다고 한다. 세계여러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는 모습이 무척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온 이유도 '몽골'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또 농구, 펜싱, 노래 부르기 등의 취미를 가진 모습들, 우리나라 보통의 대학생 처럼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고, 등산을 하는 등 한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로 인해 아이들의 '몽골' 에 대한 고정관념(?)은 와르르 무너졌다.
교실에 드나드시는 외부 강사님들의 한시간 수업은 아이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맥락없는 수업 가운데 추진 업무로 의무로 해야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다르다. '수호의 하얀말'을 읽으며 '몽골'에 대해 조사수업도 하고 해서 얕은 사전지식과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음번에 이런 수업이 있다면 2주전 쯤부터 준비하고 싶다.) 우리반을 위해 특별히 오시는 몽골 선생님에게 선물을 드리자고 해서 전날 부지런히 몽골에 관한 이미지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22일 금요일 1교시. 두 분의 아주 젊은 대학생들이 들어오셨는데
"누가 한국인에요?"라는 질문이 들릴만큼 구별하기 어려웠다. 외모는 둘다 그냥 우리나라 대학생이었다. 준비해온 ppt로 나지막히 이야기를 시작하는 '버니' 선생님에게 아이들은 조용히 집중하였다.
(몽골 학생 이름 버니는 우리나라 '수정'의 의미라고 한다. ) 통역사가 필요없을 만큼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였다.
수도, 인구, 전통 모습들을 소개했다면 중반이 지나 후반부에는 본인의 일상생활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몽골의 지금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들을 말이다.
오늘 온 '버니'선생님은 영재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삼촌이 몽골 한국대사관에 근무하고 있어서 한국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한국말을 익혔다고 한다. 세계여러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는 모습이 무척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온 이유도 '몽골'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또 농구, 펜싱, 노래 부르기 등의 취미를 가진 모습들, 우리나라 보통의 대학생 처럼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고, 등산을 하는 등 한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로 인해 아이들의 '몽골' 에 대한 고정관념(?)은 와르르 무너졌다.
아이들이 한 사전 질문들은 모두 ppt안에 녹아있어서 1시간이 지나고는 즉석 질문들을 했다.
"군대는 있나요?" "말고기를 먹나요?" 부터 "한국에서 자주 먹는 음식은요?" "언제 한국에 왔나요?" "한국 생활에서 불편한 점은 있나요?" 하면서 질문들로 시간이 점점 무르익었다.
아주~ 좋았다. '다양한 문화를 이해해야해' 하는 한줄의 교과서 보다 훨씬 더 강렬했다.
다양한 문화에 대해 '사람사는 세상은 거의 다 비슷하다. 다르다고 배척할것도 아니며 눈빛으로 마음으로 느끼기를 바란다'라는 내 의도를 직접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오늘 두시간의 만남으로 무언가 알았지 싶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헤어짐을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