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과 나> 함께 읽는 즐거움1
송미경 작가의 <햄릿과 나>를 읽기 시작하였다. 작품을 선정한 이유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가족'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글 쓰는 일이 많았었다. 그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기도 했다. 또 유달리 반려동물을 키우는 아이들이 많아서 선택하기도 했다. 이유를 하나 더 붙이자면 2학기 때 반으로 송미경 작가님이 오시기로 한 엄청난 이벤트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일주일에 두 번 등교 수업을 하고 있기에 오는 날만 작품으로 수업을 한다. 6학년 국어 8단원을 작품으로 대체하기에 시수는 충분히 넉넉하다. 단 방학 전까지 8번의 등교 수업으로 작품 전체를 읽어나가야 하기에 그 부분이 조금 걱정되기는 하다.
이제껏 단편이나 장편을 수업할 때 항상 교사의 낭독으로 작품을 전달하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모든 아이들이 책을 가지고 돌아가며 읽기를 시도하였다. 온작품읽기 수업을 한지는 오래 되었으나 이런 방식으로는 처음이라 두려움도 있었다. 어쨋든 시작을 했다!
<햄릿과 나>는 주인공이 햄스터를 우연히 반려동물로 키우면서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는 내용이 중심에 있다. 햄스터를 단순히 '키운다'가 아니라 '가족이 된다'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미유가 햄릿과 만나는 과정에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사건이 극대화 되는데.. '입양'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챕터가 나누어져 있지 않아서 임의로 사건 마다 나누어서 읽을 부분을 정해 놓았다. )
"우리 중의 대부분은 책을 읽을 때, 책을 단숨에 읽는 편이야. 이 책은 마음만 먹으면 30분, 1시간 만에 읽을 수 있어. 그렇게 읽으면 한가지 음식을 맛본거야. 그런데 이번에 여러분과 함께 수업할 때는 8시간 동안 뷔페에서 이것저것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면서 그 음식이 어땠는지 이야기 하며 먹는 수업을 할거야. 그래서 오래 걸리겠지만 천천히 음식의 맛을 느끼는 그런 책읽기를 할거야. 그래서 궁금해도 다음 것을 먼저 혼자 읽으면 안돼!"
신신당부를 하고 시작했다.
#첫번째 읽은 날 (0629)
- 표지로 알 수 있는 점 추론하기
- 1장 읽고, 소제목 만들기
- '책을 읽은 그대에게1' 인터뷰지 작성 (온라인 과제)
표지를 통해 추론하기
이 전에도 단서를 통해 추론하기를 6단원에서 했기에, 뭔가 이런 것을 할 때 탐정이 된 듯 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탐색하도록 한다.
- 주인공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는 그림이 취미일 것이다.
- 햄스터와 주인공은 사이가 좋을 것 같다.
- 민들레가 햄스터도 들고 있고, 주변에도 그려진 것을 보아 꽃이랑 관련이 있을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우형이가 직관적으로 "이별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내뱉았다. "우형아, 방금 그말 왜 했어?")
- 민들레가 날리는 것 같아서 이별한 느낌이 났다.
- 햄스터가 원래 사람보다 더 작은데 크게 그린 것으로 보아 햄스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은서)
멈추고 이야기 나누기
작년에 장편 ‘서찰을 전하는 아이’, ‘불편한 이웃’을 읽을 때는 아이들은 듣기만 했기에 한 챕터 동안 몰입해서 읽어주고 그 다음에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햄릿과 나는 자꾸만 수다를 떨고 싶게 하는 책이다. 그래서 한쪽을 읽고 나서 이야기 하고, 그림 보며 또 이야기 하고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수다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한쪽 읽고, 이야기 하고 또 한쪽 읽고 이야기 하느라 얼마나 길어졌는지 모른다.
햄스터 길러본 이야기
유기동물 본 이야기
미유의 성격, 엄마의 성격
미유의 방
이름에 관련된 이야기
'책을 읽은 그대에게' 인터뷰지 작성
이렇게 등교 수업 때는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온라인 수업 때는 읽은 부분에 관해 '책을 읽은 그대에게' 라는 제목으로 인터뷰지를 작성하게 하였다.
작품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온작품 읽기에는 정답이 없다.
나는 온작품읽기에 전문가들처럼 이론을 잘 알지는 못한다. 읽는 즐거움.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 이외에 말이다. 책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책이 우리 반 안으로 들어와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 시작했으니 그 다음은 아이들에게 맡겨 놓으면 될 것 같다.
*송미경 작가님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
송미경 작가님과의 만남은 사계절 출판사 '한학기 한 작가 만나기'에 선정 되었기에 이루어짐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