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의 고민- 고학년 여학생의 무리짓기
다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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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6 09:50
작년, 첫 제자들과 좌충우돌 한 해를 보내면서 5학년 여학생에 대해 느낀 바가 많았다.
그 중 학급에서 지내며 가장 절감한 것은..
5학년 1학기와 2학기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
3월. 갓 5학년이 된 아이들은 애기 티 벗은 병아리마냥 보송보송하다.
그랬던 아이들이 한 학기가 지날 때 쯤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데...
3월: 친구들 사이에 탐색전이 치열하다.
4월: 학급에 어느 정도 적응했으며 점차 친하게
지내는 무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다른 무리의 아이들과도 교류하며
무리의 울타리가 견고하지 않다.
5월: 싫어하는 친구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
단체카톡방에서 한 아이를 욕하는 사건이
발생.
6월: 견고한 무리가 형성. 여자아이들이 두 무리로
나뉘어 끼리끼리 놀려고 함.
자리를 바꾸거나 팀을 정할 때 친하지 않은
아이들과 붙으면 싫어하는 내색을 한다.
9월: 개학을 늦게 해서 비교적 평화롭게 보냄.
10월: 학예회 연습을 하면서 여학생 무리에서 다툼이
일어남. 말다툼, 뒷담화로 인해 하루에 한 번씩
상담하고 혼내며 보냄.
11월: 여학생 갈등 최고조. 한 명이 따돌림을 신고한
것으로 인해 무리 대 무리로 싸우기 시작함.
째려보기, 눈치주기, 뒷담화, 욕 등 갈등이
심함.
2학기에 들어서 개복치처럼 예민해지고 민감해진 여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내가 개입해서 사과를 종용했다가 오히려 아이들 사이가 더 멀어지고 나와도 멀어지는 경우가 생겼다.
11월. 결국 여학생들만 빈 교실에 모아놓고 말했다.
"너희가 서로 째려보고 눈치주고 욕하고 뒷담화하고.. 선생님은 너무 불편해. 너희도 이렇게 싸우고 사이 안 좋게 6학년으로 올라가면 힘들지 않을까? 너희를 다 불러모은 것은 선생님이 혼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너희끼리 화해할 시간을 가졌으면 해서야."
그리고 한 동안 아무 말도 없아가.. A무리의 한 명이 앞으로 나와서 울먹이며 말했다.
"나는 사실 00(B무리 대표)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친구하고 싶었는데 이미 너네끼리 친해서.."
거짓말, 핑계, 뒷담화를 일삼던 아이의 솔직한 한 마디였다.
단순히 A무리와 B무리의 대결,
사소한 갈등으로 인한 A무리의 분열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나는 깜짝 놀랐다.
아이들끼리 화해하는 모양을 보아하니 A무리 3명은 사실 B무리에 속하고 싶은데 B무리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쉽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자기들끼리 무리를 형성했다.
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무리를 짓기는 했으나 서로 진짜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무리 안에서 뒷담화하고 B무리를 깎아내리며 살아온 것이다.
내가 일방적으로 혼낼 때는 알지 못했던 여학생들의 생태계가 그제서야 눈에 보였다.
첫 제자들은 그렇게 사과를 하고 티격태격하다가 6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또 5학년을 맡았다.
무리짓기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일까?
작년과 같은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무조건 섞어놓고 찢어놓는 게 맞을까?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친하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데 억지로 붙여준다고 친하게 될리는 없지 않나?
아직 혼란스러운 것이 많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현장학습 자리도 남녀 섞어서 뽑기로, 자리 선택권 대신 랜덤으로 자리배치, 학급이벤트는 무조건 학급 전체가 어울리도록.
으로 바꾸어보았다.
과연 올해는 작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될까?
두고 볼 일이다.
그 중 학급에서 지내며 가장 절감한 것은..
5학년 1학기와 2학기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
3월. 갓 5학년이 된 아이들은 애기 티 벗은 병아리마냥 보송보송하다.
그랬던 아이들이 한 학기가 지날 때 쯤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데...
3월: 친구들 사이에 탐색전이 치열하다.
4월: 학급에 어느 정도 적응했으며 점차 친하게
지내는 무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다른 무리의 아이들과도 교류하며
무리의 울타리가 견고하지 않다.
5월: 싫어하는 친구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
단체카톡방에서 한 아이를 욕하는 사건이
발생.
6월: 견고한 무리가 형성. 여자아이들이 두 무리로
나뉘어 끼리끼리 놀려고 함.
자리를 바꾸거나 팀을 정할 때 친하지 않은
아이들과 붙으면 싫어하는 내색을 한다.
9월: 개학을 늦게 해서 비교적 평화롭게 보냄.
10월: 학예회 연습을 하면서 여학생 무리에서 다툼이
일어남. 말다툼, 뒷담화로 인해 하루에 한 번씩
상담하고 혼내며 보냄.
11월: 여학생 갈등 최고조. 한 명이 따돌림을 신고한
것으로 인해 무리 대 무리로 싸우기 시작함.
째려보기, 눈치주기, 뒷담화, 욕 등 갈등이
심함.
2학기에 들어서 개복치처럼 예민해지고 민감해진 여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내가 개입해서 사과를 종용했다가 오히려 아이들 사이가 더 멀어지고 나와도 멀어지는 경우가 생겼다.
11월. 결국 여학생들만 빈 교실에 모아놓고 말했다.
"너희가 서로 째려보고 눈치주고 욕하고 뒷담화하고.. 선생님은 너무 불편해. 너희도 이렇게 싸우고 사이 안 좋게 6학년으로 올라가면 힘들지 않을까? 너희를 다 불러모은 것은 선생님이 혼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너희끼리 화해할 시간을 가졌으면 해서야."
그리고 한 동안 아무 말도 없아가.. A무리의 한 명이 앞으로 나와서 울먹이며 말했다.
"나는 사실 00(B무리 대표)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친구하고 싶었는데 이미 너네끼리 친해서.."
거짓말, 핑계, 뒷담화를 일삼던 아이의 솔직한 한 마디였다.
단순히 A무리와 B무리의 대결,
사소한 갈등으로 인한 A무리의 분열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나는 깜짝 놀랐다.
아이들끼리 화해하는 모양을 보아하니 A무리 3명은 사실 B무리에 속하고 싶은데 B무리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쉽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자기들끼리 무리를 형성했다.
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무리를 짓기는 했으나 서로 진짜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무리 안에서 뒷담화하고 B무리를 깎아내리며 살아온 것이다.
내가 일방적으로 혼낼 때는 알지 못했던 여학생들의 생태계가 그제서야 눈에 보였다.
첫 제자들은 그렇게 사과를 하고 티격태격하다가 6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또 5학년을 맡았다.
무리짓기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일까?
작년과 같은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무조건 섞어놓고 찢어놓는 게 맞을까?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친하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데 억지로 붙여준다고 친하게 될리는 없지 않나?
아직 혼란스러운 것이 많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현장학습 자리도 남녀 섞어서 뽑기로, 자리 선택권 대신 랜덤으로 자리배치, 학급이벤트는 무조건 학급 전체가 어울리도록.
으로 바꾸어보았다.
과연 올해는 작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될까?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