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의 쉬운 수업디자인1-2] 창의적 수업 = 좋은 수업?
1-1 : 창의적 수업이 뭐야?
1-2 : 창의적 수업 = 좋은 수업?
1-3 : 쉬운 수업 디자인
0. 들어가며
몇년전 아이패드1이 우리 나라에 처음 나왔을 때
저는 이 아이패드 하나면 우리반 교실을 정말 엄청나게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2가 나온 다음해 제 아이패드 하나를 활용해 교실을 바꾸어보려고 정말 무진장 애를 썼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별 아니 모둠별 1대만 있으면 진짜 제대로 된 교실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지역을 옮겨 소규모 학교로 옮기게 되었고
저는 아이패드3(뉴아이패드)를 모둠별 1대씩 구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활용해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창의적인 수업을 만들어 내었고
그 결과
저는 아이들이 배우려고 하지 않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1. 교당학 - 교사를 당황하게 하는 학생들
( 김연민 선생님의 글과 같이 보면 이해가 더 잘 되실거라 생각이 됩니다.)
https://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KimYeonmin&wr_id=68
우리는 시험을 볼 때 종종 이런 일을 겪게 됩니다.
웃기려고 인터넷에서 도는 예시자료이지만 실제로 많은 선생님들이 이런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학생은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다른 학교 연수에서 선생님들께 질문을 드렸는데 절반 이상의 선생님께서
이 학생은 창의적이라고 응답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학생은 창의적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난 글에서 창의성이란
두 점을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자기 마음대로 길을 가고는 있지만
그 길의 목적 자체가 문제와 답을 연결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야 하는데 애초에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편을 알아보고 있는 것은
창의성에 대한 첫단추를 잘못 끼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창의적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고 그 핵심으로 다가 가기 위한 방향 설정을 해 놓아야 합니다.
2. 창의성 vs 공상
우리는 원시 시대의 생활 모습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원시시대로 가면 됩니다.”라는 말을 하는 학생은 어떤가요?
실제로 많은 시험지에서 이런 답을 보게 됩니다.
이 학생은 창의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 학생의 대답이 창의적인 대답이라고 보기 위해서는 그 다음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타임머신을 타고 갈 수 있을까요?”
그 답을 할 수 있으면 창의적인 대답이 될 수 있지만 그 답이
“엄마한테 사달라고 해요.”라고 한다면 그 다음에 엄마가 못사주면 어떻게 하지?라고 물었을 때
“그러면 아빠한테 사달라고 하면 되죠.”라고 한다면
그 대답은 창의적이라고 볼 수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대답은 처음에 이야기한 두 점을연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창의적인 대답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공상’ 또는 ‘상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언젠가 미래에는 원시시대의 생활 모습을 타임머신을 타고 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 타임머신을 이 학생이 만들어 낸다면 그 학생의 업적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냥 그 대답만 하고 교실 전체를 웃음바다로 만든 다음
그냥 넘어가 버리는 헤프닝으로 전락하고 말겠지요.
3. 아이디어 - 프로토타입 - 디자인
플레이펌프이야기를 아시나요?
플레이펌프는 아프리카의 물부족 현상을 이겨내고자
아이들이 돌리며 노는 장난감의 회전력을 활용해 지하수를 끌어올린 펌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펌프를 본 전 세계의 리더들이 200억이 넘는 돈을 투자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국 대통령인 부시와 그 전 대통령인 클린턴이 있을 정도이니
더이상의 말을 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이 엄청난 재정지원으로 아프리카 전역에 1000만명을 위한 4000기를 설치하기로 계획을 하고 추진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은 엄청난 대 실패 사례로 기록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 계획에서 가장 주체가 되어야 하는 아이들이 이 펌프를 즐거워하지 않아서
놀이가 아닌 노동으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물탱크에 물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돌리려면 아이들이 하루종일 돌려야 하는 양이고
그것이 일반적으로 돌려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노는 것보다 센 힘으로 돌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제가 이야기한 스마트교육 수업이 여기에 해당이 됩니다.
아이패드를 갖고 수업을 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분명히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나름대로 검증을 하면서 추진을 했어야 했는데
프로토타입을 보면서 정돈해가지 않고 무조건 달려버렸기 때문에
제가 했던 가장 창의적인 수업들이 도리어 제 목을 조여버리는 원인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