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대 BK -프롤로그] 2014 BK가 2018 BK에게 묻다
1. 2013년 - 빛과 암흑의 사이에서
나는 참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방식으로 단 13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수 많은 사람들은 내가 꿈꾸는 교실을 실현해 간다고 부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아이들은 배우는 것이 없다며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갔다.
게다가 내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그렇게 멀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주변의 다른 선생님들에게 내 수업의 좋은 점을 설파하고 다녀야 하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수업은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좋은 수업이 될 것입니다.
이 한마디의 무게는 정말 내가 들기에 무거웠다.
나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한발 한발 내딛었던 것일까?
그 질문을 수없이 되내였지만 밖으로 그 질문을 꺼낼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속된말로 쪽팔렸기 때문이다.
나는 새로운 도구로 새로운 수업을 하는 프론티어교사가 되고 싶었고
다른 무엇보다도 수업으로 인정을 받고 싶은 교사였다.
그래서 내 고민이 내 교실에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내 치부를 드러내는 것과 같았다.
결국 나 혼자서 나를 1년동안 암흑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2013년이 지나갔다.
2013년에서 2014년으로 넘어갈 무렵
내가 가장 무서웠던 말은 '김백균은 자기일이 바빠서 학급에 소홀히 하는 교사이다.' 였다.
그 말을 더는 듣지 않고자 나는 그 말이 들릴때마다 그 말의 방향에
"내가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요?"라고 되물어보았다.
하지만 그 방향에서 되돌아 오는 말은 결국 없었다.
2. 2014년의 BK가 묻다.
교실은 개방되 있어 보이지만 각자의 독립된 공간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우리는 옆반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내 질문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여기저기 퍼질 뿐 의미있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질문이 되지 못했다.
나는 외로웠고, 어디엔가 물어볼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고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내가 새로운 수업을 한다고 홍보를 하기 위해 썼던 블로그에
솔직한 내 교실을 담기 시작했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 묻고 싶었다.
내 수업이 정말 좋은 수업인지 나쁜 수업인데 포장된 것인지를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나를 격려해주셨고 응원해주셨다.
그리고 내 수업에 공감을 해 주셨다.
그 결과 나는 BK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교직의 2막을 써내려갈 수 있었다.
다. 2018년의 BK가 답하다.
543444546'56525'
2018년의 내 교실의 숫자는 5이다.
2014년 블로그에 내 교실을 담을 때도 숫자는 5였고
2016년 내 수업이 조금씩 철학이라는 것을 갖기 시작할 때도 숫자는 5였다.
그래서 가장 자신있는 숫자도 5이고, 수업의 흐름이 보이는 숫자도 5이다.
그렇지만 이것 때문에 현재의 BK에게 최대의 라이벌은 과거의 BK라고 생각했다.
내가 새롭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언제 어디선가 블로그에 기록된 아이디어이고
조금씩 같은 말을 반복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완성되어가기 때문이다.'라는 자기 위안으로 정체되어 가는 나를 애써 외면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뛰어넘기 위해 과거의 나를 지우고 새로운 나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지금의 내 수업은 어디쯤 있을까?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2016년 내 물음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6년의 나는 2018년의 나와 같지만 다른 사람이다.
현재의 내가 멘토로서 과거의 나에게 하고싶은 말을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그래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내 과거와 현재를 반추해 본다면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는 서로 라이벌이 아닌 서로의 성장을 돕는 수업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내가 함께 떠나는 수업여행은 정말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2019년도의 BK는 어디쯤 있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