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식 vs 참여형 part1] '강의식-참여형' 뭣이 중헌디?
#0. 들어가며
흔히 21세기 학습자 역량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강의식 수업을 버려여 한다고 합니다.
기존의 강의식 교육은 학생 중심의 교육이 아니고 학생 참여형 수업이
진정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이고, 역량을 발전시키는 교육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일반적인 선생님들도 기본 생각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공개수업을 예로 들면 평소에 강의식으로 수업을 하던 선생님들도
그날만큼은 학생들이 무언가 활동을 하도록 구안합니다.
공개수업은 교사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다른 외부인들에게 보이는 것이므로
공개수업에서 참여형 수업이 주로 보인다는것은
강의식 수업보다 참여형 수업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박남기 교수님께서 쓰신 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러니하게도 교실에서 일어나는 배움을 전달하는 연수의 형태는 대부분 강의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강의식 수업과 학생참여형 수업 중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요?
어떤 수업의 형태가 학생들의 성장에 더 도움이 될까요?
#1. 강의식 교육과 참여형 교육, 그리고 학생중심교육
흔히 학생중심교육이라고 함은 학생이 참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중심교육은 말 그대로 학생을 가장 중심에 놓고 임하는 교육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학생의 성장과 배움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 학생중심교육입니다.
그러므로 학생중심교육이란 교육의 '목표'이지 방법이나 수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을 배움의 중심으로 놓기만 한다면 그 방식이 어떤 방식이던 학생중심교육이 됩니다.
다시말해서 학생중심교육=참여형 교육이고, 그 반대말은 강의식교육이다. 라는 말은 거짓입니다.
학생중심교육의 반대말은 제 3의 목적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무언가를 홍보하기 위한 수업 사례를 만들기 위한 모둠 활동 수업은
학생 참여형 수업이지만 학생중심교육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가장 열심히 수업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1년이 제게는 가장 아픈 1년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무언가 열심히 했지만 결국 배운것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대로 세바시 또는 어쩌다어른 같은 토크콘서트를 예로 들어보자면
분명히 강의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청중에게 감동을 줌으로써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감동과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강의형 수업은 분명히 학생중심의 교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강의식 또는 참여형 수업은 목적이 아닌 수단과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수단, 방법 등의 도구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갖지 못합니다.
칼이 그자체로 가치를 갖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쓰는 사람의 목적이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함이면 식칼이 되는 것이고
전쟁에서 쓰고자 함은 사람을 죽이는 도구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강의식 수업과 참여형 수업중 더 가치있는 것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쓰임이 더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2회의 연재를 통해 강의식 수업과 참여형 수업은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학생의 배움과 잘 어울리는지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2. 나는 언제 강의를 하는가?
저는 수업블로그를 몇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수업블로그에 수업일기를 쓸 때는 보통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형태의 수업을 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글이 800개가 넘게 쌓인 것을 보면 나름 뿌듯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과목별로 글의 수가 매우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우리반 과학 수업은 3년간 과학전담 선생님이 했기 때문이라는 핑계라도 될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교과서에 있는 실험을 주로 하기 때문에 굳이 그것을 블로그에 올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수학은 122개의 글을 썼지만 사회는 수학의 1/3밖에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과목의 편중이 큰 이유는 수학과목은 제가 말을 거의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맡기는 반면,
사회같은 경우는 제가 상대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제 수업을 들여다보면 제 주관적인 시선으로 강의형태의 수업과 참여형태의 수업의 비율을
다음 정도로 정리 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2학기 역사과목에 들어가면서 역사적 사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거나
간접 경험을 통해 그 시대의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보도록 하기 위해서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짜보려고 부던히 노력했지만
2달여가 지난 지금 저는 어떻게든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큐레이팅해주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3. 강의식 수업과 참여형 수업 비교하기
강의식 수업과 학생 참여형 수업은 정확히 반대의 지점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강의식 수업의 장점은 곧 참여형 수업의 단점과 연결되고
강의식 수업의 단점은 곧 참여형 수업의 장점과 연결됩니다.
강의식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에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효율성을 검색해 보면 그 말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소한의 투입으로 기대하는 산출을 얻는 것'
1+1 = 2이다.
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는 아무것도 필요없이 2초의 시간만 있으면 됩니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면 주사와 약을 처방받게 됩니다.
왠만한 병은 주사맞고 약먹으면 다음날 바로 낫게 되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에 가게 되는 것이겠죠.
강의식 수업의 가장 큰 단점은 학습자가 어떤 반응을 내 보이던 교사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그림 하나가 있지요.
위의 예는 개가 무엇을 배웠던 안배웠던 주인은 잘 가르쳤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서 강의를 잘했다고 해서 개가 잘 배웠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다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학생 참여형 수업은 '이해했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1+1=2 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것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경험 또는 지식과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1+2=3이라는 지식을 사람 3명처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전달해 주는 지식을 그대로 받아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그것을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강의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전달해주는 일방적인 과정이므로
학생들이 재해석을 할 기회가 적을 뿐 아니라, 그것을 재해석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많지 않습니다.
이때 학생들이 직접 이 지식을 갖고 직접 참여해 보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그 지식을 재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구안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준비와 여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하고 나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교사가 생각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은
학생 참여형 수업을 교사가 잘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강의식 수업과 학생 참여형 수업은 어느 한쪽만 택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상황과 여건에 맞게 시기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언제가 그 상황과 여건이라는 말일까요?
#4. 다음 시간에는
1) 강의식 수업과 참여형 수업은 언제 진행하는 것이 좋을까요?
2) 단위 수업 중 강의와 참여형 수업의 비율은 어느정도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3) 학생 참여형 수업과 강의식 수업의 장점만 따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등등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