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잘못을 싫어한다
전편과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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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하는 싫은 소리는 상대방이 잘 받아들이지 못할까)
#5.
상대방이 내가 허용 할 수 있는 선 이상으로 넘어오려고 해도 C선생님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받아줄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그 참는 것이 너무 오래되면서 마치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가 되는양
내 헌신을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지면서 C선생님은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방이 기분나빠할 것 같아서
C선생님은 상대방에게 돌려서 좋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상대방이 방귀뀐 X가 성낸다고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해야 할 상대방이
오히려 기분나쁘다고 화를 내는 상황은 C선생님이 더욱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말하기 전보다 더욱 안좋아진 상황에서
C선생님은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6. 왜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의 귀에 들리지 않을까?
내가 하는 싫은 소리를 상대방이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가 문제가 있거나 상대방이 문제가 있거나 또는 상황이 변화하였기 때문입니다.
1) 상대방의 문제 - 상대방의 자존감이 낮아서 자존심이 세졌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비슷한 말 처럼 보이지만 반대의 개념입니다.
자존감은 '나는 좋은 사람이다.'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라면
자존심은 '나는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라는 강박을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존심을 오히려 크게 세우지 않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의 말이 아무리 작은 공격이라도
공격이라고 느낀다면 그것에 크게 반응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대화를 할 경우는 내가 아무리 돌려서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말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2) 나의 문제 - 내가 자존감이 낮아서 자존심이 세졌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내가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면 그것에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정의 기복이 큰 편입니다.
그리고 자존심을 드러내며 대화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대화를 한다고 느끼기 보다 공격을 받는다고 느끼게 되기 쉽습니다.
나는 조용히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만 온몸에서 표정과 함께 드러나는 비언어적 표현들로 인해 상대방이 쉽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이 두 상황이 아닌데도 대화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상황이 변하였기 때문입니다.
#7. 왜 상대방은 내 싫은 소리를 싫어할까
지난 시간에 파울라인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상대방이 내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상대방은 내 행동이 나에게 파울로 인식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서로 맞춰가는 과정은 처음의 탐색전으로 대부분 끝냅니다.
탐색전이 끝나면 두 사람의 관계는 대부분 그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오래된 사람들이 잘 싸우지 않는 것은 상대방이 생각하는 선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선을 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로 잘 맞춰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서 또는 C선생님 착하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맞춰주다 보니
상대방은 '이정도는 파울이 아니니까 괜찮아.'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 경우 상대방의 행동은 '아무 생각이 없이' 내가 생각하는 선을 넘게 됩니다.
그래서 참다못한 C선생님이 내 기분나쁨을 이야기 했을 때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듣게 됨으로써 상대방은 당황하며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이 나쁜 상황으로 접어들면 오히려 상대방은
'그동안 내게 했던 호의가 거짓이었나?'라는 생각으로 반발심이 커지게 됩니다.
#8. 내 말이 상대방에게 잘 들리게 하려면
1) 합의를 통한 선긋기
'3월에 선생님이 일부러 세게 나가야 한다.'라는 선배선생님들의 격언은
선긋기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려줍니다.
처음부터 선을 명확하게 그어주고 그 선에 대한 타협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그 선에 적응하게 되고,
조금씩 그 선을 넘지 않으면서 교실 생활을 적응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학생들의 동의를 얻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 되면 정말 좋지만 잘못되면 더 큰 문제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동의를 전제로 한 합의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기준을 바탕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립해 간다면
적어도 그 선을 넘었음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반감은 덜할 것입니다.
2) 나는 너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잘못을 싫어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중 하나는
어떤 사람이 나에게 잘못했다고 따진다면
그것이 '나'에게 따진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는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잘못'에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똑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이 내가 정한 선을 넘었음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상대방이 싫은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선을 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싫음을 이야기 할 때는 이것을 구분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시작이고
상대방에게 그점을 명확하게 인지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 대한 공격이 되지만
그것을 이해하게 되면 내 말을 듣고 상대방의 행동과 내 행동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할 수 있게 되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9. 착한 C선생님에게
착한 C선생님이 갖고 있는 고민은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입니다. 그런데 그 말의 기저는 오히려 '상대방의 싫어함으로 인해 내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가 깔려있습니다.
내가 상처받기 싫어서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은
착한 사람보다는 '용기없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억지로 만들어내는 용기로 인해 내 본심이 아닌 다른 행동과 말을 하게 되고
그 결과 만들어지는 오해로 인해 더욱 상처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 생각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하는 것은
용기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 생각을 가감없이 담담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미움받을 용기입니다.
용기있는 C선생님의 행복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