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교사로서 #04 같이 읽자, 교육법
아주 이전에 주변 학교에서 민폐를 끼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교사를 떠나서, 직장인이라고 생각했을 때에도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들을 해서 주변을 힘들게 하는 분이었는데, 그럼 왜 그 사람에 대해서 주변에서 제재를 가하지 않느냐는 나의 질문에 돌아온 답은 그 사람이 자신에게 필요한 법을 빠삭하게 알고 있어서 그 선 안에서 행동하면서 자신을 귀찮게 혹은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또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것이었다.
참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지만, 법을 알고 있음으로써 그 헛점을 잘 이용하는 나쁜 사람이었달까. 안 좋은 사례였지만, 난 계속 해서 들려왔던 그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서 어찌됐든 법을 알아야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이와는 반대 사례로 페이스북에서 이 책의 저자인 정성식 선생님의 타임라인을 보면서 교사를 그리고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정당하게 지키기 위해서 법을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느끼게끔 해주는 여러 글들을 보게 됐다. 그러면서 "와, 이 분 정말 대단하시구나"라고 짧은 감탄만 하고, 직접 법을 알아보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서 그 때 시작하지 못 한 법을 알아가기 위한 첫 걸음을 뗄 수 있었다.
법을 다루고 있는 만큼 책도 나름 부피감이 있다. 교사들이 쓴 책 중에서 놀이 활동 등을 소개하느라 사진이 많이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볼륨감이 큰 책이랄까. 그만큼 단계별로 법에 대한 이해,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법에 대한 여러 사례와 안내 등이 자세히 되어있다. 경험과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지만, 역시 법이란 쉽진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마냥 술술 읽히진 않았다. 그럼에도 한 켠에 간직하고 있으면 든든한 느낌의 책이랄까. 각 장 마다 필요한 부분은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QR코드로 안내되어 있는 점이나 법을 좀 더 자세히 찾아볼 때 필요한 서비스를 안내해주는 것 들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 하다.
우리 모두가 교육법전을 가지고 그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순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우리에게 필요한 법을 알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