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진행중
독서, 도전, 성장, 자존감, 행복
제 삶에 중요한 키워드이자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기르고 싶은지에 대한 제 교육철학이기도 합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매일 의도적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도전해 볼 사람?”, “도전해볼까?”, “도전하는 일은 멋진 일이야.”
도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성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전하고 실패도 해봐야 하고, 기다려도 봐야 하고, 성취하는 뿌듯함도 느껴봐야 합니다. 도전하겠다는 선택과 그 과정, 어려움을 견디는 일상 없이는 성장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도전은 성장의 전제조건 입니다. 성장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내야만 얻을 수 있는 값진 결과인 셈이죠.
‘도전’은 다양한 가치를 실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가치입니다.
친구를 배려하는 말과 행동을 ‘도전’해볼까?
한결같음을 갖기 위해 오늘도 ‘도전’해볼까?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걸어가는 일을 ‘도전’해볼까?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게 만드는 적극적이고 의지적인 낱말이 도전입니다. 도전은 결심과 실천을 아우르는 거짓 없는 낱말이기도 합니다.
1학년 아이들과 현재 진행 중인 그리고 곧 시작할 도전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1. 가정생활습관 형성 도전: 주인으로 살기 체크표 실천하고 기록하기 *파일 첨부
학교를 벗어나 집에서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는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개인 생활 체크표를 만들어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른들로 말하면 매일 To do list를 만들고 실천한 후, 체크하는 표입니다. 체크표의 내용은 신나는 학교생활(입학초기적응활동교재)과 연계하여 옷 제자리에 두기, 가방 제자리 놓기, 스스로 씻기 등의 아주 기본적인 일부터 시작하여 방 정리, 개인 도전과제 정하고 실천하기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습니다.
일주일간 가정에서 실천하고 온 결과표를 살펴보니 아주 빼곡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정한 도전과제가 궁금했는데요. 신발 정리하기, 식사준비 돕기, 엄마 밥 차려주기, 동생 목욕시켜주기, 동생과 함께 놀기, 학습지 풀기, 성경책 읽기 등 다양했습니다.
“재밌었어요.”, “뿌듯해요.”, “엄마가 칭찬해주셨어요.”라는 아이들의 소감을 듣고 도전하는 기쁨, 성장의 기쁨을 조금이나마 느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한 주 더 도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도전 진행중입니다.
2. 학급 공동 도전 목표 만들기
시도 때도 없이 수업 중에 화장실에 가는 아이들을 보며 어느 순간 화가 났습니다.
‘왜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말을 해주는데도 꼭 수업시간에 나가는 걸까? 친구가 나가면 왜 따라서 나가는 거지?’ 1학년 아이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겠지 생각하고, 매일 매시간 말하는데.. 노력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도전’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잔소리대신 도전! 규칙을 지키라는 말대신 도전하자는 말!
아이들에게 도전해보자고 얘기했습니다. 수업 중 화장실에 조금 덜 가는 일을 도전해보면 어떻겠냐고 말하자 그렇게 해보자고 여기저기서 동의합니다. 그래서 하루 동안 수업 중에는 5명 이하로 화장실을 가는 것을 도전목표로 세웠습니다. 바로 내일부터 실천합니다. 도전목표를 이루면 학급놀이를 한 개 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성공하는데 며칠이 걸릴까요? 궁금합니다.
두 번째 학급 공동 도전 목표는 저의 또 다른 고민 중 하나였는데, 한 아이가 대신 말해줘서 참 고마웠습니다.
“선생님, 급식 도전해요. 밥은 다 먹고 반찬은 4개 중에 2개 깨끗이 먹어봐요.”
“우와, 선생님도 방금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지? 정말 좋은 생각이다. 그런데 나머지 반찬 2개는 어떻게 하지? 한 번도 안 먹고는 버릴 수는 없어.”
“그럼 나머지 반찬도 절반은 먹어요.”
“좋아! 그리고 너무 많이 주시면 덜어주세요. 조금만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도 도전해볼까?”
“네!”
그날 아이들이 먹는 양은 철저한 검사를 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잘 먹었다는 뜻입니다.^^) 저와 아이들 사이에 오가는 말 수는 확연히 줄었습니다.
“(00이 눈과 들고 오는 식판을 바라보며) 도전 목표!(미소 씨익)”
“(00이를 보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선생님한테 왜 벌써 왔을까? 도전!(주먹 불끈쥐며)”
아이들과 합의한 목표는 잔소리나 간섭이 아닌 말 그대로 ‘우리의 공동 목표’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규칙이라는 말은 어떻게 들릴까요? 하기 싫은데 억지로, 어쩔 수 없이, 이미 정해진 것이니까 라는 생각을 하며 지킬 때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구요. 편한 것, 쉬운 것을 좋아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지요. 규칙이라는 말을 들으면 때로는 강제적인, 부정적인, 무기력함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같은 의미이지만 목표라는 말은 정반대입니다. 약속했으니 해봐야지, 한번 해볼까?라는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어울리는 말입니다.
3. 개인 도전 목표 만들기
4월이 되면 아이들에게 학급 공동 도전 목표 이외에 개인 도전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실천하도록 하는 활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 목표 권수만큼 읽기, 종이접기 몇 개 하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노력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부모님의 도움과 격려 속에 꾸준히 도전하게 할 생각입니다.
도전하면 성장한다. 성장하고 나면 또다시 도전한다.
도전과 성취, 성장의 선순환 속에서 아이들은 긍정적인 자존감을 갖게 될 거라 믿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지금 이렇게 도전 진행 중입니다.
아이들 앞에 도전하는 선생님이 되려면 저도 급식을 다 먹어야 하고, 어(사실)기(기분)바(바람)로 감정표현을 해야 하고, 수업준비도 철저히 하고, 책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선생님, 선생님도 속상하고 화가 나면 어기바 하면 되잖아요.”
한 아이의 말에 “알겠어. 노력해볼게.” 라고 답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도 도전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