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동안 꾸준히 실천한 것
1년 동안 꾸준히 실천한 활동 중에서 효과가 좋았던 활동들만 정리했습니다.
미덕카드 뽑아 미덕쓰기
버츄프로젝트 연수를 듣고 올해 5월부터 꾸준히 실천한 활동입니다. 버츄는 52개의 미덕을 말합니다. 가치적인 용어와 의미를 일상생활 속에서 듣고 말하고 생각하도록 매일 아침 미덕 카드를 한 장씩 뽑아 자신의 수첩에 두 문장씩 필사했습니다. 한 두달 만에 2학년 아이들이 52개 미덕의 이름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모든 미덕의 의미를 파악했습니다.
우리의 원칙
교회에서 말씀을 듣기 전에 항상 같은 말씀 한 구절은 함께 읽고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그냥 습관적으로 따라 읽었는데 어느 순간 그 말씀이 깨달아지고 자꾸 생각났습니다. 이것을 학급에 적용해봤습니다. 학교폭력예방교육,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존중’에 관한 우리의 원칙을 제가 짜깁기해서 만들었어요. 매일 아침,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우리의 원칙을 암송합니다. 그리고 늘 같은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존중은 저절로 생기지 않아요. 오늘도 존중을 실천합시다. 존중을 기르기 위해 연습하고 노력합시다.” 아이들은 제가 하는 말을 다 외웠습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에 능력이 있다고 매일 아침 강조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세뇌’시키는 작전입니다.
5분 청소
학기 초에는 아주 빡센 정리정돈을 시켰습니다. 2학년인데 당연히 못하죠. 제가 확인하고 이야기하는 게 힘들어져서 고민이었습니다.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집이 엉망인데 일주일에 한두 번 날을 정해 깨끗이 청소를 하거든요. 아이들도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매일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서서히 습관을 들이는 게 아이들의 상황과 수준에 맞다고 생각했어요.
매주 월요일 아침, 1교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고 5분 청소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책상 닦기, 책상 서랍에 쓰레기나 불필요한 종이 버리기, 정리, 사물함 정리, 주변 바닥 닦기를 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잔소리 없이 항상 즐겁게 청소했습니다. 청소할 때 음악을 똑같이 정해놓아서 아이들이 어느 순간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청소를 하더라구요.
5분 자리 이동
학급 운영과 관련된 책에서 자리 이동에 관한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은 평균 한 달을 같은 자리(위치)에 앉습니다. 자리를 바꿀 때가 아닌데 간혹 시력이 좋지 않아서, 키가 작아서 중간에 자리를 바꿔달라는 아이들도 있구요.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5분 자리 이동입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 5분 청소가 끝나면 5분 자리 이동을 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1. 전체 모둠이 시계방향으로 돕니다.(모둠의 위치가 바뀜) 2. 모둠 안에서 시계방향으로 돕니다.(짝이 바뀜) 그러면 모둠 역할도 자연스럽게 바뀝니다.(이끔이, 나눔이, 기록이, 지킴이 역할이 1주일에 한 번씩 바뀌게 됩니다.)
학급 밴드 운영 및 기록
단 한 번도 다이어리를 1/3이상 꾸준히 기록해본 적 없는 제가 무턱대로 학급 밴드를 만들고 매일 기록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말씀 드리고 일단 시작하고 나니 지키게 되더라구요. 매일의 알림장, 수업 활동 내용, 아이들의 사진, 부탁드리고 싶은 말, 즐거웠던 일,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점 등을 기록했습니다. 학부모님께서 교원평가에 학급 밴드 운영 이야기만 써주셨답니다.^^;;
집중구호 약속
3월초, 1학년에서 올라온 아이들은 모두 자기 말만 하고 있었습니다. 수업 중에도 저만 교사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책상에 두 발을 올리고 누워 있는 아이들, 칠판 옆으로 갑자기 나와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충격에 빠졌어요. 바르게 앉으라는 말이 통하지 않고, 집중하자는 말이 아이들 말에 묻혀서 안 들릴 정도였어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 선배 선생님으로부터 쪼개고 쪼개라는 말을 듣고 제가 쪼개서 구호를 개발했습니다. 바르게 앉아서 선생님을 보라는 말을 3단계로 쪼갰습니다. 당연한 걸 가르쳐야 하는 게 저학년이더라구요.
1단계; 의자를!(교사) 당겨요!(아이들)/ 2단계: 말을! 멈춰요!/ 3단계: 눈을! 맞춰요!(2학년이니까 구호가 가능했겠죠? 한동안 칠판에 써놓고 계속 보고 반복했습니다.)
친구 발표를 듣지 않고,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 집중 구호도 제가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좋아했습니다. 새로워서 그랬는지 라임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좋아하더라구요.
oo이의 발표를!(교사) 듣자!(아이들)/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
음독(낱말, 문장)
음독은 1정 연수 때 어떤 강사님께 배운 내용입니다. 저학년에서 한글 해득, 국어 학습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하셨어요. 바로 적용했습니다. 음독 방법은 다양합니다. 낱말 음독의 경우, 한 명의 학생이 한 문장에서 한 낱말을 소리 내어 읽으면 그 다음 낱말을 모든 학생이 한 목소리로 소리 내어 읽습니다. 문장과 글이 끝날 때까지 반복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낱말 음독이 한글 미해득자에게 도움이 되고, 전체 학생의 참여를 이끌고, 정확한 낱말 읽기, 내용 파악, 띄어쓰기 학습에 큰 도움이 됨을 느꼈습니다. 저는 1학기에는 주로 낱말 음독을 하고 2학기에는 문장 음독을 했습니다. 문장 음독은 한 문장씩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는 것입니다.
대상을 기준으로 음독의 방법을 구분하면, 학생 전체 음독, 모둠 음독, 짝 음독, 교사와 학생 전체가 번갈아가며 읽는 음독 등이 있습니다. 음독하는 아이들, 엄청 귀엽습니다.^^
한(두) 문장 받아쓰기
올해 초 에듀콜라에 두 문장 받아쓰기에 관한 글을 올렸습니다. 간헐적으로 보는 받아쓰기 시험 대신 매일 한(두) 문장 받아쓰기를 했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생각하지 못한 효과도 느끼게 됐어요. 학습한 내용을 복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국어과 문법 영역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을 매일의 받아쓰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고 연습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문법 영역에서 글자와 소리가 다른 낱말을 2차시 정도에 걸쳐 배우고 넘어가는데 매일 받아쓰기를 하면 문장 속에서 매일매일 문법 학습 내용을 복습하게 되더라구요. 문장 속에서 아이들이 먼저 문법 규칙을 찾아내고, 새로운 것들을 생각해내는 모습을 봤습니다. 문장 부호 사용도 익숙해집니다.
https://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JeongSeona&wr_id=17&page=1
(에듀콜라에 올린 받아쓰기에 관한 글)
1년 동안 애쓰신 선생님들, 방학이 곧 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