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슨생의 교단일기] 마음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고학년 학급경영 꿀팁
고학년(6학년)을 담임하게 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 고학년 학생들은 교사가 내려놓으면 내려놓을수록 학급이 잘 굴러간다는 것입니다.
1. 아무것도 시키지 말자
고학년은 숙제, 1인 1역 등을 최대한 최소화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6학년은 가만히 냅두어도 그들의 감정 하나 제대로 주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시기거든요. 교사의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숙제달성률이 높지 않다고 좌절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2. 많이 개입하지 말자
고학년, 특히 6학년 학생들은 교사가 개입하려 할수록 어긋나는 것 같아요.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아이들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 도움이 필요할 타이밍에 딱 적절한 도움을 주는 센스.
3. 학생들 페이스북 등을 주기적으로 살피자
아이들 페이스북은 정말 모든 사건의 온상지임을 뼈저리게 느낀 4월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아이들의 요새 관심사가 아주 적나라하게 나와 있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으로 중학교 형들이랑 패싸움 계획하려고 했던 것, SNS로 모르는 사람과 연애(?)하고 있던 아이들 다 잡아냈어요. 정말 페이스북을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조기 대처를 하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 애초에 초등학생은 페이스북을 하면 안되는 것으로 되있거늘...눈물...)
4. 이들은 청개구리띠임을 인지하자
우리반 아이들은 마치 25명의 청개구리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무조건 교사 말 반대로만 하는... 그러니 아이들이 말을 잘 들을 거란 기대를 애초에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아이들이 조그만 거라도 하나 잘한 게 있다면 그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친 듯이 칭찬하세요.
6학년 아이들이 말을 잘 듣는다는 건 어쩌다 얻어걸린 고마운 호의(?)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5. 많이 웃자
많이 웃으세요. 특히 반항이 심한 아이들에게 막말해야 할 때에는 웃으면서 막말하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교사에게 마음을 잘 열지 못하고 반항이 심한 아이들에게 이 방법이 진짜 잘 먹힌다는 걸 올해 여러번 깨닳았어요.
"(싱글벙글) ㅇㅇ이 수업에 늦었네? 다음부터는 종치기 전에 교실에 들어오자."
"(방실방실) ㅇㅇ이 욕했네? 저기 가서 바른 말 고운 말 서약서 쓰자."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 지은 사람한테 정말 상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웃는 교사에게는 반항 잘 못합니다.
(다만 웃더라도 그 안엔 호랑이가 들어있단 사실은 주기적으로 인식시켜주어야 함)
6. 리더를 찾아라
남자아이들이든 여자아이들이든 6학년쯤 되면 리더가 있습니다. 그 리더가 누군지 곰곰이 찾아보세요. 똑똑한 아이가 리더일 경우 뒤에서 조종하는 리더일 수도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잘 찾으셔야 해요.
리더를 찾으셨다면 아이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리더 치켜세우기. 그럼 그 리더 샘 편 됩니다. 이렇게 리더를 선생님 편으로 만들면 1년이 편하실 거예요.
7. 에너지를 미친 듯이 발산시켜주자
6학년은 정말 미친 듯이 에너지 발산이 필요한 때예요. 각종 야외활동, 각종 교실놀이 등 또래들과 함께 에너지를 발산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활동들이 있는지 다음 편에서 나누어보도록 할게요.
8. 서희와 소손녕의 담판처럼 아이들과 협상하자
교사의 학급경영에 아이들이 불만을 가지게 되는 시기가 바로 고학년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민주적으로 학급을 경영한다고 해도 아이들은 불만이 있을 수 있어요. 아이들 불만이 쌓이게 되면 잘못했다간 교실에서 교사 혼자 왕따가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한달에 한번 정도 아이들에게 '교사에게 바라는 점'을 받으시고 목록화시켜서 아이들과 협상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처럼 멘탈이 약한 교사라면 투정 섞인 불만을 듣는 데에는 멘탈이 와르르르 무너질 수도 있어요. 선생님도 너희처럼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존재이고 강철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인지시켜주면 아이들도 적절한 수위(?)에서 잘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