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슨생의 교단일기] 나 자신을 아는 것이 학급경영의 시작 - 학생의 감정을 읽어주는 교사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고학년 학급경영 꿀팁으로 인사드리는 장슨생이에요.
저는 늘 저를 소개할 때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3년차 새내기 교사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지요.
저와 같은 저경력 교사분들은 배워야 할 내용이 참 많아서 늘 아둥바둥거리곤 하는 것 같아요.(저만 그런가요?^,^)
그렇다면 선생님은 교직생활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내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학급경영?
수업기술?
행정업무?
학부모 상담?
동료교사와의 관계?
위에 제가 언급한 내용들은 저처럼 경력이 낮은 분들이 라면 늘 고민해야 하는 사항들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요새 교직생활을 하면서 제일 먼저 배워야 하는 내용이 바로 저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라는 사람을 알아나가면 알아나갈수록 학급경영이든, 동료교사와의 관계든 그동안 저를 힘들게했던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 편안해진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오늘은 제가 저라는 사람에 대해 깨달아가며 저의 학급경영에 적용시켜보았던 것들 중 그 첫번째, 감정 읽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어주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가끔 학생 그리고 학부모님과의 갈등이 있곤 했지요. 예를 들어볼게요.
예 1)
박ㅇㅇ: 선생님은 남녀차별!!!!
나: 선생님이 언제 남녀차별을 했어~ 선생님은 차별 같은 거 절대 안해~
예 2)
김ㅇㅇ: 선생님이 무서워요. 다른 애들도 선생님을 무섭다고 생각해요.
나: 선생님이 무섭다고? 너네가 한 건 생각도 안하고.
특히 저는 누군가가 저를 공격한다거나 비난한다는 느낌을 주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제 기분이 몹시 불편했기 때문에 얼른 이 상황을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 먼저 했던 거죠. 나는 차별을 하지 않았으니까, 학생들이 잘못을 해서 내가 혼낸 거니까, 빨리 이 학생들을 잘 설득시켜 이 학생들이 가진 이런 잘못된 생각을 해결해줘야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자신이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학생들의 감정을 읽어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차별 안했다고 하지만 학생은 차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저는 학생이 잘못해서 훈육한 거라고 하지만 학생은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이를 깨닫고나서는 학생과의 대화방식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예1)
박ㅇㅇ: 선생님은 남녀차별!!!!
나: ㅇㅇ이는 선생님이 남녀차별을 한다고 느꼈니? 우리 ㅇㅇ이, 정말 많이 속상했겠다. 선생님은 우리 ㅇㅇ이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우리 ㅇㅇ이가 그런 느낌을 받지 않게 하려고 선생님 나름대로 조심한다고 조심했는데... 그런데도 ㅇㅇ이가 그렇게 느꼈다니, 선생님도 정말 많이 속상하구나.
예2)
김ㅇㅇ: 저는 선생님이 무서워요. 다른 애들도 선생님을 무섭다고 생각해요.
나: 우리 ㅇㅇ이, 선생님한테 혼날 때 정말 무섭고 두려웠겠다. 선생님이 많이 밉기도 했겠다. 선생님은 ㅇㅇ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는 거였는데... ㅇㅇ이를 무섭게 만들 마음은 전혀 없었어. 그런데 ㅇㅇ아, 그거 아니? 선생님은 ㅇㅇ이를 혼내던 그 순간에도 우리 ㅇㅇ이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거 말이야.
학생들은 선생님께 해결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께 사과를 바라는 것도 아니며, 선생님의 행동을 비난하려고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에요. 그저 선생님께서 자신이 느낀 그 감정을 그대로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죠.
그러니 선생님, 학생들이 불평불만을 나타낼 때 그 불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선생님의 행동을 방어하려하기보다는, 선생님의 행동에 대한 해명을 하기보다는, 학생들의 불편한 감정에 공감 먼저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학생과의 대화 후에 선생님의 행동에 변화가 전혀 없다 하더라도 선생님께서 학생들의 불편한 감정을 읽어주셨던 그것만으로도 학생들은 더 이상 불편함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학생들의 감정을 매번 수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20평 교실 속에서 몇십명 되는 아이들을 고군분투하며 상대하다 보면 내가 먼저 속으로 부글부글 끓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발생하곤 하니까요. 참아오던 화가 화산 폭발하듯 빵 터지기도 하고요.
이처럼 모든 상황에 감정 읽기를 적용하기 어렵다면, 선생님과 계속 같은 내용으로 갈등을 반복하는 아이에게만이라도 이 '감정 읽어주기' 방법을 사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효과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선생님의 교실에도 분명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감히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