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1교실 2교사제
1교실 2교사제. 일단 이것을 지금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는 전혀 언급이 없으니, 과거 비슷한 사례를 끄집어 봅니다.
학교폭력, 왕따 문제 등으로 인한 학생의 자살이 반복되자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여럿 나왔죠. 그 중에 하나가 '부담임제' 입니다. 이름만 놓고 본다면 매우 유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등에서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담임제'가 초등에서 어떤 식으로 망했는지 적어 봅니다.
전면 시행 하지는 못했고, 고학년(6학년) 대상으로 담임교사가 희망할 경우 부담임을 두었습니다. 부담임은 보통 초등학교에는 몇명 없는 교과전담교사(이하 교담)들이 맡았습니다.
교담 TO는 학급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데 '교무부장', '연구부장'이 원할 경우 우선적으로 교담을 맡습니다. 왜냐? 담임을 맡기에는 벅찬 업무가 주어지기 때문이죠. 이상하죠, 업무가 많아 담임을 맡지 않았는데 부담임을 맡는다니.
부담임이 수업시간에 단 한번도 마주칠 일이 없거나, 최대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입니다. 부담임은 학생수의 1/2을 맡아 생활지도와 상담을 하도록 했는데, 만날 일이 없는데 이게 가능했을까요?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죠. 여러 지역에서 고학년(6학년 담임)에게는 '가산점'이 있습니다. 성과급에서 가산점를 받고, 지역 이동 점수를 받거나, 승진 가산점을 받거나... 그리고 부수적으로 학교폭력유공교원 선정시 최우선 순위가 됩니다. 교무, 연구를 떠나서 이 모든 것은 대부분의 교사에게 매력적인 것이죠.
애초에 역할 분담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 서로의 영역(?)을 건드리기 어려운 점 등 여러 문제로 부담임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학급에 간식을 사주거나... 학기초에 상담을 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시긴 했습니다.
부담임제 덕에, 요즘 말로 꿀빨았던 분들을 욕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분들이 작정하고 악용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이미 예견되어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고 망한 것이죠.
1교실 2교사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도 나오지 않았는데 날세우지 말라는 분들도 계신데, 전면시행이라는 말을 먼저 던지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게 잘못된 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