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1인1역 또는 청소, 어떻게 하세요?
6학년 담임을 오래, 7년 동안 하면서 나름의 1인 1역 - 청소 활동 - 봉사 활동에 대한 나름의 운영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이하 1인 1역으로 통일) 전체 학생 수를 절반(12명~13명 정도)으로 나누고, 또 각자 역할을 나누어 갖는다. 보통 한 달 주기로 역할을 바꾸었다.
설령 조금 내 마음에 들게 완벽한 역할 수행이 되지 않더라도 약속된 시간에 맡은 활동을 스스로 한다는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 시간도 아이들 스스로 정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교실 쓸기를 맡은 아이가 3명이라면 그 3명이 언제 교실 쓸기를 할 것인지 정한다. 2교시 마치고 할 수도 있고, 점심시간에 하거나 하교 시간에 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맡은 구역이 깨끗하게 정리되도록 알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나태함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때는 내가 조금 더 꼼꼼한 지적질(?)로 적당히 기름 치고 나사를 조인다.
망했다.
올해도 비슷하게 3~5월 동안 운영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됐다. 아이들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아이들의 수준에 맞지 않았다. 6월부터는 새로운 방법으로 바꿔보았다. 이름도 새로 지었다.
지킴이 활동, 아름다운 우리 반을 지킨다 뭐 그런 뜻 ^^
1. 3개 역할, 6인 1조로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며 1인 1역 활동을 한다.
함께 시작해서 함께 마친다. 협력이 기본이다. 1개의 역할을 2명이 함께 맡는다. 숫자가 적으니 무임승차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 그리고 교사 아이들에게 여기 청소는 어떻게 하고, 정리는 어떻게 하는지 더 자세히 알려줄 수 있다.
2. 지킴이 명찰을 만들었다. 명찰이 핵심이다.
지킴이 명찰도 만들었다. 명찰은 정말 만들기를 잘했다.
첫째, 교사 입장에서... 명찰을 달고 있으면 누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식별하기가 쉽다. 오늘 지킴이 활동 잘하고 있니? 물어보기도 편하고, 잘하고 있구나! 잘해줘서 고마워!라며 격려하기도 좋다.
둘째, 아이들이 이 명찰을 좋아한다. 급식실 갈 때는 놓고 괜찮다고 했는데, 명찰이 마음에 든단다. 생각 이상으로 명찰을 마음에 들어 하는 모습에 뿌듯함이 느껴질 정도. 명찰 때문에 지킴이 활동 차례를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다.
셋째, 명찰에는 to do 리스트가 있다. 아이들이 활동할 때, 구체적인 안내가 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조금 유동적이지만 이전과 달리, 시간별로 해야 할 일들을 정해놓았다.
3. 스스로 붙이는 칭찬 스티커
원래 학급에서 칭찬 스티커를 활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의 발달 단계상...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받는 스티커 한 장이 그렇게 좋은가 보다. 함께 지킴이 활동을 한 친구들에게 오늘 언제, 어떤 일을 했는지를 하교 전에 이야기하고 스스로 스티커를 붙인다.
완벽은 없지.
6월에 지킴이 활동을 시작할 때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3~5월 동안 모두 1인 1역 활동을 해보았는데, 친구들이 맡은 일을 잘한 것 같은지, 스스로는 잘했는지. 나도 역시 아이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못했고, 안내가 부족했음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바꾸었다. 현재는 만족스럽다. 지금껏 별의별 방법을 해봤는데, 매우 마음에 든다. 하지만 곧 허점이 보일 것을 나는 안다. 그러면 어때? 또 고치면 된다. 학급살이가 원래 그런 거 아니야?(쿨한 척)
* 지킴이 명찰에 사용한 글꼴은 [스웨거체] 입니다.
* 지킴이 활동 기록표에 사용한 글꼴은 [오버워치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