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교실1-1화]우리들: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 고르기
영화로운 교실 1화 <우리들>
-아이들의 마음 들여다보기-
학기 초 담임선생님들은 반 아이들의 특성을 확인하느라 분주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교우관계를 파악함으로써 학급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요소를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남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은 비교적 잘 드러나는 편이지만, 여학생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뜻 바라볼 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들은 치열하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 선생님들께서 이 갈등을 파악하기란 더욱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자 결심했습니다.
영화로운 교실 첫 번째 영화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1.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 고르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영화 속 인물 중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는 인물이 있니?”
영화 속 인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누구인지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아이들은 영화 속에서 차지는 비중과 상관없이 애착을 느끼는 인물을 고르느라 고민합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고른 그 인물에 자기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우리 주변에 영화 속 인물과 비슷한 사람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크게 선, 지아, 보라, 선 엄마, 윤(선의 동생)에게 애착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먼저 ‘선’을 선택한 아이들의 의견을 살펴보겠습니다.
대체로 선과 같은 경험을 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인상적인 이유 중 하나는 선으로부터 강한 힘을 발견하였다고 한 점입니다. 모욕적인 상황을 참기만 했던 선은 이야기 후반부에 자신이 억눌러왔던 감정을 터뜨립니다. 또한,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서 지아가 선을 밟지 않았다고 친구들에게 말함으로써 지아와 화해 가능성의 여지를 남깁니다.
다음은 ‘지아’를 선택한 아이들의 의견입니다. 놀랍게도 지아의 상황과 처지를 고려하여 공감했던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선과 지아 중 피해자는 누구니?”
“둘 다 피해자인 것 같아요.”
“그렇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중 누가 더 약자에 속할까?”
“음... 아마도 지아일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했니?”
“지아는 엄마가 없잖아요. 마음 둘 곳이 없을 것 같아요.”
‘보라’를 선택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늘 1등만 하던 보라는 전학을 온 지아에게 그 자리를 빼앗깁니다. 그게 너무 속상한 나머지 학원에서 몰래 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선은 자기를 왕따시키는 보라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고, 자신이 지아에게 느꼈던 서운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 버립니다. 보라가 지아를 멀리하기 시작한 첫 번째 계기입니다.
‘선 엄마’를 고른 친구들도 있었는데, 아이들은 대체로 영화에 등장하는 선 엄마는 좋은 어른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어떻게든 선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기 때문입니다.
‘윤(선 동생)’을 고른 아이들은 마지막 대사에서 마음을 빼앗긴 모양입니다.
“그럼 언제 놀아?”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어제 싸운 그 친구와 다시 노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른들의 관점에서는 이해가 잘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입니다. 학기 초 ‘담임선생님께만 들려드리는 ooo의 이야기’에서도 많은 정보들이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인물에게 애정을 느끼는지 말해봄으로써 ‘ooo의 이야기’에 미처 담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화에 계속-